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비서가 바라본 백범 김구

마지막 4년간 수행원으로서 회고

지역내일 2009-01-02
백범 선생과 함께한 나날들
선우진 지음 / 최기영 엮음
푸른역사 / 1만6000원

2008년 마지막 날 기획재정부는 10만원짜리 고액권 화폐 발행을 무기한 보류하기로 확정하고 이 사실을 한국은행과 국회에 통보했다. 이와 맞물려 10만원권에 쓰일 계획이던 백범 김 구 선생의 초상화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경제상황이 안 좋기 때문에 5만원권 유통효과를 본 뒤 10만원권 발행을 결정하자는 기획재정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백범에 대해 부정적인 보수층을 의식한 조치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백범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뉴라이트 교과서 포럼이 중등교과서의 근현대사 좌편향을 시정하겠다고 만든 ‘대안교과서 한국 근현대사’에는 백범에 대해 ‘대한민국의 건국에 참여하지 않았다’, ‘1896년 민황후의 원수를 갚고자 일본상인을 군인으로 오인하여 살해하였다’, ‘한인애국단을 조직하여 항일 테러활동을 시작하였다’ 등으로 소개했다.
이러한 가운데 백범 김 구가 숨질 때까지 4년간 비서를 지낸 선우진 옹이 그를 회상하는 회고록 ‘백범 선생과 함께한 나날들’을 펴냈다.
선우 옹이 백범을 처음 만난 것은 1945년 1월 31일 상하이에서 잠시 거처를 충칭으로 옮긴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다. 1922년 중국 요령에서 태어난 그는 1944년 안휘성의 한국광복군훈련반을 마치고 임정의 내무부 경위대원으로 활동했다. 해방 이후에는 백범의 비서로 1948년 남북협상에 백범을 수행하기도 했다.
선우 옹은 1949년 6월 26일 백범이 숨질 때까지 함께 있었다.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포병 소위 안두희가 백범을 만나기를 청했고 오후 12시 40분께 안두희를 2층의 백범에게 안내한 선우옹은 점심을 준비하기 위해 지하 식당으로 내려갔다.
식당 아주머니가 식사준비가 다 되어간다고 말하는 순간 위층에서 떠들썩한 소리가 들렸고, 본능적으로 무언가 잘못됐음을 직감한 선우옹은 2층으로 뛰어갔다. 하지만 그의 눈에 비친 것은 안두희가 손에 권총을 든 채 고개를 숙이고 2층에서 내려오는 모습이었다.
권총을 떨어뜨린 안두희는 “선생님을 내가 죽였다…”라고 말했고, 백범의 얼굴과 오른편 가슴에는 붉은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저자는 백범의 암살이 우발적이거나 안두희 개인의 계획이 아니라는 점을 생생히 기억해낸다. 경교장 주위에 군복을 입은 괴청년들이 서성이다가 백범의 피격직후 나타난 일과 헌병들이 경교장 정문을 통제하고 출입을 저지한 일, 경찰의 안두희 연행을 막고 군인들이 그를 데려간 일 등을 거론하며 조직적으로 이뤄졌다는 것을 강조했다.
후일 백범시해진상규명위원회는 백범의 암살에 신성모 전 국방장관이 개입됐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포병사령부 주최의 워커힐 사격대회에서 안두희가 일등을 하자 이승만 대통령이 참석해 직접 시상을 하며 격려를 했다. 안두희는 6`25때 석방돼 대위까지 승진했다가 제대한 후 군납을 통해 돈을 벌었다. 안두희는 1996년 박기서라는 버스운전사에게 피습당해 세상을 떠났다.
선우옹은 아직도 “백범 선생의 서거는 나의 불민 때문”이라고 자책한다. 백범에 대한 자책 때문에 회고록 집필을 사양해 왔지만 백범 전집 발간과 기념관 완성 등으로 인해 마음을 바꾸게 됐다.
그는 “죄스러움을 넘어 팔십이 훨씬 넘은 내 기억이 더 희미해지기 전에 기억 속에 살아있는 내가 아는 선생의 모습을 많은 이들에게 전하는 것이 내 마지막 의무가 아닐까 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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