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고 힘들어도 … 당신과 나, 우리가 있습니다”

2009년 기대와 희망을 말하다

지역내일 2008-12-31
푸스파 프레마랄 외국인 노동자
“새해맞이는 동포와 강원도에서”

한국과 인연을 맺은 지 어느덧 11년째인 푸스파 프레마랄(39)씨는 현재 한국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에서 스리랑카 동포들의 취업, 생활 문제를 상담하고 있다. 그는 30일 예정돼 있던 연말 휴가를 반납하고 센터에서 상담 자원봉사를 했다. “상담자가 많아 새해를 하루 앞두고도 시간 가는 줄 몰랐다”는 그는 “하지만 나도 산업연수생으로 한국에 왔다가 불법체류자 처지를 겪어본지라 동포들의 어려움을 못 본 채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두어 달 전 한 회사 관계자를 끈질기게 설득해 해고 위기에 처했던 동포를 도왔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외국인 노동자는 4번 이상 직장을 옮길 수가 없어요. 그 사람은 그 곳이 마지막 직장이었죠.” 프레마랄씨는 요지부동이었던 그 회사의 부장에게 “나를 믿고 일자리를 유지해 달라”고 부탁했다. 정중하지만 끈질긴 그의 설득에 아무도 얼굴 붉히지 않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경제난으로 후원이 줄어든 탓에 동포들과 별다른 행사를 열지 못한 프레마랄씨는 “새해맞이를 그들과 함께 강원도에서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 경제가 얼른 회복돼서 외국인노동자를 위한 일자리도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게 그의 새해 바람이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전업주부 정효진씨
“알뜰하게 둘째 볼 준비 해야죠”

유치원 선생님이었다가 지난 2006년 결혼한 ‘새댁’ 정효진(28)씨는 내년이면 두 아이의 엄마가 된다. ‘허니문 베이비’인 딸 규민이의 돌잔치를 한 게 지난달인데 벌써 둘째를 새해 선물로 미리 받게 됐다. 정씨는 “경기가 어려워지는 시기라 처음에는 걱정이 앞섰지만 지금은 아이가 태어나면 얼마나 예쁠까 하는 기대에 시름을 잊고 지낸다”고 말했다.
정씨 부부는 올해 초 중계동의 한 아파트 1층으로 집을 옮겼다. 그동안 모아 둔 돈에 융자금 2억원을 보태 집장만의 꿈을 이뤘다. 그런데 웃지도 울지도 못할 일이 벌어졌다. 먼저 집을 사려고 펀드를 해지하기 무섭게 증시가 곤두박질쳤다. 그러더니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전에 뒤이은 집값 하락으로 아파트 가격도 내렸다. ‘집테크’는커녕 매월 120만원의 이자를 물어야 할 처지가 됐지만 정씨는 “펀드마저 늦게 뺐으면 어쩔 뻔 했느냐”며 위안을 삼고 있다.
정씨의 새해 목표는 ‘근검절약’이다. 규민이와 앞으로 태어날 아이를 위해서다. 그는 요즘 남편의 점심도시락을 직접 싸 준다. 남편도 시내 헬스장 대신 저렴한 동네 헬스장에서 운동을 한다. 술자리도 가급적 집에서 가진다. 정씨는 “내가 알뜰하게 사는 만큼 우리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정백향 정신병원피해자인권찾기 모임 대표
“애들도 이제 엄마를 이해할 것”

“긴장이 풀린 탓인지 그간 앓지 않던 감기에도 다 걸렸습니다.”
정백향(여·39) 정신병원피해자인권찾기모임(정피모) 대표에게 2008년은 ‘10년간의 악몽’으로부터 벗어난 해다.
아들 둘을 키우는 주부였던 자신을 정신병자로 몰아 병원에 뒀던 남편, 목사, 의사 등을 상대로 10년간 벌였던 재판이 두 달 전 비로소 결실을 맺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 대표는 평범한 주부로서의 삶을 빼앗긴 대신 타의에 의한 정신병원 강제입원을 정당화하던 ‘정신보건법 24조’의 문제점을 드러내는 데 성공, 사회운동가로서의 새 삶을 얻었다.
그는 새해에도 정신병원피해자들의 인권을 위해 활동의 범위를 더 넓힐 계획이다. 정신보건법 24조에 대한 헌법소원을 비롯해 종교에 의한 인권침해 문제 해결에도 나설 생각이다.
정 대표의 새해 소망은 작지만 간절하다. 10년 전 사건으로 소원해진 두 아들과 더 가까워지는 것.
그는 “그동안 엄마를 둘러싼 오해들 때문에 아이들이 많은 상처를 받았다”며 “엄마가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지를 알게 되면 차차 이해해주리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임은의 사회연대은행 정책지원실장
“올해는 덜 바빴으면 좋겠어요”

“올해는 많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 특히 사회적 약자층은 더욱 힘들어질 것입니다. 중산층에서 하루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사람들도 많을 것입니다. 이것을 막기 위해 우리 모두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합니다.”
사회연대은행 임은의 정책지원실장은 지난해보다 올해 더 바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임 실장은 “우리가 바빠진다는 것은 서민의 삶이 더욱 어려워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그런 면에서 올 한해 우리같은 서민지원 단체들이 한가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사회연대은행은 창업을 준비하는 서민과 빈곤층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03년 설립, 올해로 사업 7년째다. 지난해까지 저소득층 창업에 1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지원, 600개 정도의 창업점포를 만들어냈다. 상환율도 99%를 넘어선다.
임 실장은 “약간의 도움만 있으면 서민과 저소득층이 절대빈곤층으로 전락하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사회연대은행의 역할은 지속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그는 “나 개인부터 욕심을 버리고 좀 더 나누며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며 “우리 모두 욕심 덜 부리고 이웃과 더 나눠 올해는 따뜻한 한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팀 팀장
“시민과 더 소통하는 운동하겠다”

안진걸(37) 참여연대 민생희망팀 팀장은 2008년을 ‘촛불의 해’로 기억한다. 그는 촛불집회 때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조직팀장으로 활동하다 경찰에 붙잡혀 50일간 ‘감옥살이’를 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여름 촛불집회 때 느낀 행복과 보람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평범한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정부의 잘못을 비판하고 그 속에서 축제의 문화마저 꽃 피우는 모습에 전율을 느꼈다고 했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이 일반 시민들의 요구와 의지를 소화하는 데 한계를 보인 것은 아쉬웠다. 안 팀장은 “촛불집회는 시민사회의 역동성을 보여준 동시에 시민사회단체가 평범한 시민들과 소통하는 데 많은 과제를 안고 있음을 깨닫게 해 줬다”고 회고했다.
안 팀장은 구치소에서 지내는 동안 가족의 소중함을 새삼 실감했다. 수십 년씩 옥살이를 했던 ‘선배’들에 비할 바는 못 되지만 면회 때 4살 박이 딸 현영이가 “아빠 왜 집에 안 오느냐”고 물으면 가슴이 먹먹했다.
그는 “시민사회운동의 희망은 새해에도 유효하다”며 “대통령이 사상 최악의 민생고 앞에서 제대로 대처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김홍석 선문대 법학과 교수
“서민 등치는 사기사건 사라져야”

“새해에는 서민의 등을 치는 사기사건이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정부와 검찰, 경찰이 사전에 예방책을 만들어 철저히 대비해야 합니다.”
공정거래위원회 특수거래팀장을 맡다 법학과 강단에 서게 된 김홍석 선문대 교수는 정부기관의 민생침해형 유사수신 사기에 대한 정부의 철저한 단속을 주문했다.
김 교수는 “지난해 5조원에 가까운 사기피해를 남긴 불법유사수신 (주)BMC사건은 공정위나 금감원 등의 규제·감독만 제대로 이뤄졌어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다”며 “그런 면에서 정부기관의 철저함이 아쉽다”고 말했다.
김 교수가 보는 문제의 핵심은 방문판매업으로 등록한 뒤 불법다단계를 벌이는 일부 업체다.
하지만 관련법인 방문판매등에관한법률에 일부 미비점이 있어 제대로 된 사전점검이 안되는 형편이라는 것.
김 교수는 “경기가 어려워질수록 서민을 상대로 한 사기사건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라며 “규제가 거의 없는 방문판매 규정을 하루 빨리 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소비자 피해방지에 대해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도록 책을 내는 게 올 한해 소망”이라고 말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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