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는 안녕하신가
물가는 걱정 없는가. 수출이 둔화되고 성장률이 마이너스 행진을 계속할 전망인 가운데 물가마저 불안하면 서민경제는 기댈 곳이 없어진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진정되어가고 국내 경기도 미약하나마 회복세를 타고 있는 상황에서 물가불안 우려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다. 다행히 지금까지는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달보다 2.7% 상승했다. 지난 2007년 9월 이후 20개월만에 2%대로 떨어졌다. 석달 연속 둔화세를 나타냈다.
그동안 물가 걱정을 덜 수 있었던 것은 경기하강과 환율하락 덕이었다. 경기가 워낙 좋지 않으니 물가가 오를 리가 없고 환율이 떨어져서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인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의 상승을 상쇄했다. 기저효과도 톡톡히 봤다. 지난해 5월 곡물과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소비자물가가 4.9% 치솟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 때문에 물가상승세가 둔화된 것으로 보였던 것이다. 일종의 착시현상이나 다름없다.
대중교통 요금 등 인상 시작, 식탁물가도 꿈틀
정부 당국자는 “생활물가도 공급 측면에서 일시적 충격효과가 해소되면서 하향 안정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전면적인 물가수준은 연간 기준으로 2%대 후반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나치게 낙관적이다. 비관보다는 낫지만 현실감이 떨어진 낙관은 정책 오류를 낳을 수 있기 때문에 경계하지 않으면 안된다.
더구나 물가 주변 상황은 변화하고 있다. 물가를 압박할 새로운 내외 요인들이 불거져 나오고 있다. 경기동향이 물가엔 부정적이다. 아직은 온기에 불과하지만 경기가 살아나고 본격적인 상승국면을 타게 되면 물가는 어쩔 수 없이 불안해지게 된다. 불황으로 숨죽였던 수요가 살아나서 물가를 자극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시중에 떠돌고 있는 800조원이 넘는 유동성도 물가에는 위협적인 변수다. 이 엄청난 돈이 부동산으로 흘러들 경우 투기와 거품을 일으키고 부동산 가격상승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대중교통요금과 공공요금은 이미 오르기 시작했다. 또 줄줄이 인상 대기중이다. 서울 인천지역 택시요금이 올랐고 경기도 택시요금도 8월부터 15%나 오를 전망이다. 서울시가 도시가스요금을 올린 데 이어 전기요금도 곧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식탁물가도 꿈틀대고 있다. 닭고기는 1년 전에 비해 53%나 급등했다. 배추값도 1년 사이에 3배나 폭등했다. 양파 명태 고등어 등 농수축산물의 상승폭이 가파르다. 서민가계를 짓누르고 있는 것이다.
휘발유 값도 계속 오르고 있다.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값은 리터당 1550원으로 연초 대비 252원 정도 올랐다. 원유값이 내리고 환율도 하락했는데 무슨 이유로 기름값은 오르는지 국민들은 의아해한다.
설상가상으로 국제 원자재가격이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70달러에 육박했다. 내림세를 타던 유가가 7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기가 풀리면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폭등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원자재 가격의 상승은 국내 물가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한동안 환율하락이 수입물가에 안전판 역할을 했으나 그도 더는 기대하기 어렵다.
어려워지는 서민생활 감싸안는 리더십 필요
물가는 한번 오르면 다시 내려가지 않는 하방경직성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상승요인의 싹을 자르고 초반에 잡지 않으면 안된다. 물가정책도 상승요인 해소에 초점이 맞춰져야 하는 것이다.
물가가 오르면 가장 타격을 입는 사람은 서민이다. 그렇지 않아도 삶이 팍팍한 서민가계는 물가고까지 더해지면 더욱 힘겨워질 수밖에 없다. 물가상승은 실질소득감소-소비위축-투자감퇴-일자리 감소-소득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경제회생에 걸림돌이 될 뿐이다.
정부는 물가경고를 결코 가볍게 넘기거나 낙관에 기울어서는 안된다. 착시효과도 경계해야 한다. 하반기 경제운영계획에 물가와 성장, 수출 등을 고루 살피는 균형과 조화의 정책이 담겨야 한다. 어려워지는 서민생활을 감싸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김진동 객원 논설위원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물가는 걱정 없는가. 수출이 둔화되고 성장률이 마이너스 행진을 계속할 전망인 가운데 물가마저 불안하면 서민경제는 기댈 곳이 없어진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진정되어가고 국내 경기도 미약하나마 회복세를 타고 있는 상황에서 물가불안 우려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다. 다행히 지금까지는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달보다 2.7% 상승했다. 지난 2007년 9월 이후 20개월만에 2%대로 떨어졌다. 석달 연속 둔화세를 나타냈다.
그동안 물가 걱정을 덜 수 있었던 것은 경기하강과 환율하락 덕이었다. 경기가 워낙 좋지 않으니 물가가 오를 리가 없고 환율이 떨어져서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인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의 상승을 상쇄했다. 기저효과도 톡톡히 봤다. 지난해 5월 곡물과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소비자물가가 4.9% 치솟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 때문에 물가상승세가 둔화된 것으로 보였던 것이다. 일종의 착시현상이나 다름없다.
대중교통 요금 등 인상 시작, 식탁물가도 꿈틀
정부 당국자는 “생활물가도 공급 측면에서 일시적 충격효과가 해소되면서 하향 안정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전면적인 물가수준은 연간 기준으로 2%대 후반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나치게 낙관적이다. 비관보다는 낫지만 현실감이 떨어진 낙관은 정책 오류를 낳을 수 있기 때문에 경계하지 않으면 안된다.
더구나 물가 주변 상황은 변화하고 있다. 물가를 압박할 새로운 내외 요인들이 불거져 나오고 있다. 경기동향이 물가엔 부정적이다. 아직은 온기에 불과하지만 경기가 살아나고 본격적인 상승국면을 타게 되면 물가는 어쩔 수 없이 불안해지게 된다. 불황으로 숨죽였던 수요가 살아나서 물가를 자극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시중에 떠돌고 있는 800조원이 넘는 유동성도 물가에는 위협적인 변수다. 이 엄청난 돈이 부동산으로 흘러들 경우 투기와 거품을 일으키고 부동산 가격상승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대중교통요금과 공공요금은 이미 오르기 시작했다. 또 줄줄이 인상 대기중이다. 서울 인천지역 택시요금이 올랐고 경기도 택시요금도 8월부터 15%나 오를 전망이다. 서울시가 도시가스요금을 올린 데 이어 전기요금도 곧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식탁물가도 꿈틀대고 있다. 닭고기는 1년 전에 비해 53%나 급등했다. 배추값도 1년 사이에 3배나 폭등했다. 양파 명태 고등어 등 농수축산물의 상승폭이 가파르다. 서민가계를 짓누르고 있는 것이다.
휘발유 값도 계속 오르고 있다.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값은 리터당 1550원으로 연초 대비 252원 정도 올랐다. 원유값이 내리고 환율도 하락했는데 무슨 이유로 기름값은 오르는지 국민들은 의아해한다.
설상가상으로 국제 원자재가격이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70달러에 육박했다. 내림세를 타던 유가가 7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기가 풀리면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폭등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원자재 가격의 상승은 국내 물가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한동안 환율하락이 수입물가에 안전판 역할을 했으나 그도 더는 기대하기 어렵다.
어려워지는 서민생활 감싸안는 리더십 필요
물가는 한번 오르면 다시 내려가지 않는 하방경직성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상승요인의 싹을 자르고 초반에 잡지 않으면 안된다. 물가정책도 상승요인 해소에 초점이 맞춰져야 하는 것이다.
물가가 오르면 가장 타격을 입는 사람은 서민이다. 그렇지 않아도 삶이 팍팍한 서민가계는 물가고까지 더해지면 더욱 힘겨워질 수밖에 없다. 물가상승은 실질소득감소-소비위축-투자감퇴-일자리 감소-소득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경제회생에 걸림돌이 될 뿐이다.
정부는 물가경고를 결코 가볍게 넘기거나 낙관에 기울어서는 안된다. 착시효과도 경계해야 한다. 하반기 경제운영계획에 물가와 성장, 수출 등을 고루 살피는 균형과 조화의 정책이 담겨야 한다. 어려워지는 서민생활을 감싸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김진동 객원 논설위원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