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업체 동원 경찰 처벌 ‘주저’

지역내일 2009-02-06
검찰, 정씨 진압작전 참여 확인 … “법리 검토 중이나 판단 어렵다”
시민단체 “경찰 직무유기 처벌” … 김석기 무전기 사용여부 확인

편파수사 부실수사 논란에 휩싸여 있는 검찰이 진압작전에 철거업체를 동원했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는데, 경찰에 대한 사법처리를 주저하고 있다.
검찰은 5일 참사 발생 전날인 19일 철거업체 직원이 경찰의 물포를 쏴 진압작전에 개입한 것을 확인하고 경찰과 철거업체 직원에 대한 형사처벌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소방대원이 잠시 자리를 비우면서 철거업체 직원에게 물포를 맡겼다는 경찰 해명과 달리 철거업체 직원 정 모씨가 처음부터 물포를 쏜 것이 사실로 드러났다.
검찰은 경찰 요청에 따라 용산소방서가 화재 진압에 이용하는 소화전을 설치해줬으며 망루 설치를 막기 위해 사용한 것으로 미루어 진압작전에 활용한 것이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정씨가 건물의 옥상으로 올라가 소방호스를 잡게 된 사정을 둘러싸고 관련자의 진술이 엇갈리지만 경찰의 진압작전에 참여한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경비업법 적용 가능한지 검토 = 검찰은 철거업체 직원이 경찰의 작전에 참여, 소화전을 사용한 것에 위법성이 있는지를 검토하고 있다.
경비업법 위반으로 볼 수 있는지 등 법리 검토를 하고 있지만 명확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분위기다. 경찰의 요청에 따라 철거업체 직원이 소화호스를 잡고 물포를 쏘았다면 행정법상 공무원이 민간인에게 행정행위의 일부를 위임할 수 있도록 한 것을 적용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경찰이 경비업 허가도 받지 않은 철거업체를 진압작전에 동원했는데도, 사법처리를 미적거리고 있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경비업법 적용이 어려워 여러 가지로 검토하고 있다”며 “진압작전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이를 거든 크레인 기사를 공범으로 볼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참여연대 등으로 구성한 용산 참사 진상조사단은 경비업법 위반죄 등을 적용, 경찰과 철거업체를 처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비업법은 경비를 필요로 하는 시설 및 장소에서의 도난, 화재 등으로 인한 위험발생을 방지하는 업무를 경비업으로 정하고 있다.
그런데 철거업체인 호람건설과 현암건설산업은 경비업 허가를 받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경비원이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타인에게 위력을 과시하거나 물리력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한 것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더욱이 경찰과 철거업체 직원이 합동으로 진압작전을 했다면, 철거업체의 불법적인 물리력 행사에 경찰도 동조, 묵인한 것으로 간주해 경비업법 위반죄를 물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오윤식 변호사는 “전국철거민연합이 개입한 것을 사법처리한 검찰이 철거업체가 진압작전에 참여한 것에 대해서는 관대히 대하고 있다”며 “이는 경찰이 직무유기를 한 것으로 경찰관 직무집행법을 위반한 것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검찰 수사결과 9일 발표 = 검찰은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의 무전기 사용여부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김 내정자가 서면답변에서 무전기를 꺼 놓았다고 한 것의 진위를 가리겠다는 것이다.
검찰은 최대한 과학적 방법을 활용, 사용 여부를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만약 무전기가 켜져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 김 내정자가 지금까지 밝혀온 진술에 신빙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 진압 상황을 보고 받으면서 구체적인 지시까지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것이 바로 사법처리로 이어지기는 어려우나 정치적, 도덕적 책임은 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무전기 사용여부가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김 내정자의 진술이 거짓으로 드러나면 신뢰성에 금이 갈 것”이라며 “실제 무전기가 꺼져 있었는지는 수사결과 발표 때 같이 밝히겠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오늘 계획했던 용산 참사 수사 결과 발표를 9일로 미뤘다. 새롭게 부상한 경찰과 철거업체의 합동작전까지 포함, 그동안 제기됐던 제반 의혹에 대해 말끔히 정리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검찰은 화재원인을 화염병으로 결론 내린데 이어 진압작전에 일부 문제가 있다고 해서 경찰에 대해 사법처리는 할 수 없다는 것으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상원 기자 w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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