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2007년 6월 11일 시민들의 주택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 야심차게 내놓은 시프트(Shift·장기전세주택)가 2년만에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주택이 소유의 개념에서 실용의 개념으로, 사는(buy) 것에서 사는(live) 곳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기존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소형아파트 위주의 영구임대주택이나 국민임대주택과 달리 시프트는 중·소형에서 대형까지 다양한 규모의 주택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고 있어 인기를 얻고 있다.
내일신문은 시프트가 가져온 주택에 대한 인식전환과 실제 거주하는 주민들의 반응,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심층 분석하고자 한다.
서울시 장기전세주택(시프트·SHift)이 2007년 4월 30일 처음 선을 보인지 2년이 훌쩍 지났다. 그해 6월 11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시프트’를 장기전세주택의 브랜드로 선포해 민관이 인정하는 히트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주택에 대한 소유개념 보다는 실용의 개념으로 인식을 전환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집 없는 설움을 겪어본 시민들은 ‘주택은 소유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마련이다. 당연히 아파트 평수가 얼마나 되는지, 자가인지, 전세인지 등에 많은 관심을 갖기 마련이다. 전세인 경우 2년마다 한번씩 재계약을 해야 하는 월급쟁이들은 전세금을 올려주지 못하면 점점 조건이 나쁜 곳으로 이사를 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게 된다. 더욱 주택에 대한 소유개념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주택에 대한 소유개념을 실용의 개념으로 전환시키는데 시프트가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시프트는 20년간 같은 아파트에서 살 수 있기 때문에 소유하지는 않지만 내집과 같은 효과를 준다. 주택은 ‘사는(buy) 것’이 아닌 ‘사는(live)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안정된 거주에 대한 희망
특히 시프트는 임대주택의 개념을 바꿔 놓았다. 기존 국가가 운영하는 임대주택은 가난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졌지만 시프트는 중산층 서울시민의 새로운 주거유형으로 인식되고 있다. 단지 내 혼재된 배치유형으로 사회계층통합에 도움을 준다.
시프트는 20년간 안심하고 거주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시프트는 입주 당시 조건만 유지한다면 2년에 한 번씩 SH공사와 재계약을 통해 최대 10회까지 연장이 가능하다. 무주택 서울시민에게 내 집 없는 설움 대신 안정적인 거주에 대한 희망을 안겨주고 있는 것이다.
주변 전세시세 80% 이하
무주택 서민들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격을 최대한 낮췄다. 청약 모집공고 직전 주변 전세시세를 조사해 80% 이하 가격을 보장한다. 매매시세를 기준으로 하면 약 30% 수준의 낮은 가격으로 20년간 실질적인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
예를 들면 2007년 5월 강서구 발산지구 59㎡(이하 전용면적 기준) 전세금액이 8800만원으로 주변 시세의 52%에 불과하다. 같은 달 공급한 송파구 장지지구 59㎡ 전세금액도 1억545만원으로 주변 전세시세의 67% 수준이다. 올해 3월 공급한 서초구 래미안서초스위트 59㎡은 주변 전세시세의 60% 수준인 1억7000만원에 공급했다.
2년마다 시프트 전세 재계약이 있지만 부담을 느낄 필요가 없다. 아무리 주변 전세시세가 폭등해도 주택 임대차 보호법과 동법 시행령에 따라 전세보증금 인상을 매년 5% 이내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품질은 일반 분양주택과 동일
저렴한 공급가격에 시프트의 품질에 대해 의구심을 품을 수 있다. 그러나 시프트는 일반 분양주택과 동일한 건설사가 동일한 방법으로 설계부터 시공과 마감까지 책임진다. 내부 마감재와 인테리어도 일반 분양주택과 똑같다.
시프트는 SH공사가 직접 택지를 개발해서 공급하는 ‘건설형시프트’와 재건축단지 일부를 매입해 공급하는 ‘재건축매입형’으로 나뉜다. 재건축매입형의 경우 같은 단지 안에 일반 분양주택과 혼재돼 있는 것이다. 입주 뒤에는 SH공사가 불편함이 없도록 시설물을 유지하고 관리한다.
시프트 평균 경쟁률 10.9대1
이로 인해 시프트는 서울시민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2007년 4월 30일 첫 공급된 시프트에서 9.2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2월 올해 처음 공급된 시프트에서 ‘관악청광플러스원’ 59㎡는 무려 156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미분양이 넘쳐나는 일반 분양시장과 부동산업계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지난 해 12월 공급된 마곡푸르지오 84㎡가 108대 1을 기록함으로써 100대 1 시대를 처음으로 열었다.
이어 공급된 ‘서울숲아이파크’ 84㎡와 ‘강서센트레빌3차’ 84㎡는 각각 110대1과 100대1을 기록함으로써 본격적인 시프트 입주 전쟁을 예고했다.
시프트 경쟁률은 현재까지 총 5217세대가 공급돼 평균 10.9대 1을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시프트 인기는 ‘역세권 새 아파트를 20년 동안 저렴한 가격에 거주할 수 있다’는 말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2018년까지 11만2천세대 공급
올해 말까지 총 공급되는 시프트는 약 8000세대이다. 서울시는 내년부터 공급량은 획기적으로 늘릴 예정이다.
해마다 1만 세대 이상으로 공급량을 확대해 오는 2018년까지 총 11만2000세대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SH공사가 직접 2만8500세대를 짓고 재건축매입으로 1만7500세대를 공급한다. 또한 역세권 1차 1만세대, 역세권 1차 4만3000세대와 준공업지역 및 재개발, 재건축 1만3000가구 등을 통해 물량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계획은 관련법규 개정을 통해 더욱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서울시는 지난 달 국토해양부 경기도 인천시와 주택정책협의회를 열어 역세권 시프트 공급을 주택법과 건축법 외에 도시환경정비사업으로도 가능하게 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지난 2월에 개정된 주택법에 의해 사업주체에게 역세권의 용적률을 완화해 주는 대신 늘어난 용적률의 일부를 장기전세주택으로 공급한다는 계획은 공급량 확대에 한계를 갖고 있었다. 이 규정은 특정 사업자가 토지를 100% 매입한 다음 주택법에 의한 사업승인과 건축법에 의한 건축허가를 받을 때만 적용돼 활발한 사업 추진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그러나 앞으로 도시환경정비사업이 적용되면 토지나 건물 소유주들이 조합을 구성해 하나의 사업주체가 될 수 있어 시프트 공급은 빠르게 확대될 전망이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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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은 시프트가 가져온 주택에 대한 인식전환과 실제 거주하는 주민들의 반응,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심층 분석하고자 한다.
서울시 장기전세주택(시프트·SHift)이 2007년 4월 30일 처음 선을 보인지 2년이 훌쩍 지났다. 그해 6월 11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시프트’를 장기전세주택의 브랜드로 선포해 민관이 인정하는 히트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주택에 대한 소유개념 보다는 실용의 개념으로 인식을 전환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집 없는 설움을 겪어본 시민들은 ‘주택은 소유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마련이다. 당연히 아파트 평수가 얼마나 되는지, 자가인지, 전세인지 등에 많은 관심을 갖기 마련이다. 전세인 경우 2년마다 한번씩 재계약을 해야 하는 월급쟁이들은 전세금을 올려주지 못하면 점점 조건이 나쁜 곳으로 이사를 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게 된다. 더욱 주택에 대한 소유개념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주택에 대한 소유개념을 실용의 개념으로 전환시키는데 시프트가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시프트는 20년간 같은 아파트에서 살 수 있기 때문에 소유하지는 않지만 내집과 같은 효과를 준다. 주택은 ‘사는(buy) 것’이 아닌 ‘사는(live)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안정된 거주에 대한 희망
특히 시프트는 임대주택의 개념을 바꿔 놓았다. 기존 국가가 운영하는 임대주택은 가난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졌지만 시프트는 중산층 서울시민의 새로운 주거유형으로 인식되고 있다. 단지 내 혼재된 배치유형으로 사회계층통합에 도움을 준다.
시프트는 20년간 안심하고 거주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시프트는 입주 당시 조건만 유지한다면 2년에 한 번씩 SH공사와 재계약을 통해 최대 10회까지 연장이 가능하다. 무주택 서울시민에게 내 집 없는 설움 대신 안정적인 거주에 대한 희망을 안겨주고 있는 것이다.
주변 전세시세 80% 이하
무주택 서민들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격을 최대한 낮췄다. 청약 모집공고 직전 주변 전세시세를 조사해 80% 이하 가격을 보장한다. 매매시세를 기준으로 하면 약 30% 수준의 낮은 가격으로 20년간 실질적인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
예를 들면 2007년 5월 강서구 발산지구 59㎡(이하 전용면적 기준) 전세금액이 8800만원으로 주변 시세의 52%에 불과하다. 같은 달 공급한 송파구 장지지구 59㎡ 전세금액도 1억545만원으로 주변 전세시세의 67% 수준이다. 올해 3월 공급한 서초구 래미안서초스위트 59㎡은 주변 전세시세의 60% 수준인 1억7000만원에 공급했다.
2년마다 시프트 전세 재계약이 있지만 부담을 느낄 필요가 없다. 아무리 주변 전세시세가 폭등해도 주택 임대차 보호법과 동법 시행령에 따라 전세보증금 인상을 매년 5% 이내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품질은 일반 분양주택과 동일
저렴한 공급가격에 시프트의 품질에 대해 의구심을 품을 수 있다. 그러나 시프트는 일반 분양주택과 동일한 건설사가 동일한 방법으로 설계부터 시공과 마감까지 책임진다. 내부 마감재와 인테리어도 일반 분양주택과 똑같다.
시프트는 SH공사가 직접 택지를 개발해서 공급하는 ‘건설형시프트’와 재건축단지 일부를 매입해 공급하는 ‘재건축매입형’으로 나뉜다. 재건축매입형의 경우 같은 단지 안에 일반 분양주택과 혼재돼 있는 것이다. 입주 뒤에는 SH공사가 불편함이 없도록 시설물을 유지하고 관리한다.
시프트 평균 경쟁률 10.9대1
이로 인해 시프트는 서울시민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2007년 4월 30일 첫 공급된 시프트에서 9.2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2월 올해 처음 공급된 시프트에서 ‘관악청광플러스원’ 59㎡는 무려 156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미분양이 넘쳐나는 일반 분양시장과 부동산업계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지난 해 12월 공급된 마곡푸르지오 84㎡가 108대 1을 기록함으로써 100대 1 시대를 처음으로 열었다.
이어 공급된 ‘서울숲아이파크’ 84㎡와 ‘강서센트레빌3차’ 84㎡는 각각 110대1과 100대1을 기록함으로써 본격적인 시프트 입주 전쟁을 예고했다.
시프트 경쟁률은 현재까지 총 5217세대가 공급돼 평균 10.9대 1을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시프트 인기는 ‘역세권 새 아파트를 20년 동안 저렴한 가격에 거주할 수 있다’는 말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2018년까지 11만2천세대 공급
올해 말까지 총 공급되는 시프트는 약 8000세대이다. 서울시는 내년부터 공급량은 획기적으로 늘릴 예정이다.
해마다 1만 세대 이상으로 공급량을 확대해 오는 2018년까지 총 11만2000세대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SH공사가 직접 2만8500세대를 짓고 재건축매입으로 1만7500세대를 공급한다. 또한 역세권 1차 1만세대, 역세권 1차 4만3000세대와 준공업지역 및 재개발, 재건축 1만3000가구 등을 통해 물량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계획은 관련법규 개정을 통해 더욱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서울시는 지난 달 국토해양부 경기도 인천시와 주택정책협의회를 열어 역세권 시프트 공급을 주택법과 건축법 외에 도시환경정비사업으로도 가능하게 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지난 2월에 개정된 주택법에 의해 사업주체에게 역세권의 용적률을 완화해 주는 대신 늘어난 용적률의 일부를 장기전세주택으로 공급한다는 계획은 공급량 확대에 한계를 갖고 있었다. 이 규정은 특정 사업자가 토지를 100% 매입한 다음 주택법에 의한 사업승인과 건축법에 의한 건축허가를 받을 때만 적용돼 활발한 사업 추진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그러나 앞으로 도시환경정비사업이 적용되면 토지나 건물 소유주들이 조합을 구성해 하나의 사업주체가 될 수 있어 시프트 공급은 빠르게 확대될 전망이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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