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농업인대학의 진화 <사진- 행정 복분자실습, 표- 행정 농업인대학현황>

지역내일 2009-03-06 (수정 2009-03-09 오전 6:50:53)
* 편집 완료 후 화일보내기 방에 올려놨음

농법 보급 중심에서 마케팅 등 농업경영 사관학교로
현장 중심 노하우 전수로 교육생 만족도 해마다 상승

전북 고창군 부안면 용산리 고창 복분자시험장 맞은편 ‘상희네 농장’ 안문규(52) 대표. 고창군 농업기술센터가 운영하는 ‘농업개발대학’ 1기 졸업생이다. 막내 딸(상희)이 태어난 1996년에 농장을 구입해 사슴과 복분자를 키웠으나 연간 매출은 3000만원 미만이었다.
그는 “1983년까지 서울에서 살다가 고향에 내려와 인근 흥덕에서 서점을 운영하면서 나름 경영에는 자신이 있다고 생각해서 무작정 덤볐는데 영 시원찮았다”고 말했다.
안씨는 복분자 인터넷 판매를 시도했고, 농업개발대학 과정을 밟으면서 확신이 섰다. 그는 “양질의 복분자를 생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케팅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농업대학에서 배운 이론을 실전에 적용하면서 매출이 크게 늘었다. 1만3200㎡에서 생산한 복분자를 생즙으로 만들어 온라인(www.sh43farm.co.kr)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온라인 연간 매출만 8000~9000만원을 올려 한 해 수입이 1억5000만원으로 뛰었다.
안씨는 1기 과정을 수료한 뒤 지난해 창업농 과정을 마쳤고, 올해는 지난해 함께 대학을 다닌 농민 17명과 함께 CEO 과정을 다니고 있다.

환경농법 보급에서 농업경영자 육성까지
지자체가 운영하는 농업인 교육과정이 진화하고 있다.
농업관련 기술보급 차원을 뛰어 넘어 신농법에 대한 토론과 학습은 물론 농업경영인을 양성하는 산실로 바뀌고 있다. 변화의 중심에는 지자체 산하 농업기술센터가 운영하는 ‘농업인 대학’이 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전국 90여개의 지자체가 농업인 대학을 운영하고 있다.<표 참고=""> 경북도내 지자체가 17개로 가장 많고 충남, 경기, 전북, 충북 등 전국 지자체가 1년 단위로 농업인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1곳당 3000만원을 지원하고 나머지는 지자체가 부담해 전문강사와 실습을 통한 교육을 진행한다.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관심도가 커지면서 대학 이름도 환경·그린·클린 등 환경을 주제로 한 대학이 압도적으로 많다.
지역 주력 농산물을 아예 대학이름으로 정한 곳도 있다. 충북 보은군은 ‘대추대학’을 운영하고, 경남 함안군과 하동군은 ‘감대학’을 운영한다. 최근에는 농축산물 유통과 마케팅을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과정과 CEO 과정을 새롭게 편성한 곳도 눈에 띈다.
전북 완주군은 올해부터 ‘녹색순환농업대학’을 운영한다. ‘생산은 지역순환 농업으로, 소비는 로컬푸드로’라는 주제로 174명의 농민이 참여해 지역순환농업반, 로컬푸드반, 지역디자인반 등 농정혁신과제를 연구하는 반으로 편성했다. 임정엽 완주군수는 “농민 스스로 비전과 전략을 세워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전북 고창군은 군 자체적으로 농업개발대학을 운영하면서 창업농, 농촌관광, 복분자개발, 특산품 개발, CEO 과정을 운영한다. 고창군 농업기술센터 현행렬 담당은 “지난해 4기까지 모두 530여명의 농민이 과정을 수료했다”면서 “전문교육과정을 마친 농민 100여명이 창업농 과정에 재등록해 다닐 정도로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현장중심의 생생한 교육에 주목
이처럼 농업인대학이 주민들의 관심을 받는 이유는 무엇보다 당장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현장중심의 교육이라는 점이다.
고창군 상희복분자 농장 안문규 대표는 “교육생은 물론 농업기술센터 직원들과 밤 9~11시까지 현장의 문제를 함께 토론하고 논의해 해결점을 찾는 점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름난 강사들에게 전문지식을 얻을 뿐만 아니라 비슷한 농사를 짓는 졸업생들이 강사로 참여해 노하우를 전수하기도 해 교육효과가 더 크다는 점도 장점이다.
여기에 교육의 효과가 농가의 소득으로 직접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큰 매력이다.
전북 완주군은 지난해 ‘유기농업기능사’ 자격증반을 운영해 24농가가 자격증을 획득했고, 군은 각 농장에 ‘유기농업기능사의 농장’이라는 이름표를 달아줬다. 완주군 농업기술센터 송기중씨는 “소비자들에게는 유기농 자격증을 갖춘 농장주가 생산한 농산품이라는 신뢰를 주고, 농민 스스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효과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농진청이 지난해 농업인대학 과정을 수료한 전국 농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면접조사에서도 잘 나타난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 50점대(100점만점)에 머물렀던 만족도가 84점대로 상승했고, 특히 학습성과와 동기유발 등 성취도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농진청 이금옥 지도관은 “성취도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높아 실제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느끼는 교육생이 많아졌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지자체 주력산업 인력 양성 수단으로
농업인 대학 뿐만 아니라 최근 지자체의 주민 교육은 교양과 문화서비스를 넘어 자체 주력산업 인력을 양성하는 수단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전북 진안군은 지난해 지역농민 79명을 대상으로 ‘약용식물전문가’ 양성반을 운영했다. 군 주력산업 중 하나인 홍삼·약초의 생산·가공기술 인력을 전문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2개월 동안 주 2회 하루 8시간씩 집중 학습했다. 그 결과 지난해 12월 교육생 중 40명이 시험에 응시해 전원이 약용식물관리사 자격을 취득했다. 송영선 진안군수는 “약용식물관리사가 된 농민들은 앞으로 한약도매상, 약초원, 생식원, 전문화훼점, 약초가공업, 약용식물자원관련업종 창업 등 농가 소득증대 및 지역경제 활성화의 리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부 익산시는 지역 대학과 손잡고 농민 30명을 선발해 ‘식품가공마이스터 전문학사’ 과정을 운영한다. 지역에 국가식품클러스터 단지가 조성되는 것을 계기로 오는 2011년까지 2년간 식품관련 전문과정을 거친 농민을 육성해 식품클러스터 조성에 필요한 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전주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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