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 대통령 떠나는 날]온 국민 울린 마지막 여정 16시간
노무현 전 대통령 11시 영결식 … 밤 9시 정토원에 유골 안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가는 길도 자신의 굴곡된 인생만큼 길었다. 노 전 대통령의 국민장은 29일 오전 5시 경남 김해 봉하마을 빈소에서 거행된 발인식에서 시작해 서울 경복궁 영결식과 서울광장 노제, 경기도 수원 연화장에서 화장을 거쳐 밤 9시 다시 봉하마을 옆 사찰 정토원에 임시 안치하는 16시간의 긴 여정으로 마무리된다.
발인(오전 5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운구는 조문객들의 눈물바다 속에서 7일 동안 머물러 있던 봉하마을에서 서울로 출발했다. 29일 오전 5시 권양숙 여사와 아들 건호 씨 등 유가족들은 관계자들과 일반 조문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발인식을 시작했다.
영정사진이 공식분향소로 옮겨졌고 상주인 아들 건호씨가 고인에게 술을 따르며 문 앞에서 지내는 제사인 견전제를 지냈다. 견전제에 이어 상주의 재배가 이어지고 축문이 낭독된 후 노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위씨가 영정을 모시고 5시 16분 사저로 향했다.
운구 운반의식은 육해공군 의장대 10명으로 이뤄진 운구병이 엄수했다. 운구 행렬에는 장남 건호씨와 딸 정연씨 등 유가족과 한명숙 공동 장의위원장, 문재인 전 비서실장 등 장의위원들이 뒤를 따랐다.
마을회관을 빠져나온 운구행렬은 마을회관 분향소 뒤편의 국화로 장식된 검정색 캐딜락을 향해 이동했으며, 영구차에 관이 실리는 것을 권양숙 여사, 형 노건평씨 등 유가족들이 침통한 표정으로 지켜보았다.
추모객과 노사모 회원들은 노 전 대통령의 유해가 실린 캐딜락 영구차 위로 노란 종이비행기를 날렸다. 발인 행사 동안에도 추모객 행렬은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영결식(오전 11시)
오전 11시 운구차량 행렬이 경복궁 홍례문 앞뜰에 도착하는 순간 군악대의 조악 ‘영원한 안식’ 연주로 시작됐다. 영결식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전두환·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 외교사절 등 3000여명이 참석했다.
송지헌 아나운서 사회로 진행된 영결식은 조악대 연주로 시작해 국민의례, 고인에 대한 묵념과 약력 보고, 장의위원장인 한승수 국무총리와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조사, 불교 개신교 천주교 원불교의 종교의식 순으로 진행됐다.
국가기록원 보존자료 등을 토대로 만든 노 전 대통령의 생전 영상이 단상 양편에 위치한 두 대의 대형 스크린을 통해 4분가량 방영됐다.
고인에 대한 헌화는 조곡이 연주되는 가운데 유족→이명박 대통령 내외→전직 대통령→장의위원→외교사절→각계 대표 순으로 18분간 진행됐다. 헌화가 진행되는 동안 ‘새 같이 날으리’ ‘미타의 품에 안겨’ ‘오제의 죽음’ 등 조곡이 연주됐다. 국립합창단이 부르는 ‘상록수’에 이어 해금연주가 강은일씨가 편곡한 ‘아리랑’이 울려 퍼지고, 삼군 조총대원들이 21발을 발사하는 조총의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영결식 장면은 지상파 TV와 광화문 일대 대형 전광판을 통해 생중계됐다. 노 전 대통령의 운구행렬이 이동한 세종로와 광화문 일대에는 시민들이 나와 조의를 표했다.
노제(오후 1시)
운구행렬은 오후 1시쯤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도착했다. 막고 있던 전경 버스가 이날 오전 7시부터 철수해 서울광장은 추모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캐딜락 4대가 각각 모서리를 잡는 대형 태극기를 앞세우고 운구차가 서울광장으로 들어선 뒤 오후 1시부터 노제가 시작됐다. 노제는 도종환 시인이 사회를 맡았으며, 안숙선 명창이 조창을 하면서 시작됐다. 이어 장시아 시인이 유서를 낭독해 추모객들의 심금을 울렸다. 노제 무대는 덕수궁 대한문을 등지고 을지로를 바라보는 방향으로 설치돼 을지로 쪽도 추모객들로 꽉 찼다.
노제에 앞서 30분간 치러진 추모공연에서는 방송인 김제동씨가 사회를 맡았다. 추모공연은 이주호씨가 이끄는 해바라기의 ‘사랑으로’를 부르며 시작됐고, 서울광장을 꽉 메운 추모객들은 노 전 대통령을 애도하며 추모곡을 합창했다.
이어 안치환씨가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를, YB(윤도현밴드)가 자신들의 히트곡 ‘후회 없어’를 불러 애도의 뜻을 표했다. 양희은씨는 노 전 대통령이 기타를 치면서 부르는 동영상 속의 노래로 잘 알려진 ‘상록수’를 부르며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길을 위로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경복궁 앞뜰에서 진행되는 가운데 시민들의 자발적인 영결식이 같은 시간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렸다.
화장(오후 3시)
노 전 대통령의 운구차는 경부고속도로 수원요금소를 나와 국도 42호선 용인대로~원천로~용인 흥덕택지개발지구~신대저수지~수원시연화장까지 6㎞를 이동하게 된다.
연화장 진입로에는 노사모 회원들과 민주당이 28일 노란색 리본과 풍선, 추모현수막 등을 설치, 노란색 물결을 이루고 있다.
화장의식은 유가족과 장의집행위원회, 장의운영위원회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다. 오후 3시쯤 시신이 연화장에 도착하면 운구(5분), 분향(20분), 화장 및 종교의식(70분), 냉각(15분), 수골 및 유해 인계(5분) 순으로 2시간동안 진행된다.
유골은 봉하마을로 돌아가 밤 9시 사저 뒷산에 위치한 정토원에 임시 안치될 예정이다.노 전 대통령의 유골은 49재 후 봉하마을 사저 옆 야산에 마련된 장지에 안장된다.
홍범택 김선일 곽태영 기자 durumi@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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