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 91점, 소유흑향의 영어 정복기

“영어책만 보면 가슴이 답답? 나처럼 해봐!”

지역내일 2009-05-28 (수정 2009-05-28 오후 3:00:47)


소유흑향’이라는 블로거가 있다. 하루 방문객이 1만여 명이고, 지금까지 누적 방문객은 900만 명이 넘는다는데, 비결이 뭘까? 바로 영어점수를 14점에서 91점으로 올린 기적(?) 같은 방법을 소개하기 때문이다. 영어를 정복한 지금은 일본어, 스페인어, 중국어까지 섭렵했다는 노경원 씨가 밝힌 비법은 독학. 노씨가 영어책만 보면 가슴이 답답해지고, 무작정 단어 외우기에 지친 학생들에게 전하는 희망!

정말 몰라? many와 much의 차이?
울산의 특성화고등학교인 애니원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노경원(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2)씨가 대학 진학을 결심한 것은 고2 때. 그러나 첫 모의고사에서 영어 점수는 14점, 내신은 8등급으로 나왔다.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 주변에서는 지금부터 노력하면 된다고 위로해줬지만 ‘과연 내 노력으로 가능할까’ 회의가 든 게 사실.
“막상 시작하려 했지만 중학생 수준도 안 되는 영어 실력에 두려움만 앞섰어요. 한 학년 위 선배에게 도움을 청해 기초부터 배우기로 했죠. 차근차근 알려주던 선배가 ‘many people’을 설명할 때 ‘many가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는 제 말에 멍한 표정으로 쳐다보더라고요. 아무리 공부와 담을 쌓았다 해도 한심했을거예요. 하하하.”
시간이 걸리더라도 처음부터 시작하는 수밖에 없었다. 중학교 공부부터 다시 하기로 마음먹은 순간이다.

수능 2년 앞두고 중1 과정부터 다시 시작!
하지만 넉넉지 않은 가정형편에 학원 수강료는 부담이었다. EBS 강좌를 이용해 중1 과정부터 다시 듣기로 했다. 수능이 2년도 남지 않은 시기지만 기초도 없이 수능 문제를 풀 수는 없었다. “중1 영어를 공부할 때는 단어, 독해, 듣기 문제는 배제하고 기초적인 영어 지식을 쌓는 데 몰두했어요. 덕분에 진도가 빨라졌고, 우리말과 어순이 다른 영어가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오더라고요.”
고2 학생이 중1 문제집을 펴놓고 공부하는데 어찌 창피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이를 악물고 덤비니 부끄러움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2007년 여름방학 전 4개월 동안 익힌 공부는 겨우 중학교 과정. 이 실력으로 수능에 맞서기는 어려웠고, 아무리 고민해봐도 영어 단어를 얼마나 더 외워야 하는지 감이 오지 않았다. 인터넷에서 수험생이 많이 본다는 단어장을 검색해 일일이 훑어본 뒤 세 권을 구입했다. 방학 동안에 외울 계획을 세우긴 했지만 막막할 따름이었다. 

그림, 단어 카드, 음성 녹음… 가능한 방법 총동원
그러나 낙심만 하다 시간을 보내기엔 너무 아까웠다. 반복해 쓰고 읽다 보면 우리말처럼 다가오리란 기대감을 안고 나름의 방법을 총동원해 외우기 시작했다. 잘 외워지지 않은 단어는 그림, 단어 카드, 음성 녹음 등을 활용했다.이렇게 여름방학 내내 단어 암기에만 올인하니 상대적으로 문법과 독해는 약했다.
“고민 끝에 학교에서 소문난 영어 1등급 친구에게 조언을 구했어요. 그 친구는 영어 원서로 문법을 공부했는데, 온통 영어로 된 책이 달갑지 않더라고요.”
한데 그 친구가 보던 문법 교재 <English Grammar In Use>를 자세히 살펴보니 체계적으로 문법의 기초를 다질 수 있을뿐더러 쉬운 설명과 상세한 내용이 매력적이었다.

후회하지 않을 만큼, 그대 해봤는가?
고3이 되기 직전 겨울방학에는 공부한 시간과 내용을 모두 기록하기로 했다. 잠깐 음악을 들은 것도 ‘음악 20분’이라고 적었다. 이렇게 시간을 관리해가면서 취약점인 영어를 중점적으로 공부했다. 문장 구조를 파악하기 위해 인터넷으로 <천일문> 강의를 듣고, EBS 영문법 특강을 함께 들었다. 전용 노트 3권을 만들어 뒤쪽에 나와 있는 연습문제의 문법 사항을 노트에 옮겨 공부했다. 가장 점수가 나오지 않던 듣기는 중점적으로 공략했다. 강의 내용을 담은 MP3 파일을 반복해 듣고, EBS 영어 관련 라디오를 지속적으로 청취하면서 듣기 오답을 줄여나갔다. 외국어 기출 문제를 모조리 내려받아 풀고, 유명한 인터넷 강의 사이트를 돌며 틀리는 문제를 집중적으로 공부했다. 아울러 언어와 사회탐구, 수리 영역도 무료 사이트를 활용, 비중을 늘려가며 공부했음은 물론이다.
그렇게 고3이 되고, 3월 첫 모의고사. 32점, 6등급이던 점수는 52점, 65점, 마지막 모의고사 때는 91점 2등급을 받았다.
“공부요? 오로지 자신과 싸움이라고 생각해요. 그 힘겨운 시기를 잘 견디면 노력의 몇 배에 해당하는 선물을 받을 수 있답니다.”
최은영 리포터 solcp@hanmail.net
Tip ‘소유흑향’의 영어 단어 암기 비법
? 가벼운 시작, 때로는 고전적인 방법이 최고 - 단어장 만들기
단어장은 약 50장으로 만든다. 상자 2개를 준비해 외운 것과 도저히 외워지지 않는 단어를 분리한다. 외우기에 익숙해지면 분리해놓은 외워지지 않는 단어만 다시 도전한다.
? 환상의 짝꿍! 유추되는 단어끼리 묶기
male(남성)이라는 단어 하나만 외우는 것보다는, female(여성)이라는 단어를 하나 더 외워서, “‘fe’가 들어가니까 여성적인 의미가 되었네?”라고 깨달을 수 있다. 나중에 ‘페미니스트(feminist)’같은 단어를 볼 때도, ‘fe’를 발견하고 ‘여성에 관련된 단어’라는 걸 유추할 수 있다.
? 영어 단어는 영어로 암기
간단한 단어라도 늘 영어화(化)해 머릿속에 상기시켜야 한다. 영작이 가능해 일기도 영어로 쓰는 실력이라면 관계없지만 아직 단어 익히기가 우선이라면 눈으로 ‘해리포터’라고 읽어도 머릿속은 ‘harry potter’라고 쓰는 습관이 중요하다.
? 영어 문장도 무조건 우리말 번역은 금물
영어 문장을 접했을 때 무조건 우리말로 번역하는 것은 금물. 영어를 영어 그대로 받아들인다. 매끄러운 번역은 오히려 부담스럽다. 나열된 단어를 이미지화해 상상하면서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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