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지역내일 2009-02-11
시론

SKY대학부터 변해야 한다

고려대학교. 얼마 전 신문광고를 통해 한국 최고의 대학이라고 자랑했다. 대한민국 국민들도 이구동성으로 서울대 연세대와 함께 고려대를 최고의 대학이라고 호칭한다. 이 대학 출신들은 사회 곳곳 요직에 포진해 있다. 현직 대통령도 이 대학 동문이다.
자유 정의 진리. ‘민족의 대학’ 고려대의 3대 이념이다. 인류공통의 이상인 인간적 자유의 실현, 사회 속 정의의 실현, 진리 탐구에 대한 넘치는 정열이 고대의 이상이다. 어디 그뿐인가. 고대의 상징은 호랑이이다. 호랑이는 고대의 용기와 결단과 위엄 등을 표현해준다.
그러한 고려대가 최근 교육기관의 본분을 망각해 여론의 지탄을 받고 있다. 민노당 권영길 의원 조사에 따르면 내신성적 우수자를 선발한다고 발표하고도 사실상 고교등급제를 적용해 특목고생들을 우대했다. 2009학년도 수시 2-2 일반전형에서 일반고 내신 1-2등급은 불합격시킨 반면 대원외고 등 특목고 학생의 경우 7-8등급까지 합격시켰다.
일반고에 다니는 학생과 학부모는 물론 일반 국민들도 격분했다. “학업성적이 조금이라도 우수한 학생을 뽑는다는 얄팍한 계산에 대국민 약속을 저버린 고려대가 과연 자유 정의 진리를 말할 수 있느냐” 그런 비난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일부 동문은 민족의 대학이라는 명예에 먹칠을 했다고 개탄한다.
대학자율화는 물론 시대적 과제이다. 시대적 요청에 따라 이명박정부는 대입 자율화 3단계 방침을 밝혔다. 교과부도 그동안 관장하던 입시업무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으로 넘겼다. 그러나 대학자율이라고 대학 마음대로 하라는 것은 아니다. 학생 선발 등 대학입시 자율화에는 반드시 사회적 책임이 따른다. 대학이 약속한 대입지침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이다. 대학들이 합의해 대교협이 내놓은 지침을 어겨서도 안될 것이고 대교협 지침에 따른 대학 자체의 대입규칙을 위반해서는 더더욱 안되는 것이다.
입시전문가들은 대학입시 자율화 3단계 방침을 무색하게 하는 장본인은 고려대 뿐이 아니라고 말한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이른바 SKY대학이 문제라는 것이다. 이들은 점수 위주 선발, 외고 등 특목고 학생 우대 등으로 대입자율화의 근본이념을 훼손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우리는 학생 선발의 자율권이 대학 경쟁력의 출발점이고 대학 경쟁력이 생길 때 선진국 진입이 빨라질 수 있다는 것에 동의한다. 그러나 학생 선발의 자율권은 사회적 약속을 전제로 한 것이고 대국민 약속 아래 대입자율권은 생명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내신이 우수한 학생을 선발한다고 발표하고서 학력이 우수하다고 인정되는 특목고 출신을 우대해 고교 교육과정을 혼란으로 빠뜨려서는 안된다. 공개투명의 원칙에 따라 입시요강을 발표하고 이에 따라 입시업무를 진행해야지 성적 우수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편법을 써서는 절대로 안된다. 대입자율화의 모범이 되기보다는 점수경쟁에 집착하는 소위 SKY대학부터 변해야 대입자율화도 성공할 수 있을 것 같다.
3불정책(본고사·고교등급제·기여입학제 금지)의 폐지 여부는 올 봄 공청회를 거쳐 6월쯤 결론을 낸다는 것이 이명박정부 방침이었다. 그러나 최근 고려대 수시 논란 등으로 수험생이 혼란에 빠지면서 3불정책 폐지 시기는 불투명해지고 있다.
안병만 교과부 장관도 ‘대학이 걱정’이라며 점수를 통한 선발경쟁에 매달리는 일부 대학을 질타했다고 한다. 2013학년도부터는 3불정책을 모두 폐지하고 대학입시 업무를 완전 자율화한다는 것이 교과부 방침이었으나 대학들이 대교협 지침을 따르지 않고 대학 마음대로 입시업무를 진행하려 할 때 그 시기가 조정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원칙적으로 대학의 것은 대학에 맡겨야 한다. 이에 대입업무를 대학 자율적으로 실시하는 시기는 앞당길 수 있다. 그러나 대학들은 자율성 행사만큼 공교육 정상화라는 시대적 요청에 대한 사회적 책무도 다해야 한다. 그리고 시험성적 위주로 학생을 뽑는 시대도 지났다. 입시사정관제 도입 등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학생을 선발해야 한다. 3불정책 폐지 여부는 공개투명한 원칙에 따라 대학들이 입시업무를 운영하는 것과 함께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모습을 보일 때 결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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