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금융권의 부실대출 채권이 10조원 이상 늘어나 3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국내 경기가 1분기에 바닥을 통과했다고 가정해도 최소한 연말까지는 부실채권 규모가 계속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예금보험공사는 25일 ‘최근 한국의 경기상황 분석 및 은행권 부실채권 추이 전망’ 보고서를 통해 “과거 국내외 금융위기 사례를 고려할 때 은행권의 부실채권 비율은 경제성장률 저점 이후 6~12개월 후에 최고점을 기록했다”며 “국내경기가 1분기에 저점을 통과했다고 가정할 경우 부실채권 비율은 최소 6개월 이상 1년 뒤에 정점을 기록할 것”이란 예상을 내놓았다.
◆“부실채권 안정화에 3년 이상 소요” = 예보는 경기의 순환과정을 확장, 후퇴, 수축, 회복의 4개 국면으로 구분한 경기순환도(Business Cycle Tracer)를 통해 외환위기(96년 3월~98년 8월), IT버블(2000년 8월~2001년 7월), 카드채 사태(2002년 12월~2005년 4월) 등 과거 경기 저점 때의 경험을 토대로 현재의 경기 수준을 분석했다.
보고서는 2005년 4월 경기가 바닥을 친 뒤 2008년 1월 정점에 도달했고 그 이후 수축국면이 시작된 것으로 진단했다.
작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된 지 5개월이 지난 올 2월 들어 경기의 향후 전망을 보여주는 선행지수는 회복 국면에 이르렀고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는 수축국면에 위치해 과거 경기가 바닥을 쳤을 때의 순환도와 상당히 비슷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 시점이 경기가 바닥을 통과했거나 바닥에 가까이 온 것으로 보고 있다.
보고서는 이를 근거로 98년 외환위기와 91년 미 저축대부조합(S&L) 파산 등 대형 금융위기 당시 금융권의 부실채권 비율 추이를 살펴본 결과, 경제성장률이 경기저점 이후 6개월~1년이 되었을 때 이 비율이 최고점에 도달했고, 저점에서 3~5년이 지나서야 안정화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국내경기가 올 1분기에 바닥을 통과했다고 하더라도 금융권 부실채권 비율은 최소 반년~1년 후인 올해 말~내년 1분기 말까지는 계속 증가할 것이고 적어도 2012년 1분기는 지나야 이 비율이 안정화될 것이란 게 예보의 관측이다.
◆금융권 부실 반년만에 10조 급증 = 작년 9월 이후 올 3월까지 금융권의 부실채권은 10조원 이상 불어났다.
금융위원회는 24일 지난 3월말 현재 금융권의 부실채권 규모는 31조원으로 작년 9월 말보다 10조4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부실채권 규모는 작년 3월말 18조8000억원에서 6월 말 18조원으로 줄었으나 9월 말 20조6000억원, 12월 말 25조4000억원으로 늘어났다. 부실채권 증가 규모도 작년 4분기 4조8000억원, 올해 1분기 5조6000억원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금융권별로는 은행이 19조300억원, 저축은행·보험사·여신전문사 등 제2금융권이 11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부실채권이 크게 늘어나는 것은 경기위축이 심해지면서 빚을 제때 못갚은 기업과 가계가 많아지고 건설·조선업종을 중심으로 기업구조조정이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부실채권 정리를 위해 다음달부터 자산관리공사(캠코)에 설치되는 구조조정기금을 투입해 우선 4조7000억원에 이르는 금융권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채권을 사들일 예정이다. 총 40조원 한도의 구조조정기금은 20조원이 조성돼 절반이상이 금융회사의 부실채권 매입에 쓰인다.
시중은행들은 오는 9월쯤 2조원 규모의 민간배드뱅크를 세워 은행 부실채권을 공동으로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은행권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6조7000억~8조원 가량의 부실채권 매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상범 기자 calykim@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예금보험공사는 25일 ‘최근 한국의 경기상황 분석 및 은행권 부실채권 추이 전망’ 보고서를 통해 “과거 국내외 금융위기 사례를 고려할 때 은행권의 부실채권 비율은 경제성장률 저점 이후 6~12개월 후에 최고점을 기록했다”며 “국내경기가 1분기에 저점을 통과했다고 가정할 경우 부실채권 비율은 최소 6개월 이상 1년 뒤에 정점을 기록할 것”이란 예상을 내놓았다.
◆“부실채권 안정화에 3년 이상 소요” = 예보는 경기의 순환과정을 확장, 후퇴, 수축, 회복의 4개 국면으로 구분한 경기순환도(Business Cycle Tracer)를 통해 외환위기(96년 3월~98년 8월), IT버블(2000년 8월~2001년 7월), 카드채 사태(2002년 12월~2005년 4월) 등 과거 경기 저점 때의 경험을 토대로 현재의 경기 수준을 분석했다.
보고서는 2005년 4월 경기가 바닥을 친 뒤 2008년 1월 정점에 도달했고 그 이후 수축국면이 시작된 것으로 진단했다.
작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된 지 5개월이 지난 올 2월 들어 경기의 향후 전망을 보여주는 선행지수는 회복 국면에 이르렀고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는 수축국면에 위치해 과거 경기가 바닥을 쳤을 때의 순환도와 상당히 비슷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 시점이 경기가 바닥을 통과했거나 바닥에 가까이 온 것으로 보고 있다.
보고서는 이를 근거로 98년 외환위기와 91년 미 저축대부조합(S&L) 파산 등 대형 금융위기 당시 금융권의 부실채권 비율 추이를 살펴본 결과, 경제성장률이 경기저점 이후 6개월~1년이 되었을 때 이 비율이 최고점에 도달했고, 저점에서 3~5년이 지나서야 안정화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국내경기가 올 1분기에 바닥을 통과했다고 하더라도 금융권 부실채권 비율은 최소 반년~1년 후인 올해 말~내년 1분기 말까지는 계속 증가할 것이고 적어도 2012년 1분기는 지나야 이 비율이 안정화될 것이란 게 예보의 관측이다.
◆금융권 부실 반년만에 10조 급증 = 작년 9월 이후 올 3월까지 금융권의 부실채권은 10조원 이상 불어났다.
금융위원회는 24일 지난 3월말 현재 금융권의 부실채권 규모는 31조원으로 작년 9월 말보다 10조4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부실채권 규모는 작년 3월말 18조8000억원에서 6월 말 18조원으로 줄었으나 9월 말 20조6000억원, 12월 말 25조4000억원으로 늘어났다. 부실채권 증가 규모도 작년 4분기 4조8000억원, 올해 1분기 5조6000억원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금융권별로는 은행이 19조300억원, 저축은행·보험사·여신전문사 등 제2금융권이 11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부실채권이 크게 늘어나는 것은 경기위축이 심해지면서 빚을 제때 못갚은 기업과 가계가 많아지고 건설·조선업종을 중심으로 기업구조조정이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부실채권 정리를 위해 다음달부터 자산관리공사(캠코)에 설치되는 구조조정기금을 투입해 우선 4조7000억원에 이르는 금융권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채권을 사들일 예정이다. 총 40조원 한도의 구조조정기금은 20조원이 조성돼 절반이상이 금융회사의 부실채권 매입에 쓰인다.
시중은행들은 오는 9월쯤 2조원 규모의 민간배드뱅크를 세워 은행 부실채권을 공동으로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은행권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6조7000억~8조원 가량의 부실채권 매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상범 기자 calykim@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