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된 역량 강화에 주력”
위기는 도약의 기회 … 중장기 성장기반 구축해 불황 넘는다
LG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 10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도 116조원의 매출을 달성해 성장기조를 이어간다는 목표를 세웠다.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도 철저한 미래준비를 통해 중장기 성장기반을 다지고, 지속성장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 세계 경제 한파로 대부분의 기업들이 움츠러들고 있는 상황에서 LG가 이처럼 적극적인 면모를 보이는 것은 ‘아무리 어려워도 고객가치 혁신과 미래준비는 지속돼야 한다’는 구본무 회장의 경영철학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구 회장은 연초 신년사에서도 “상황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현안에만 몰두하면 2~3년후 더 이상 새로움이 없는 기업으로 전락할지 모른다”며 “어렵다고 움츠러들거나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과감하게 도전하자”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또 지난 3월 임원세미나에서는 “불황을 극복하고 시장 리더로 발돋움한 기업들의 공통점은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미래’에 대한 투자였다”며 “유능한 인재를 확보하고 R&D 투자를 강화해 LG만의 차별화된 역량을 키워 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LG그룹 각 계열사들은 중장기 성장기반을 견고히 구축해 불황을 극복하고, 글로벌 시장 리더로 도약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적극적인 경영전략을 펼치고 있다.
◆LG전자, R&D·브랜드·디자인 투자는 확대 =
LG전자는 시장점유율 확대, 사업 유연성 확보, 포트폴리오 재구축 등을 불황극복을 위한 올해 3대 중점추진과제로 설정했다. 경제위기를 기업 체질 개선을 통한 시장지배력 확대 계기로 삼겠다는 것이다.
남 용 LG전자 부회장은 올초 신년메시지에서 “급격히 변화하는 시장에서도 LG전자의 몫을 반드시 늘려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사업을 유연하게 하는 동시에 수익성과 장기성장을 뒷받침하는 사업포트폴리오 재구축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같은 방침을 분명히 한 바 있다.
여의도 트윈타워에 ‘워룸’을 설치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워룸은 5개 사업본부, 8개 지역본부, 본사최고경영진을 이어주는 가교역할을 하면서 중점추진과제에 대한 세부실행과제와 비용절감 목표 등을 관리하고 있다.
각 사업본부 단위에서도 불황극복을 위한 태스크포스팀이 만들어지고 있다. 태스크포스팀에서는 각 사업부 단위의 고정비와 생산비 절감 등을 관리하며 물류흐름 개선, 수수료 절감, 서비스 개선 방안 등을 모색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LG전자는 이같은 노력을 통해 올해 3조원의 비용을 줄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만큼 제품 원가경쟁력과 기업 생존력이 강화될 것으로 LG전자는 기대하고 있다. 이미 불요불급한 지출을 줄이는 등 현금흐름을 개선하기 위한 점검 작업은 완료했으며, 재고자산축소, 매출채권 현금화, 공급망관리(SCM) 최적화, 통합구매 등을 통한 비용절감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LG전자는 이처럼 불필요한 비용은 최대한 아끼면서도 회사의 핵심역량인 R&D와 브랜드, 디자인 분야의 투자는 과감하게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LG전자가 지난해 세계 최초로 개발한 롱텀에볼루션(LTE) 단말 모델칩을 기반으로 한 4세대 단말기를 비롯해 스마트폰, 모바일 TV, 네트워크 TV 등 차세대 기술을 중점 육성해 미래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LG화학, 스피드로 불황 극복 =
LG화학은 핵심사업 강화, 고객가치 혁신, 조직역량 강화 등 3가지 과제를 중심으로 스피드경영을 펼쳐 글로벌 경제 불황을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우선 사업 비중이 큰 석유화학부문의 경우 공장가동률을 최적화하고, 극한의 에너지 절감활동을 강력히 추진해 원가경쟁력을 높여가기로 했다. 지금처럼 불황으로 인한 공급 과잉 상황에서는 제품을 싸게 생산하고 고객에게 더 낮은 가격으로 빨리 제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라는 판단에서다.
LG화학은 또 2차전지, 편광판 등 정보전자소재 분야에서도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핵심소재를 자체 생산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고객가치 혁신을 위해서는 고객의 문제를 함께 해결해 고객의 성과 창출과 성공을 지원하는 ‘솔루션 파트너 활동’을 적극 전개하는 한편, R&D강화를 통한 차별화된 기반 기술을 확보해 고객가치를 높여나가기로 했다.
LG화학은 이와 함께 지난해 GM사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단독 공급업체로 선정된 데 이어 이 분야의 세계 최고 업체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우는 등 불황극복을 위한 신성장동력 확보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LG디스플레이, 혁신제품으로 미래 준비 =
LG디스플레이는 과감한 신규투자와 혁신적인 제품 개발, 글로벌 협력관계 등을 기반으로 불황을 시장 확대의 기회로 삼는다는 목표를 세웠다.
파주에 5700여억원을 들여 중소형 LCD용 저온폴리실리콘(LTPS) 신규라인을 구축하는 것도 이 때문. 신규라인에서는 모바일용 프리미엄급 LCD 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LG디스플레이는 또 8세대 및 6세대 라인 확장 등에도 올해 2조~2조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이와 함께 세계 최초로 잔상이 거의 없는 480헤르쯔(Hz) LCD 패널과 저소비전력의 친환경 제품인 LED적용 LCD 등 고객가치를 충족시키는 혁신제품으로 시장을 적극 공략해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필립스, 도시바, 비지오, 파나소직 등 글로벌 고객사들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신규거래선을 확대해 글로벌 소비침체에도 불구하고 판로를 확대해나간다는 방침이다.
◆LG텔레콤, 4G 시장 선점의 계기로 =
LG텔레콤은 미래 시장 선점으로 불황을 이겨낸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LG텔레콤은 올해 정부가 재배분 예정인 저대역 주파수를 최우선적으로 확보하고 현재 3세대(3G) 서비스보다 데이터 전송속도가 월등히 빠른 4세대(4G) 전국망을 조기에 구축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춰나가기로 했다.
우선 고객의 다양한 니즈에 부응할 수 있고 4G 사업에 걸맞은 단말기와 서비스를 발굴해 미래 시장을 주도할 수 있도록 필요한 역량을 축적해나간다는 방침이다. 또 진화된 ‘OZ’와 4G 단말 등을 미리 준비해 모바일 인터넷에서 리더십을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특히 2.8인치 이상 화면이 크고 선명한 휴대폰 비중을 신규 모델의 60%로 확대하고 웹 브라우저 엔진 및 전송 최적화를 통해 웹서핑속도를 30% 빠르게 개선해나가는 등 OZ서비스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LG텔레콤은 최근 ‘고객지향 중심의 조직개편’을 실시해 고객관점에서 영업현장과 서비스에 대한 개선활동을 전개하는 ‘현장지원팀’과 ‘CRM채널팀’, 고객 니즈 파악을 위한 ‘고객분석팀’을 신설했다. 경기변동에 민감한 통신시장에서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길은 고객가치 창출을 통해 소비자에게 인정받는 길밖에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LG관계자는 “불황에도 LG는 각 계열사별로 중장기 성장기반 마련을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이를 통해 경제위기를 글로벌 시장 리더로 도약하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