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자전거 재활용 ‘일거다득’
도심 흉물 처리해 환경・일자리・건강 동시 기여“버려진 자전거를 재활용하면 환경개선뿐만 아니라 일자리 창출과 시민건강에도 기여할 수 있어요. 서민들은 싼값에 자전거를 마련할 수도 있으니, ‘일거다득’ 아닙니까?”
14일 경기도 부천시 춘의동 소재 사단법인 한국고용복지센터에서 만난 김경협 이사장은 이튿날 가질 ‘굴렁쇠사업단’ 개소식 준비로 분주했다. 굴렁쇠사업단은 센터에서 추진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도심에 버려진 자전거를 재활용해 일자리 창출과 환경문제를 해소하자는 게 주요 사업모델이다.
김 이사장에 따르면 아파트단지 등 도심 곳곳에 흉물처럼 방치된 폐자전거는 지자체나 시민에게 골칫거리다. 대부분 주인이 잃어버렸거나 고장으로 수리가 귀찮아 버려진 것들이다. 사업단이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도 전인 지난 4월에만 100여대대의 폐자전거가 수거됐다. 김 이사장은 “부품을 교체하거나 조금만 손보면 새 자전거가 된다”며 “이 제품을 2만~5만원에 판매하려 한다”고 말했다.
재활용 대상은 자전거만이 아니다. 퀵 보드나 인라인 스케이트 등 레저용품, 장애인 휠체어, 유모차, 세발자전거, 보행기 등 아동용품도 수리 대상이다. 또 자동차 장난감도 재생해 사회취약계층이나 소비자들에게 무상 또는 저가에 대여하고 판매하는 일도 한다.
김 이사장은 전기자전거와 초소형경량자전거를 싸게 판매하는 사업도 포함시켰다. 자전거 이용자들의 불만을 들어본 결과였다. 자전거 박람회를 다니면서 작게 접을 수 있고 무게도 가벼운 자전거를 만들 궁리를 했다. 결국 신문크기로 접을 수 있고 10킬로그램으로 무게를 줄인 자전거를 만들기로 하고 부품을 제조공장에 주문했다.
“사업을 벌이면서 도심에 자전거도로가 너무 부족하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지역시민단체들과 자전거도로를 확대하는 사업도 함께 진행 중입니다.”
김 이사장은 이 사업을 위해 인근에 40평 수리판매장을 마련하고 주민 10명을 채용했다. 6개월 후 지금의 예비 사회적 기업을 ‘일자리 제공형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한다는 게 목표다.
“아직은 수익성을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우선 연간 20%씩 수익을 늘이려고 합니다. 만일 부천에서 이 사업이 성공한다면 다른 지역에도 같은 사업모델을 적용해 자전거문화를 확산시킬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부천=강경흠 기자 khk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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