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지역칼럼 394호- '인신매매 國家' 낙인

김은규 신부(고양 성공회외국인노동자상담소장)

지역내일 2001-07-25

미국 국무부는 지난 12일 '인신매매보고서 2001'을 발표하였다. 이것은 전세계적으로 인신매매를 근절하기 위해 미국 의회가 작년 10월 제정한 '인신매매 희생자 및 폭력 예방법'에 따라 국무부가 전세계 82개국 정부의 인신매매 대처 현황을 작성해 처음 의회에 제출한 것이다.

각 국가가 인신 매매 근절을 위해서 어떤 제도적인 대처를 하고 있는지에 따라서 등급을 분류했는데, 한국은 인신매매 퇴치를 위해 납득할 만한 노력도 기울이지 않는 3등급 국가로 분류하였다. 한국은 인신매매의 원천이자 통과국으로서, 젊은 한국 여성들이 매춘을 목적으로 미국, 유럽, 일본으로 매매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사실 우리나라는 약 100만명의 여성들이 매춘에 있다. 남자들이 군복무를 위해서 60만명이 일하고 있다면, 이 숫자보다도 더 많은 여성들이 매춘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 거대한 구조 속에서 인권 유린의 성적 착취는 물론 경제적인 착취가 행해지고 있다.

여성들의 사회적 진출이 제한받는 사회구조 속에서 생계수단으로 자기 몸을 상품화하여 택하는 매춘이 악순환되어 계속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러브호텔, 유흥 환란가가 번창하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 남자들이 계속 이용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100만명의 매춘 여성들이 있다면, 남자들이 최소 5-10배 이상의 수요자들이 있는 셈이다. 한국의 타락하고 유치한 직장 문화가 이를 조장하고 있다.

이로 인해 가정이 깨지고, 남자들의 성 가치관은 언제나 이중적이어서 밖에 나가서는 딸같은 젊은 여자를 원하고, 집에서는 근엄한 가부장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일부의 문제이지만 그 심각성이 더해가고 있다.

황금 만능주의의 천박한 자본주의가 한국에 이식되면서 사람들의 가치관이 타락하고, 이를 견인해야 할 이념과 신념이 뒤따르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정치권의 무능은 국민들을 건전한 시민사회로 이끌어야 할 책임을 망각하고 지겨운 정쟁만 일삼으며, 차기 대권에 나온다는 사람들은 비젼도 제시 못하며 그저 권력욕만 가득하게 보이니 다음 다음 정권이 계속되면 우리나라는 도대체 어느만큼 더 하락할까 한숨부터 나오는 것이 솔직한 필자의 심정이다.

한국 정부는 인신매매 국가 3등급이라는 보고가 나오자 마자, 외교 경로를 통해서 대처하겠다고 한다. 그래서 외무부가 발표하고 올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세계 인권대회에 나가서 인권 국가임을 알리겠다고 한다.

근본적인 처방은 뒤로한 채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다. 한국은 일본 교과서 왜곡 문제에서 정신대 문제를 삽입하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정작 지금도 일본에 가 있는 한국의 젊은 여성들의 매춘은 외면하고 있다.

한국에 와 있는 외국인 근로자 약 30만명에 대해서도 인권보호를 위한 대책이 전혀 없다. 필요해서 3D 업종에서 노예처럼 부리고, 산업재해가 무수히 발생해도 제도적인 대책도 마련되고 있지 않다.

법무부와 출입국관리소는 지난 6월 중순부터 한달동안 자진 출국 기간을 정해놓고도, 이 기간에 무려 2천여명이 넘는 외국인들을 무차별로 잡아 수용시설이 부족하니까 교도소에 보내어 출국시키고 있다. 범죄자로 다루고 있는 것이다.

한국 정부는 제도적인 대책도 마련하지도 않고 가난한 나라의 외국인들을 노예처럼 다루는 정부가 세계 인권 대회에 나가 호소하겠다고 하니 조롱의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

정부는 인신매매 국가로 분류된 것을 겸허히 받아들여 매춘산업을 근절하는 종합적인 대처가 있어야 할 것이다.

고양지역에서 펼치는 러브호텔 반대운동도 이러한 자발적인 시민운동인 것이다. 성남시는 분당신도시 내 러브호텔 신축이 금지되었으며, 구로구는 러브호텔을 사들여 노인복지시설로 새롭게 개관할 예정이라고 한다.

러브호텔 반대운동을 전국에서 처음 시작한 고양시는 아직도 미적미적 미루며 미온적인 반응이다. 지역사회에서 여성 및 외국인의 인권을 존중하는 분위기가 제도화되어 확산되어야 할 것이다.
/김은규 신부(고양 성공회외국인노동자상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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