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의 전통적인 비수기인 7~8월에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서 잇따라 신규 분양이 이어진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7월과 8월 사이에 수도권에서 2만7000가구가 공급되며 이중 일반분양은 1만2000가구가 넘는다.
여름 휴가철인데다가 주택수요가 크지 않은 시기에 건설사들의 분양이 이어져 비수기라는 단어를 무색하게 만든다.
◆상반기 미룬 사업 7~8월에 = 종전까지 7~8월은 재건축이나 재개발 사업이 주류를 이뤄왔다. 일반분양 물량이 많지 않아 건설사의 부담이 크지 않고 사업연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 여름철은 인천 송도와 청라지구, 남양주, 김포한강신도시 등 택지개발이나 뉴타운사업이 많다.
양지영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여름휴가 후 바로 추석연휴가 오는 점, 추석 후 바로 동절기에 들어가는 이유 때문에 여름철 분양이 이어질 것”이라며 “7~8월 여름휴가철이나 겨울철이 비수기라는 ‘룰’이 깨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비수기에 신규공급이 이어지는 것은 최근 수도권의 주택경기 호조와 맞물려 있다.
A건설사 관계자는 “시공사는 물론 시행사들도 송도와 청라지구의 청약열기 고조 바람을 타기 위해 서두른 감이 있다”며 “현재 분위기라면 100% 청약이나 계약이 안 되더라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다”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7~8월에는 인천 송도신도시와 영종하늘신도시, 청라지구, 김포한강신도시 등의 택지개발 물량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올 상반기 수도권을 휩쓴 청약열기를 이어가자는 업계 분위기가 반영된 것이다.
더욱이 올해 상반기에 예정했던 사업들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건설사들의 고민도 7~8월 비수기 분양의 원인이다. 지난해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경기 침체는 신규분양 시장 침체로 이어졌다. 더 이상 미룰 경우 기업 자체적으로 무리가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뒤늦은 분양에 나섰다는 것이다.
◆지방 신규시장은 침묵 =
그러나 경제 상황이 한치 앞을 볼 수 없다는 점에서 7~8월 분양이 예정대로 이뤄지지 못할 수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됐다.
정태희 부동산써브 연구원은 “올해 예정된 분양 물량 중 상반기가 워낙에 적기 때문에 7~8월에 집중됐다”며 “경기상황과 업체 사정에 따라 이마저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재건축 사업의 일반물량이 연기될 가능성도 크다. 재건축 및 재개발 단지의 임대주택 물량과 관련한 서울시 조례가 결정되지 않아 7~8월 예정된 재건축 및 재개발 단지의 일반분양이 9월 이후로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
SH공사와 대한주택공사가 서울과 경기권에 공급하는 장기전세시프트와 국민임대주택도 2만가구가 넘는다. 최근 인기를 끄는 장기임대 열풍도 건설사의 신규청약의 복병이 될 수 있다.
특히 지방 사정은 여의치 않다. 주공을 제외하고 지방에 신규 공급은 찾아보기 힘들다. 민간건설사의 지방 분양은 대부분 연기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이 울산 동구 일산2지구에 991가구를 공급키로 한 계획이 연기됐고, 현대건설이 경남 거제시에 713가구를 분양할 계획을 9월로 미뤘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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