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칼럼] 품격있게 잘 사는 나라, 디자인으로 만들자

지역내일 2009-01-12 (수정 2009-01-13 오전 8:03:50)
민경우
명지대학교 예술체육대학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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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캡션: 110여 년 전에 세워진 아르누보(Art-Nouveau) 양식의 파리 지하철역 출입구. 좋은 디자인은 문화유산으로 남는다.

문화의 의미는 매우 광범위하여 우리 일상 전반에 걸친 생활양식 전체라고 볼 수 있다. 문화를 분류할 때 쉽게 가치문화 규범문화 그리고 용구문화로 구별할 수 있다. 가치문화는 정신과 관념에 관한 것으로 주체가 목표하고 추구하는 이상이고 규범문화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으로 행동의 절차와 규칙에 관한 것이다. 용구문화는 사용하는 생활수단으로서 사람에 의해 생산되고 사용되는 온갖 인위적 물건들에 관한 것이다.
이러한 세 가지 문화는 국가이건 개인이건 간에 정신이 이상적이고 가치 있는 목표를 지향하며, 법과 규범을 존중해 질서있고 바른 행동을 하게 만든다. 또 소유하고 사용하는 물건들이 조잡하지 않고 세련된 용구(값비싼 ‘명품’일 필요는 결코 없다)일 때 문화국 또는 문화인이 되는 것이다. 반면 그 수준이 낮으면 문화국이나 문화인이 못 되고 주변으로부터 귀한 대접을 받지 못함이 당연하다.
위의 세 가지 문화 중에서 우리에게 가장 영향을 많이 끼치는 것은 용구문화다. 예를 들어 깨끗하고 단아한 옷과 액세서리를 꾸준히 걸치면 우리의 행동이 점차 품위를 띄며 점잖게 되기 마련이고 생각하는 것도 한층 더 고상하고 높은 차원으로 바뀌게 된다.
하지만 거칠고 너저분한 복장을 즐기게 되면 그 일상도 옷차림새를 닮아갈 것이다. 이렇듯 우리 일상에서 주변의 여러 가지 용구나 시설물들이 잘 꾸며져 있다면 우리는 그에 걸맞게 행동하고 정신이 가지런해지도록 가꿔갈 수 있다. 영국의 전 수상인 처칠(W. Churchill)은 “사람은 건물을 만들고 건물은 다시 사람을 그렇게 만든다”라고 했다. 인간과 그로인한 인공물들이 만들어내는 환경의 밀접한 상호연관관계를 지적한 것이다.
현대인들이 매일 사용하고 눈에 담으면서 함께 살아가는 거의 모든 것들이 디자인된 물건 즉 용구문화에 관련된 것이다. 그 중에서도 사회적 비중이 가장 큰 것이 공공 공간에 설치되는 시설물의 디자인 즉 공공디자인이라고 한다. 이들 하나하나가 모여 도시환경 전체를 이루고 이것들은 우리의 일상에서 피할 수 없이 매일 접한다. 다른 어떤 디자인 영역보다도 도시민 또는 국민들에게 끼치는 영향이 큰 것이다.
우리의 도시 또는 국가를 품격 있게 만드는 일은 세워지는 건물 하나하나 그리고 설치되는 공공 시설물 하나하나가 개별적으로 아름답고 이들이 질서 있는 조화를 이루면서 가능해진다. 그렇게 할 때 대한민국이 품위 있는 국가가 되고 그러한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그 영향을 받아 다시 품위 있는 행동과 생각을 하게 됨으로써 이 나라가 좋은 것을 가꾸고 보일 줄 아는 문화국가가 되는 것이다.
불란서에서 만드는 향수와 대한민국에서 만드는 향수 사이에 화학적인 성분의 차이는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불란서 제품은 비싸고 그에 비해 한국 제품이 값싼 현상은 결국 국제적으로 평가받는 생산 주체의 문화적 품격의 차이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지금 세계 각국의 관심사는 공황의 시대를 맞이한 경제에 쏠려있다. 이제 대한민국에서 늦게나마 시작된 공공디자인에의 관심과 정책집행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이 나라를 품격 있게 가꿀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따라 시간이 흐르면 국제 시장에 내놓은 한국 제품들의 가치를 한층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그렇게 잘 이루어진 디자인은 세월을 머금고 문화적인 유산이 될 것이다. 이제 디자인은 문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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