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 세밑에 1300명 떠났다

지역내일 2008-12-30
연합뉴스 금융팀
금융권에 인원 감축 바람이 불면서 올 연말에만 약 1300명에 이르는 은행원들이 ''희망퇴직''이란 이름으로 직장을 떠난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들은 경영 효율화와 경비 절감 등의 이유로 지속적으로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어 일터를 떠나는 은행원들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과거에는 주로 정년을 앞둔 직원들이 퇴직을 신청했다면 올해는 30대의 젊은 은행원들도 상당수 퇴직 대열에 동참해 눈길을 끌고 있다.

◇ 1300명 희망퇴직 =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희망퇴직을 했거나 퇴직을 앞둔 은행원은 약 1300명으로 추산됐다.
국민은행이 지난 29일까지 희망퇴직의 일종인 ''준 정년퇴직'' 신청을 받은 결과 약 350명이 손을 들었다. 이는 지난해 65명보다 5배 이상 많은 숫자이며 2005년 단행된 대규모 명예퇴직(2198명) 이후 가장 많은 인원이다.
수출입은행도 이날까지 근속연수 8년 이상 된 직원들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았으며 약 20~30명이 퇴직 명단에 오를 것으로 알려졌다. 수출입은행은 2012년까지 총 70명 정도의 직원을 감축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농협중앙회는 작년보다 111명이 증가한 330명이 퇴직 신청을 했고 한국씨티은행은 298명, SC제일은행은 지난해보다 80여 명 가량 늘어난 190명이 희망퇴직했다.
최근 희망퇴직 신청을 마감한 부산은행도 예년보다 배 이상 많은 49명이, 대구은행은 45명이 신청서를 제출했다. 다른 은행들도 조만간 인력 감축에 들어갈 것으로 보여 퇴직 인원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 30대 퇴직대열 합류 = 올해 눈에 띄는 점은 30대 젊은 층에서 희망퇴직을 대거 신청했다는 점이다. 이는 대부분 은행이 희망퇴직 대상을 종전보다 확대한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은 희망퇴직 대상을 예년의 근속 15년 이상에서 8년 이상으로 대폭 넓혔고 한국씨티은행도 10년 이상에서 5년 이상 근무한 직원으로 확대했다. 농협은 작년에 정년 퇴임을 얼마 앞둔 직원을 대상으로 했으나 올해는 4급 이상으로 낮췄고 5~6급 이하도 일부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농협 관계자는 "330명의 신청자 중 과장, 차장급 이하가 66명이었으며 5~6급에 해당하는 대리나 일반 행원도 28명이 신청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 직원 중에는 자기 적성을 찾아 다른 직장으로 옮기거나 공부를 더 하려고 그만둔 사람도 있다"며 "일부는 경제가 더 나빠지면 희망퇴직금조차 받지 못할 것을 우려해 신청한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젊은 여직원 중에는 육아 문제로 떠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정년이 얼마 남지 않거나 임금피크제 때문에 연봉이 줄어드는 연령층은 희망 퇴직금을 받는 게 정년까지 직장을 다니는 것보다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라 주로 신청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만 55세가 되면 임금피크제 적용을 받는데, 이때부터 60세 정년까지 연봉이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희망퇴직금을 받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퇴직 보상금을 근무연수, 연령에 따라 과거 15~24개월치 급여를 주던 것을 24~34개월치로 늘렸다.

◇ 고위직도 감원 한파 = 은행 임원들도 조직 슬림화의 칼바람을 맞고 있다. 국민은행은 29일 부행장급이 담당하는 사업그룹을 기존의 13개에서 11개로 축소하면서 부행장의 절반 가량을 교체하는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해임된 부행장 7명 중 2명은 부행장 임기를 1년밖에 못채웠다.
앞서 우리은행은 부행장 수를 11명에서 10명으로 줄이면서 8명의 부행장을 교체했다. 이 중 3명은 작년 12월 임명돼 임기 1년 만에 물러났다. 농협은 지난 18일 종전 19명이었던 집행간부를 15명으로 줄이면서 그중 10명을 물갈이했으며 남은 인력들도 조만간 교체할 예정이다. 또 지역본부장 16명 중에 11명을 바꿨다.
3분기 적자를 기록한 하나은행과 내년 3월 신상훈 행장의 임기 만료를 앞둔 신한은행 역시 큰 폭의 임원 인사가 예상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내년에 경제상황이 악화돼 정부가 은행에 자구노력을 더 주문한다면 추가 인력 구조조정이 있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원 수는 외환위기 때인 1997년 말 12만8503명에서 1998년 말 9만4690명으로 1년 만에 3만3813명(26%)이 줄었다. 이후 2006년에 가서야 외환위기 이전 수준으로 인원이 회복됐다.
한은 관계자는 "외환위기 때 강력한 구조조정을 거쳐 은행들의 체질이 개선됐기 때문에 당시와 같은 대대적인 구조조정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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