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단체들 “지나친 경쟁 불가피할 것”
교과부 “격차 고착화 막을 계기로 활용”
전국 단위 학업성취도 평과 결과가 학교·지역간 지나친 경쟁과 서열화를 고착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6일 지난해 10월 실시한 학업성취도 평가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발표에 대해 교육계 일부에서는 미달자 비율이 높은 자치단체는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기피 지역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학교·지역간 서열화가 낙인효과로 인해 끊임없이 재생산돼 공동화 현상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지역격차 정부가 공식 확인 = 이번 학업성취도 결과에서도 지역별 서열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서울을 꼽고 있다.
서울에서는 강남지역(강남·서초구)의 보통 이상 학생이 가장 많고 기초미달 학생이 가장 적었다. 강남지역은 초등6학년의 경우, 보통 이상 학생이 수학은 93.6%, 영어는 95.1%로 전국 최고 수준이다. 기초미달 학생도 전국적으로 가장 적은 편이다. 이어 강남과 함께 교육 트라이앵글로 불리는 강서(목동)와 북부(중계동)지역이 뒤를 이었다.
이에 반해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이 많은 중랑구, 동대문구, 구로구, 금천구 등은 기대 이하의 결과를 거뒀다.
서울지역의 결과는 어느 정도 예상됐던 사실을 객관적으로 증명해준 것이다. 이런 판도는 대학입시 결과와도 밀접한 연관성을 보이고 있어 지역간 서열화가 고착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주요 대학들이 특목고 등 구미에 맞는 고교출신에 대해 우대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장기적으로 고교등급제의 명분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교육청간 경쟁 시작 = 또한 우리 국민들의 교육열을 고려하면 평가결과가 나쁜 지역 시도교육감은 물론 자치단체장들이 정치적으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주민투표를 통해 선출되는 이들은 차기 선거를 위해서라도 다음 평가에서 좋은 결과를 거두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벌써부터 일부 교육청의 경우 다음번 학업성취도 평가에 대비해 자체적으로 관내 학교를 대상으로 선행평가를 실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 일부 시도교육청에서는 학교장과 교육장 회의를 잇달아 열고, 학력향상 방안 마련을 독려하고 있어 지역간 과도한 학습 경쟁이 현실화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전교조는 16일자 성명서에서 “신뢰성에도 의문이 가는 자료를 지역교육청 단위까지 공개한 것은 잘못 된 것”이라며 “발표 이후 학교 현장은 올 10월 학업성취도 평가결과에 대비한 무한경쟁에 돌입할 것이며 갖가지 비교육적 파행사례가 속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좋은교사운동도 논평을 통해 “학력 격차가 생기는 원인은 크게 보면 학생의 사회·경제적 요인, 학교 요인, 학생 개인적 요인으로 나눌 수 있다”며 “그 중에서도 사회경제적 요인의 영향이 가장 크다는 것은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라고 주장했다. 또 좋은교사운동은 “경제 상황을 보면 앞으로 사회가 더욱 양극화가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런 상황에서 학력 격차를 드러낸다는 것은 결국 잘사는 지역과 못사는 지역의 격차를 공인하고 강화하는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교과부는 “이번 결과를 가지고 지역을 서열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오히려 학력격차가 고착되지 않도록 하는데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라며 “이제는 획일적인 교육체제에서 벗어나 자율성을 보장하는 상향평준화된 체제로 교육시스템이 변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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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부 “격차 고착화 막을 계기로 활용”
전국 단위 학업성취도 평과 결과가 학교·지역간 지나친 경쟁과 서열화를 고착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6일 지난해 10월 실시한 학업성취도 평가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발표에 대해 교육계 일부에서는 미달자 비율이 높은 자치단체는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기피 지역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학교·지역간 서열화가 낙인효과로 인해 끊임없이 재생산돼 공동화 현상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지역격차 정부가 공식 확인 = 이번 학업성취도 결과에서도 지역별 서열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서울을 꼽고 있다.
서울에서는 강남지역(강남·서초구)의 보통 이상 학생이 가장 많고 기초미달 학생이 가장 적었다. 강남지역은 초등6학년의 경우, 보통 이상 학생이 수학은 93.6%, 영어는 95.1%로 전국 최고 수준이다. 기초미달 학생도 전국적으로 가장 적은 편이다. 이어 강남과 함께 교육 트라이앵글로 불리는 강서(목동)와 북부(중계동)지역이 뒤를 이었다.
이에 반해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이 많은 중랑구, 동대문구, 구로구, 금천구 등은 기대 이하의 결과를 거뒀다.
서울지역의 결과는 어느 정도 예상됐던 사실을 객관적으로 증명해준 것이다. 이런 판도는 대학입시 결과와도 밀접한 연관성을 보이고 있어 지역간 서열화가 고착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주요 대학들이 특목고 등 구미에 맞는 고교출신에 대해 우대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장기적으로 고교등급제의 명분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교육청간 경쟁 시작 = 또한 우리 국민들의 교육열을 고려하면 평가결과가 나쁜 지역 시도교육감은 물론 자치단체장들이 정치적으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주민투표를 통해 선출되는 이들은 차기 선거를 위해서라도 다음 평가에서 좋은 결과를 거두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벌써부터 일부 교육청의 경우 다음번 학업성취도 평가에 대비해 자체적으로 관내 학교를 대상으로 선행평가를 실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 일부 시도교육청에서는 학교장과 교육장 회의를 잇달아 열고, 학력향상 방안 마련을 독려하고 있어 지역간 과도한 학습 경쟁이 현실화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전교조는 16일자 성명서에서 “신뢰성에도 의문이 가는 자료를 지역교육청 단위까지 공개한 것은 잘못 된 것”이라며 “발표 이후 학교 현장은 올 10월 학업성취도 평가결과에 대비한 무한경쟁에 돌입할 것이며 갖가지 비교육적 파행사례가 속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좋은교사운동도 논평을 통해 “학력 격차가 생기는 원인은 크게 보면 학생의 사회·경제적 요인, 학교 요인, 학생 개인적 요인으로 나눌 수 있다”며 “그 중에서도 사회경제적 요인의 영향이 가장 크다는 것은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라고 주장했다. 또 좋은교사운동은 “경제 상황을 보면 앞으로 사회가 더욱 양극화가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런 상황에서 학력 격차를 드러낸다는 것은 결국 잘사는 지역과 못사는 지역의 격차를 공인하고 강화하는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교과부는 “이번 결과를 가지고 지역을 서열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오히려 학력격차가 고착되지 않도록 하는데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라며 “이제는 획일적인 교육체제에서 벗어나 자율성을 보장하는 상향평준화된 체제로 교육시스템이 변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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