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의 유례없는 침체 속에서 중국은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2분기 10.1%에서 4분기 6.8%, 올해 1분기에 6.1%로 가파른 하락세를 나타내기는 했으나 여전히 가장 높은 수준이다.
수출부진과 소비둔화를 투자호조가 상쇄하는 형국이다. 수출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5월까지 7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으며 그 폭도 확대되고 있다. 신화통신의 11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해관은 5월 수출액이 887억6000만달러로 지난해 동월보다 26.4% 하락, 7개월째 감소세를 보였다. 이는 4월의 22.6%와 시장 전망치 23.1%보다 높은 것이다.
중국 수출이 7개월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상하이만 신 양샨 심해항 컨테이너부두 컨테이너 옆을 통과하는 한 트럭 사진 연합뉴스
지난 몇 년간 꾸준히 상승세를 보여온 소비도 지난해 3분기 이후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다. 소매판매액은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3.2% 성장했으나 4분기에는 20.6%로, 그리고 올해 1~4월에는 15.0%로 둔화되는 추세이다.
반면 고정자산투자의 증가율은 올해 들어 오히려 전년 수준을 웃돌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과 발전개혁위원회는 1~5월 도시고정자산투자가 5조3520억위안(약 990조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2.9% 증가했다고 11일 밝혔다. 산업별로는 1차산업 915억위안, 2차산업 2조3042억위안, 3차산업 2조9564억위안으로 각각 79.7%, 29.1%, 34.9% 늘어났다.
1~4월 중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무려 30.5%로서 지난해 4분기의 25.5%를 크게 상회했다. 1~4월 중 고정자산투자의 20%를 차지하는 부동산개발투자의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4.9%에 그쳤으나, 전체의 43.2%를 차지하는 국유기업 관련 투자는 전년 동기에 비해 39.3%나 증가했다. 정부가 투자를 주도한 결과이다.
수출 감소를 내수로 보완하기 위해 작년 말 이후 4조위안 규모의 내수부양책을 진행함과 동시에 올해 들어서만 신규대출을 통해 6조위안의 자금을 시중에 풀면서 내수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내수부양자금 중 중앙정부 투자금 9700억위안의 60% 가량을 지난달까지 집행했다.
이에 따라 실물 경기에 앞서 움직이는 중국 증권시장과 부동산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통계국은 5월 베이징, 상하이, 항저우 등 70개 중대형 도시의 주택판매가격이 전달에 비해 0.6% 올라 전월 대비로 3개월 연속 상승했으며 상승폭도 4월에 비해 0.2%포인트 확대됐다고 이날 밝혔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작년 말 1814.75에서 전날 2816.25로 올해 들어서만 55.18% 급등했으며 연말 3500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소비심리가 개선되면서 자동차 판매도 급증세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의 5월 자동차 판매량은 111만9700대로 작년 동월보다 34.02% 증가, 3개월 연속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했다. 이로써 1~5월 중국 자동차 판매량은 495만6800대로 작년 동기 대비 14.29% 늘었다.
대외경제 악화로 수출이 줄고 있지만 수입도 같이 줄어 무역흑자는 계속 쌓여가고 있다. 중국은 5월 133억9000만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 1월부터 5월까지 무역흑자가 총 887억9000만달러에 달하며 향후 경제발전을 위한 충분한 재원을 마련해두고 있다.
이런 지표로 볼 때 중국 경제는 1분기를 저점으로 V자형 회복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4월 KOTRA에서 재중 한국 기업 105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의 절반 이상이 “중국 경제의 실물경제 회복이 이미 시작되었다”고 응답한 바 있다.
최근 들어서는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크레디리요네증권(CLSA), UBS 등의 증권사들이 당초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을 5~6%수준으로 예상했다가7~8% 수준으로 상향조정하기도 했다.
김기수 기자 k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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