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 구조조정 약정체결 9개그룹 자산매각 순항할까

지역내일 2009-06-05
핵심계열사 매각대상서 빼 성과 미지수
경기침체로 장기투자자 나설지도 의문 … 채권단 “약정내용 다시 검증”

대기업 구조조정이 본격 이행단계에 들어섰다. 금호아시아나 동부그룹 등 부채비율이 높고 현금 유동성에 문제가 있다고 진단받은 9개 대기업그룹(주채무계열)이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 약정 체결을 마무리 짓고 자금확보에 나섰지다.
재무구조개선 약정의 골자는 ‘알짜배기’ 보유자산을 팔아 유동성을 확보하라는 것이다. 돈이 되는 것이면 무엇이든 시장에 내놓아 매각대금으로 막대한 부채를 줄이라는 것이지만 해당 대기업과 채권은행들의 시각이 달라 막후 줄다리기가 팽팽했다. 당초 45개 주채무계열 가운데 14곳이 약정체결 대상으로 거론됐으나 11곳으로 줄고, 다시 9곳으로 축소돼 기업 체질개선과 경제 불확실성 해소란 본래 취지가 제대로 살아나겠냐는 의구심이 여전히 남아 있다.

◆해당 대기업-채권은행 시각차 여전 =
경기침체가 지속돼 인수합병(M&A) 시장이 크게 위축돼 있고 시중에 부동자금이 넘쳐나도 장기투자를 꺼리는 분위기가 강해 기업들의 계열사, 부동산 등 자산매각이 계획대로 실현될지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약정 체결의 양 당사자인 9개 주채무계열과 채권은행단의 입장차이도 잠복해 있는 변수다. 기업들은 경기상황이 좋을 때 비싼 값에 사들였던 알짜 계열사를 싼값에 팔면 경기회복 뒤 경쟁력에 흠집이 올 수 있다며 불만을 품고 있고, 채권은행들은 막판까지 버티는 기업들을 압박해 약속을 받아냈지만 기업들이 제출한 자구계획을 토대로 한 것일 뿐 현실성 여부는 다시 검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이번에 체결된 재무구조개선 약정은 또다시 정밀검증을 받아야 할 처지다. 채권은행단의 한 관계자는 “이번 약정 내용은 실사를 통해 실현 가능성을 다시 따져보고 현실성이 떨어지거나 미진한 부분은 수정이 불가피 할 것”이라며 “2~3개월 가량 다시 실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 대우건설 재매각보단 금호생명 매각 =
약정체결 그룹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2006년 인수한 대우건설의 풋옵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을 다시 매각하라고 요구한 게 쟁점이었다. 결국 금호아시아나가 7월 말까지 새로운 재무적 투자자를 유치하되, 실패할 경우 산업은행이 주도하는 사모펀드(PEF)에 대우건설을 매각키로 했다. 하지만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투자 의향이 있는 투자자와 협상이 진행이고 다음 달 말까지는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우건설 재매각은 없을 것이란 자신감을 보였다.
금호아시아나는 이와 함께 금호생명 매각을 적극 추진하고 있고 SOC 관련 지분과 해외 부동산, 주요 계열사 자사주 보유분 일부를 매각할 계획이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도 매각 검토 대상에 포함시켰다.
동부그룹은 동부메탈 매각 작업을 마무리 단계에 올려놓고 있다. 산업은행이 주도하는 사모펀드(PEF)에 팔기로 해 실사작업이 끝났고 마지막 가격협상이 진행 중이다. 동부는 또 동부하이텍의 울산 중화학공장을 매각하고 은행권에서 빌린 신디케이트론 1조2000억원도 상환 시기를 앞당기로 했다. 동부하이텍이 보유했던 동부저축은행 지분 20%는 이미 동부증권에 매각했다.
애경그룹은 수도권의 나대지 및 부동산, 구로애경백화점 등을 매각해 금융권 차입금을 상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외환은행이 주채권은행인 하이닉스반도체는 지난달 중국 강소성 무석시에 무석산업발전집단유한공사와 합작사를 설립하고 후공정시설을 3억달러에 팔았다. 매각대금이 하반기부터 단계적으로 들어온다. 이외에도 미국 오리건주의 유진 공장, 용인 마북리 연수원, 이천 M7공장과 청주 M9공장, 원당야구장 등도 매각해 2011년까지 1조3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GM대우는 미국 GM본사의 파산보호 신청 뒤 새로 출발할 ‘뉴GM’에 편입됐지만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으로부터 1조원에 이르는 자금지원을 받아야 할 처지다. 산은은 GM대우가 하이브리드카나 저연비 소형자 등 경쟁력을 갖춘 차종의 핵심 생산기지로 자리매김한다는 구체적인 보장을 GM본사에 요구하고 있어 유동성 지원 여부는 7~8월쯤 결론이 날 전망이다.

◆동양 “동양생명 상장 외 추가조치 없다” =
동양그룹은 그룹 내 비중이 80%인 동양생명, 동양종금 등 금융계열은 괜찮지만 레미콘 판매업체인 동양메이저의 높은 부채비율이 문제가 됐다. 동양그룹은 동양생명을 상장해 지분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현금을 마련키로 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동양생명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동양메이저가 100% 출자한 계열사 동양캐피탈이 가지고 있는 동양생명 지분을 처분해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동양생명은 작년 8월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 상장이 미뤄졌었다.
이외의 다른 조치는 추진할 생각이 없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동양메이저도 건설경기가 회복되면 경영여건이 자연스럽게 호전될 것으로 본다”면서 “계열사 매각 등의 추가조치는 전혀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잇따른 인수합병 후유증으로 자금난에 빠진 대한전선은 최근 35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작년 말 서울 사옥을 950억원에 매각했고, 지난 4월에는 우선주 발행을 통한 유상증자로 1000억원의 자금을 마련했다. 5월엔 계열사인 대한ST 지분 65.1%를 포스코에 매각하는 양해각서를 쳬결했고, 저수익사업인 동통신사업설비를 계열사인 알덱스에 현물 출자키로 했다.
또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과 하반기에 트라이브랜즈, 한국렌탈, 노벨리스코리아 대경기계 등 비주력 계열사 10여곳과 부동산 개발 투자금 환수 등으로 총 1조원의 유동성을 확보하겠다고 약정을 체결했다.
작년 하이마트 인수합병 이후 유동성 위기설이 나돈 유진그룹은 하이마트 재매각 여부가 약정 체결 과정의 중요 쟁점이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의 줄다리기 끝에 하이마트를 상장해 자금을 확보키로 했다. 그룹 관계자는 “2011년쯤 상장을 마무리할 방침이나 증시 상황을 지켜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진은 올 1월 유진투자증권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등 상반기 중 26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세웠고 이에 따라 수도권 슬래그파우더 공장 매각 등 자구책을 진행해 오고 있다.
김상범 정재철 구본홍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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