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 대기업 현금 확보 총력전
최근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했거나 일시 유예된 대기업들이 유동성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계열사나 부동산을 매각하는가 하면 새로운 투자자를 물색하는 등 그동안 제기돼왔던 유동성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두산, 특수목적회사 설립해 계열사 지분 매각
두산그룹은 3일 (주)두산과 두산인프라코어가 보유하고 있는 3개 계열사와 한국우주항공산업(KAI) 지분 전량을 새로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매각 대상은 방위산업체인 두산DST와 버커킹 등 프랜차이즈를 운용하고 있는 SRS코리아, 병마개 제조업체인 삼화왕관 등 계열사 3곳과 두산인프라코어가 보유하고 있는 KAI 지분 20.54%다.
이들 지분은 (주)두산이 새로 설립한 투자목적회사 DIP홀딩스와 재무투자자인 미래에셋 사모투자펀드(PEF), IMM프라이빗 에쿼티가 참여한 오딘 홀딩스에 각각 51대 49의 비율로 인수된다.
경기 위축으로 계열사 매각이 여의치 않자 자체적으로 SPC를 설립, 사모펀드와 손잡고 경영권은 유지한 채 일부 지부만 매각함으로써 자금을 확보하겠다는 것.
(주)두산은 DIP홀딩스에 2800억원, 재무투자자들은 오딘 홀딩스에 2700억원을 각각 출자한다. (주)두산의 경우 삼화왕관과 SRS코리아 매각대금 1500억원을 돌려받기 때문에 순출자액은 1300억원이 된다. DIP홀딩스와 오딘 홀딩스는 이 출자금에 차입금을 더해 3개 계열사와 KAI 지분을 인수할 예정이다.
이같은 매각 방식은 두산의 경영능력과 재무투자자들의 투자능력이 결합돼 투자회사의 가치증대를 공유할 수 있어 서로에게 ‘윈윈’이 되는 구조조정 모델이라는 게 두산측 설명이다. 실제 두산으로서는 계열사 헐값 매각을 피하고, 향후 투자회사 매각시 우선매수권을 부여 받기 때문에 경영 안정성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또 투자자로서도 투자 위험성을 대폭 줄였다.
두산이 이처럼 새로운 매각방식을 도입한 것은 선제적으로 구조조정을 마무리해 핵심사업에 경영역량을 집중하고 경기회복기에 대비한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하기 위해서다. 두산은 미국 건설중장비 업체인 밥캣 인수 이후 급속한 세계 경기침체로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돼왔으며 최근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 약정 협상에서도 일시 유예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의 이번 계열사 및 KAI 지분 매각은 이같은 우려의 시각을 불식시키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실제 두산은 지난해말과 연초 테크팩과 주류부문을 매각한데 이어 이번에 3개 계열사와 KAI 지분까지 정리함으로써 총 1조7000억원의 유동성을 보유하게 됐다. 특히 두산인프라코어는 두산 DST와 KAI 지분을 각각 4400억원과 1900억원에 매각함에 따라 630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여기에 신규로 유입되는 자금을 더해 밥캣 인수 과정에서 채권단과 대출계약을 맺은 두산인프라코어 인터내셔널(DII))에 7억2000만달러를 출자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지난해 8월 이사회에서 결의한 10억달러 증자를 모두 실행하게 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이를 통해 그동안 제기돼온 유동성 불안 우려를 완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호, 대우건설 새 투자자 유치 눈앞 =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건설의 새로운 투자자 찾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호아시아나는 2006년 대우건설 인수 당시 재무투자자를 유치하면서 올해 말까지 대우건설 주가가 3만1500원을 밑돌면 차액을 보전해주기로 풋백옵션 계약을 맺은 바 있다. 현재 대우건설 주가가 1만3000원대에 머물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4조원의 현금이 필요한 셈이다. 이 때문에 금호아시아나는 지속적인 유동성 위기설에 시달려야 했다. 금호아시아나는 오는 7월말까지 새로운 투자자를 유치하지 못하면 산업은행 구조조정 사모펀드에 대우건설을 매각하기로 약정을 맺은 상태다.
하지만 금호아시아나는 대우건설을 재매각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이미 새로운 투자자 물색 작업을 마쳤으며, 투자 의향이 있는 곳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7월말까지는 협상을 마무리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는 이와 함께 금호생명 매각 작업도 지속하는 한편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잇단 인수합병에 따른 후유증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대한전선도 유동성 확보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에는 서울 사옥을 950억원에 매각했고, 올 4월에는 우선주 발행을 통한 유상증자로 1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또 지난달에는 계열사인 대한ST 지분 65.1%를 포스코에 매각하기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저수익사업인 동통신사업설비를 계열사인 알덱스에 현물 출자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35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대한전선은 하반기에도 트라이브랜즈, 한국렌탈 등 비주력 계열사 매각과 부동산 개발 투자금 환수 등을 통해 총 1조원 가량의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동부그룹이 진행해오고 있는 동부메탈 매각작업도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동부그룹은 2002년 아남반도체를 인수하고 충북 음성 공장을 신축하는 등 반도체사업에 1조2000억원을 투자했으나 반도체 경기 악화로 자금난에 처하자 알짜회사인 동부메탈을 산업은행에 매각하기로 한 바 있다. 현재 실사작업은 끝났으며 마지막 가격산정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동부그룹은 이에 앞서 동부하이텍이 보유한 동부저축은행 지분 20%를 동부증권에 매각했다.
동양그룹은 조만간 동양생명의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할 예정이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8월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상장을 미뤄왔으며 올초 5~6월경 다시 상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운바 있다. 이번 동양생명의 상장 추진은 이같은 계획에 따른 것이지만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동양메이저가 보유중인 동양생명 지분을 매각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하이닉스반도체는 지난달 중국 강소성 무석시에 무석산업발전집단유한공사와 합작사를 설립하고 후공정 시설을 3억달러에 매각했다. 매각 대금은 하반기부터 단계적으로 유입될 예정이다. 하이닉스는 이외에도 미국 오리건주의 유진 공장과 용인 마북리 연수원, 이천 M7공장, 청주 M9 공장, 원당야구장 등도 추가로 매각해 2011년까지 1조3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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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했거나 일시 유예된 대기업들이 유동성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계열사나 부동산을 매각하는가 하면 새로운 투자자를 물색하는 등 그동안 제기돼왔던 유동성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두산, 특수목적회사 설립해 계열사 지분 매각
두산그룹은 3일 (주)두산과 두산인프라코어가 보유하고 있는 3개 계열사와 한국우주항공산업(KAI) 지분 전량을 새로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매각 대상은 방위산업체인 두산DST와 버커킹 등 프랜차이즈를 운용하고 있는 SRS코리아, 병마개 제조업체인 삼화왕관 등 계열사 3곳과 두산인프라코어가 보유하고 있는 KAI 지분 20.54%다.
이들 지분은 (주)두산이 새로 설립한 투자목적회사 DIP홀딩스와 재무투자자인 미래에셋 사모투자펀드(PEF), IMM프라이빗 에쿼티가 참여한 오딘 홀딩스에 각각 51대 49의 비율로 인수된다.
경기 위축으로 계열사 매각이 여의치 않자 자체적으로 SPC를 설립, 사모펀드와 손잡고 경영권은 유지한 채 일부 지부만 매각함으로써 자금을 확보하겠다는 것.
(주)두산은 DIP홀딩스에 2800억원, 재무투자자들은 오딘 홀딩스에 2700억원을 각각 출자한다. (주)두산의 경우 삼화왕관과 SRS코리아 매각대금 1500억원을 돌려받기 때문에 순출자액은 1300억원이 된다. DIP홀딩스와 오딘 홀딩스는 이 출자금에 차입금을 더해 3개 계열사와 KAI 지분을 인수할 예정이다.
이같은 매각 방식은 두산의 경영능력과 재무투자자들의 투자능력이 결합돼 투자회사의 가치증대를 공유할 수 있어 서로에게 ‘윈윈’이 되는 구조조정 모델이라는 게 두산측 설명이다. 실제 두산으로서는 계열사 헐값 매각을 피하고, 향후 투자회사 매각시 우선매수권을 부여 받기 때문에 경영 안정성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또 투자자로서도 투자 위험성을 대폭 줄였다.
두산이 이처럼 새로운 매각방식을 도입한 것은 선제적으로 구조조정을 마무리해 핵심사업에 경영역량을 집중하고 경기회복기에 대비한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하기 위해서다. 두산은 미국 건설중장비 업체인 밥캣 인수 이후 급속한 세계 경기침체로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돼왔으며 최근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 약정 협상에서도 일시 유예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의 이번 계열사 및 KAI 지분 매각은 이같은 우려의 시각을 불식시키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실제 두산은 지난해말과 연초 테크팩과 주류부문을 매각한데 이어 이번에 3개 계열사와 KAI 지분까지 정리함으로써 총 1조7000억원의 유동성을 보유하게 됐다. 특히 두산인프라코어는 두산 DST와 KAI 지분을 각각 4400억원과 1900억원에 매각함에 따라 630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여기에 신규로 유입되는 자금을 더해 밥캣 인수 과정에서 채권단과 대출계약을 맺은 두산인프라코어 인터내셔널(DII))에 7억2000만달러를 출자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지난해 8월 이사회에서 결의한 10억달러 증자를 모두 실행하게 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이를 통해 그동안 제기돼온 유동성 불안 우려를 완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호, 대우건설 새 투자자 유치 눈앞 =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건설의 새로운 투자자 찾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호아시아나는 2006년 대우건설 인수 당시 재무투자자를 유치하면서 올해 말까지 대우건설 주가가 3만1500원을 밑돌면 차액을 보전해주기로 풋백옵션 계약을 맺은 바 있다. 현재 대우건설 주가가 1만3000원대에 머물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4조원의 현금이 필요한 셈이다. 이 때문에 금호아시아나는 지속적인 유동성 위기설에 시달려야 했다. 금호아시아나는 오는 7월말까지 새로운 투자자를 유치하지 못하면 산업은행 구조조정 사모펀드에 대우건설을 매각하기로 약정을 맺은 상태다.
하지만 금호아시아나는 대우건설을 재매각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이미 새로운 투자자 물색 작업을 마쳤으며, 투자 의향이 있는 곳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7월말까지는 협상을 마무리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는 이와 함께 금호생명 매각 작업도 지속하는 한편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잇단 인수합병에 따른 후유증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대한전선도 유동성 확보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에는 서울 사옥을 950억원에 매각했고, 올 4월에는 우선주 발행을 통한 유상증자로 1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또 지난달에는 계열사인 대한ST 지분 65.1%를 포스코에 매각하기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저수익사업인 동통신사업설비를 계열사인 알덱스에 현물 출자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35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대한전선은 하반기에도 트라이브랜즈, 한국렌탈 등 비주력 계열사 매각과 부동산 개발 투자금 환수 등을 통해 총 1조원 가량의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동부그룹이 진행해오고 있는 동부메탈 매각작업도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동부그룹은 2002년 아남반도체를 인수하고 충북 음성 공장을 신축하는 등 반도체사업에 1조2000억원을 투자했으나 반도체 경기 악화로 자금난에 처하자 알짜회사인 동부메탈을 산업은행에 매각하기로 한 바 있다. 현재 실사작업은 끝났으며 마지막 가격산정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동부그룹은 이에 앞서 동부하이텍이 보유한 동부저축은행 지분 20%를 동부증권에 매각했다.
동양그룹은 조만간 동양생명의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할 예정이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8월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상장을 미뤄왔으며 올초 5~6월경 다시 상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운바 있다. 이번 동양생명의 상장 추진은 이같은 계획에 따른 것이지만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동양메이저가 보유중인 동양생명 지분을 매각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하이닉스반도체는 지난달 중국 강소성 무석시에 무석산업발전집단유한공사와 합작사를 설립하고 후공정 시설을 3억달러에 매각했다. 매각 대금은 하반기부터 단계적으로 유입될 예정이다. 하이닉스는 이외에도 미국 오리건주의 유진 공장과 용인 마북리 연수원, 이천 M7공장, 청주 M9 공장, 원당야구장 등도 추가로 매각해 2011년까지 1조3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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