금속사업장 잔업・특근 줄여 ‘일단 견디자’
비정규직 우선 직격탄, 사무직도 '조만간'
“공장은 지금 살벌합니다. 정규직은 노조 덕에 휴업이라도 할 수 있지만, 비정규직은 바람 불면 떨어지는 낙엽입니다.”
지난달 29일 안산역 앞 인력시장에서 만난 강 모(48・안산시 선부동)씨는 요즘 공장 풍경을 이렇게 전했다. 그는 1년전부터 인천 소재 차부품 업체인 K사를 임시직으로 다니다 2주전에 나왔다. 회사 총무과 대리로부터 “담 주부터 나오지 말라”는 한마디만 들었을 뿐, 계약해지 안내조차 없었다. 그는 이미 4개월전 작업물량이 절반으로 줄자 이런 상황을 예감했다고 한다. 강씨는 “정규직들도 조만간 나랑 비슷한 처지가 될 것”이라며 “인력시장에 나온 지 4일째지만 일은 한번도 못했다”고 했다.
금융위기 이후 건설・금융・화학 업계가 구조조정 한파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금속부문 제조업체들도 잔업시간을 줄이거나 휴무로 불경기를 견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경영난은 특히 비정규직과 임시직에 집중돼 대책마련이 시급했다.
금속노조는 최근 ‘구조조정 대응팀’을 가동해 4일부터 28일까지 15개 지부 93개 사업장의 구조조정 현황을 파악했다.
각 지회조합원들이 보고한 현장상황은 심각했다. 보고결과를 종합하면 사업장 고용한파는 △전국적인 현상이었고 △자동차 사내하청이나 비정규직의 감원이 두드러졌으며 △조업단축이나 잔업・특근을 줄여 대응하는 수준이었다.
비정규직은 구조조정의 직격탄을 맞고 있었다. 대구의 한국델파이 조향공장에선 임시직 101명을 83명으로 줄였고, 12월엔 10명 미만으로 운영할 예정이었다. 제동공장도 임시직 103명에서 현재 50명으로 줄였지만, 추가 감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차부품업체인 캄코도 잔업을 80% 이상 줄였다. 비정규직이 하던 박스포장작업은 전환배치된 정규직이 맡을 예정이다.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에선 “잔업을 줄이거나 12월부터 생산계획이 없는 일부 사업장에서 사무직부터 구조조정을 시작할 조짐”이라며 “자동차부품업체은 생산물량 감소에 대해 휴무나 잔업축소로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
사내사청들도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 한라사내하청지회는 물량의 3분의1이 줄어 3일 일하고 3일 쉬고 있다. 임금은 70%만 받는 중이다. 현대오토넷사내하청도 인수합병으로 인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전기전자분야도 혹독한 경기난을 겪고 있다. 서울남부지역지회 일부 사업장에선 수주 중단으로 임금체불을 겪고 있거나 불법체류 외국인노동자 모두를 내보냈다. 서울동부지역의 자동차부품업체는 산업연수생으로 받아들인 외국인노동자 전체를 돌려보냈다.
구조조정을 본격화한 업체도 적지 않다. 인천지역 영창악기는 희망퇴직 등의 방법으로 50%의 구조조정을 진행했고, 청호전자통신・창성・캐스코드 오 물량을 50%로 줄였다.
철강사업장도 불안한 상황이다. 현대제철지회는 회사에서 감산에 따른 조업단축 요구를 받았고, 하이스코도 생산물량 감소로 감산을 진행중이다. 진흥철강은 2개라인중 1개만 가동중이고. 비엠금속도 물량이 없어 잔업을 않고 있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240여개 사업장 가운데 절반 정도가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며 “구조조정 현황을 계속 파악하면서 빠른 시일 내에 대응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경흠 기자 khkang@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비정규직 우선 직격탄, 사무직도 '조만간'
“공장은 지금 살벌합니다. 정규직은 노조 덕에 휴업이라도 할 수 있지만, 비정규직은 바람 불면 떨어지는 낙엽입니다.”
지난달 29일 안산역 앞 인력시장에서 만난 강 모(48・안산시 선부동)씨는 요즘 공장 풍경을 이렇게 전했다. 그는 1년전부터 인천 소재 차부품 업체인 K사를 임시직으로 다니다 2주전에 나왔다. 회사 총무과 대리로부터 “담 주부터 나오지 말라”는 한마디만 들었을 뿐, 계약해지 안내조차 없었다. 그는 이미 4개월전 작업물량이 절반으로 줄자 이런 상황을 예감했다고 한다. 강씨는 “정규직들도 조만간 나랑 비슷한 처지가 될 것”이라며 “인력시장에 나온 지 4일째지만 일은 한번도 못했다”고 했다.
금융위기 이후 건설・금융・화학 업계가 구조조정 한파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금속부문 제조업체들도 잔업시간을 줄이거나 휴무로 불경기를 견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경영난은 특히 비정규직과 임시직에 집중돼 대책마련이 시급했다.
금속노조는 최근 ‘구조조정 대응팀’을 가동해 4일부터 28일까지 15개 지부 93개 사업장의 구조조정 현황을 파악했다.
각 지회조합원들이 보고한 현장상황은 심각했다. 보고결과를 종합하면 사업장 고용한파는 △전국적인 현상이었고 △자동차 사내하청이나 비정규직의 감원이 두드러졌으며 △조업단축이나 잔업・특근을 줄여 대응하는 수준이었다.
비정규직은 구조조정의 직격탄을 맞고 있었다. 대구의 한국델파이 조향공장에선 임시직 101명을 83명으로 줄였고, 12월엔 10명 미만으로 운영할 예정이었다. 제동공장도 임시직 103명에서 현재 50명으로 줄였지만, 추가 감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차부품업체인 캄코도 잔업을 80% 이상 줄였다. 비정규직이 하던 박스포장작업은 전환배치된 정규직이 맡을 예정이다.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에선 “잔업을 줄이거나 12월부터 생산계획이 없는 일부 사업장에서 사무직부터 구조조정을 시작할 조짐”이라며 “자동차부품업체은 생산물량 감소에 대해 휴무나 잔업축소로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
사내사청들도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 한라사내하청지회는 물량의 3분의1이 줄어 3일 일하고 3일 쉬고 있다. 임금은 70%만 받는 중이다. 현대오토넷사내하청도 인수합병으로 인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전기전자분야도 혹독한 경기난을 겪고 있다. 서울남부지역지회 일부 사업장에선 수주 중단으로 임금체불을 겪고 있거나 불법체류 외국인노동자 모두를 내보냈다. 서울동부지역의 자동차부품업체는 산업연수생으로 받아들인 외국인노동자 전체를 돌려보냈다.
구조조정을 본격화한 업체도 적지 않다. 인천지역 영창악기는 희망퇴직 등의 방법으로 50%의 구조조정을 진행했고, 청호전자통신・창성・캐스코드 오 물량을 50%로 줄였다.
철강사업장도 불안한 상황이다. 현대제철지회는 회사에서 감산에 따른 조업단축 요구를 받았고, 하이스코도 생산물량 감소로 감산을 진행중이다. 진흥철강은 2개라인중 1개만 가동중이고. 비엠금속도 물량이 없어 잔업을 않고 있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240여개 사업장 가운데 절반 정도가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며 “구조조정 현황을 계속 파악하면서 빠른 시일 내에 대응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경흠 기자 khkang@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