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로

지역내일 2009-02-25
신문로

조진표
와이즈멘토 대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잘 활용하려면..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가 공개된 뒤 사회적 논란이 뜨겁다. 시행 전에는 ‘전국 단위로 전수조사를 꼭 해야 하느냐’의 필요성을 놓고 말이 많더니 결과 발표 후에는 기초학력 미달자 집계 오류, 보고 누락 등 조작 의혹으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 의견이 엇갈리겠으나 필자 개인적 견해를 밝히자면 평가 결과를 이렇게 아이들의 귀에까지 들리도록 선정적으로 발표를 하는 것에는 반대하지만, 국가수준에서는 정책을 세우는데 필요한 자료라는 견해를 갖고 있다. 단, 학업성취도 평가가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우리 아이들의 교육에 기여를 하려면 다음 몇 가지 사항을 충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째, 학업성취도 평가 목적이 뚜렷해야 한다.
평가 시행 전후 사정을 보면, 이번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어떻게 활용할 것이라는 국민적 이해가 부족했다. 정부는 학군별 성적을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학교 간 건전한 경쟁을 유발하고 기초학력미달 학생을 정확히 파악, 집중 지원할 것이라고 공개의 취지를 밝혔지만, 구체적 지원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각론이 없었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 등 일부 시도 교육청이 당장 내년부터 학업성취 향상도를 교장, 교감의 인사 평가와 연계시키고, 학력 우수학교와 부진학교를 집중 지원하겠다는 뜻을 내비치자, 부진학교 딱지를 떼려는 일선 교육청과 학교들의 채점 결과 조작이 기승을 부린 것이다.
애초 얘기한 대로 평가결과의 활용이 부진학교 지원을 중심에 놓은 것이 아니라, 지역간 학교간 서열화를 부추긴 것으로 인식되면서 평가의 의미를 잃어버린 셈이다.
같은 공교육 시스템에서 교육을 받지만, 학업성적의 차이가 나는 것은 우리 공교육의 결함을 보여주는 것이니 학력 저하 지역은 국가가 심혈을 기울여서 많은 투자와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것이 평가의 주목적이고, 그 지원 계획이 구체적이었다면 과연 이렇게 상황이 악화됐을까 싶다.
둘째로, 평가가 과연 아이들의 학업수준을 대변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대입 수능점수는 사교육을 많이 받는 대도시 아이들이 우수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창의력을 측정하는 논술 시험은 다소 차이가 있다. 서울대의 경우, 농어촌 지역인 군(郡)단위 학생들이 대도시 출신 학생들보다 논술점수가 오히려 높다는 결과가 수년 째 발표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대는 지역간 교육환경이나 사교육이 논술점수에 별로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정형화된 ‘학원식 정답’보다는 창의적인 논술 답안에 농어촌 지역 출신 학생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반증이다.
그렇다면 이번 학업성취도 평가는 무엇을 측정하는 시험인가? 혹시 사교육을 많이 받은 학생들이 유리하게 나오는 단순 암기식 문제들을 주 평가의 항목으로 삼은 것은 아닌가? 농어촌 지역의 실제 경험을 통해서 얻은 자유로운 발상에서 우러나오는 실력을 평가할 수도 있었을까? 학업성취도의 의미를 여러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연구 개발함으로써 지역 상황에 따라 다채롭게 발현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다양한 수준과 주제의 분석 결과 발표가 뒤따라야 한다.
이번에 각 지역에서 성취수준을 %로 발표한 것은 사실상 기본 데이터를 날것 그대로 발표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국가가 이 정도의 국민적 관심이 있는 연구의 결과를 발표할 때에는 조금 더 다양한 분석을 해서 발표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조작된 데이터라는 것이 곳곳에서 나왔기 때문에 의미가 없을 것 같아 다음 기회로 미뤘지만, 필자도 이번 발표를 보고 각 지역별 사교육비 투자대비 성취수준을 분석해보고 싶었다.
예컨대, 서울 강남의 경우 농어촌 지역보다 사교육비를 3~4배 쓴다는 것이 일반적 보고이지만, 그 성취수준이 투자에 비례할지는 전국적 차원에서 실사된 바가 없다.
투자대비효과 측면에서 다양한 분석을 해보면 지역별 사교육비 지출에 따른 투자대비효과가 어떤지를 파악할 수 있고, 교육소비자인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교육정보를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교육비 대비, 지역경제력 대비 등 다양한 분석을 한 결과를 내놓는다면 그냥 %로 인한 한 줄서기가 아니라 조건에 따라 순위가 바뀌므로 국민들은 자신의 형편과 가치관에 맞는 결과를 취사선택할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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