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인표 "모르는 게 많아 엉덩이로 쓴 글"

지역내일 2009-03-26
일본강점기 배경 소설 ''잘가요 언덕'' 출간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우리나라가 세상에서 제일 못 살고 가장 힘없던 시절을 대신 살아준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이야기입니다. 글을 쓰면서 우리가 겪을 고통을 대신 겪어준 그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많이 들었습니다."영화 차인표가 일본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장편소설 ''잘가요 언덕''(살림 펴냄)을출간하고 작가로 나섰다.
25일 책 출간에 맞춰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난 차인표는 "감사한 마음과 미안함 마음이 반반씩 든다"며 말문을 열었다."오랫동안 생각해왔던 이야기가 제 이름을 걸고 출판이 됐으니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우리나라에 실력 있고 뜨거운 가슴을 가진 많은 작가 지망생들이나 신인 작가분들이 한 권의 작품을 출간하기 위해 오랜 세월 노력하시는데 저는 연예인 프리미엄으로 너무 쉽게 책을 출판하게 된 것에 대한 미안함도 함께 있습니다."''잘가요 언덕''은 1930년대 백두산 자락의 호랑이 마을을 배경으로 엄마를 해친 호랑이에게 복수하기 위해 마을을 찾은 소년 사냥꾼 용이, 마을 촌장 손녀딸 순이 그리고 일본군 장교 가즈오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용서와 화해의 이야기다.
차인표는 10년 전 뉴스에서 위안부 훈 할머니의 보도를 보고 처음 이 소설을 구상했다고 한다.
"아주 작은 체구에 동그란 눈을 가진 할머니가 공항에 내리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눈물을 흘렸습니다. 소중한 생명으로 태어나서 많은 사랑을 받으며 살아야 마땅한 소중한 생명이 절대 무력에 납치돼 70년 세월을 잃어버렸다는 생각을 하면서 처음으로 이 이야기를 떠올렸습니다."이후 장모의 도움으로 완성한 초고가 컴퓨터 고장으로 날아가면서 한동안 손을 놨던 그는 2006년 "좀 더 많은 청소년이 함께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다시 집필을 시작했다. 집필에 앞서 좀 더 진지하게 접근하기 위해 배경이 된 백두산에도 다녀왔다."책은 그럴 만한 능력을 갖춘 사람이 가슴으로 생각하고 손으로 쓰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제 경우에는 엉덩이로 썼습니다. 쓰면 쓸수록 모르는 것이 많다는 생각이 들어 역사적 사실을 검증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체계적으로 글쓰기를 배워본 적이 없는 그였기 때문에 머리에 떠오른 것을 묘사할 말을 찾지 못해 그림으로 먼저 그리고 다시 글로 옮기는 등의 과정을 거쳐야 했다. 쉽지 않은 작업을 지속할 수 있게 힘이 돼 준 것은 아내 신애라와 큰아들 정민이었다.
"책이 나오기까지 10년이라는 세월동안 끊임없이 격려해준 사람이 아내입니다. 글을 쓰면서 계속 머릿속에서 회의적인 생각이 들 때마다 아내가 힘을 줬습니다. 또개인적인 취미생활로 쓰던 책을 출판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정민이였습니다. 계속재밌는 얘기를 해달라고 하기에 쓰던 원고를 프린트해 읽어줬는데 정민이가 무서운 편집자처럼 남은 분량을 점검하면서 계속 써달라고 하더군요. 끝까지 갈 수 있도록 지지해준 편집자이자 독자였습니다.
2007년 우연한 기회에 위안부 피해자들이 사는 ''나눔의 집''에 방문하면서는 소설에 담긴 용서와 화해의 메시지도 좀 더 구체화할 수 있었다.
"용서를 한다는 게 용서를 구하는 대상이 있어야 하는데 정작 사건과 연루된 사람들은 없었던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할머니들이 원하는 것이 잃어버린 세월을 물어내라는 것이 아니라 ''나는 떠나가지만 우리 후손들에게는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는 마라''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잘가요 언덕''은 용이와 순이가 헤어지고 나서 7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위안부로 끌려갔던 순이가 89세의 ''쑤니 할머니''가 되어 고향을 찾는 것으로 끝이 난다.
"사실 이 책이 완성되려면 천 페이지쯤 되는 두꺼운 책으로 되어야 할 것이고, 그 순이가 끌려가서 겪었던 세월이 주로 다뤄져야 할 것입니다. 그 70년의 공백은 저 같은 사람이 아니라, 모든 국민이 두고두고 생각하면서 다뤄야 할 부분일 것입니다."232쪽. 1만원.mihye@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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