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기획]
[머릿글]이슬람금융에 대한 관심이 가히 국제적이다. 세계 각국 정부들이 막대한 오일머니를 유치하기 위해 법제도 개편도 마다않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르면 10월부터 이슬람 채권인 ‘수쿠크’의 발행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슬람금융국제교육센터(ICEIF)에 따르면 세계 이슬람 금융산업의 자산규모는 3조 달러에 이른다. 2014년까지는 4조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융위기 후 무시할 수 없는 금융주체로 급부상한 오일머니를 ''초대''하기 위한 노력들이 여기저기서 감지된다.
◆이슬람 금융자산 3조달러 육박 =
2000년대 들어 이슬람 금융은 자산 규모가 연평균 15%씩 커졌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장기적으로 이슬람 금융은 41조900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중 이슬람 채권인 수쿡(Sukuk) 발행 규모는 2001년 5억달러에 불과했으나 2007년에는 600억달러를 상회했다. 6년새 120배 이상 급증했다. 이는 총 이슬람자산의 20% 가까운 양이다. 이슬람 금융시장은 지난해에는 금융위기와 율법적용기준 강화 등으로 성장세가 둔화됐지만 전문가들은 이슬람 자금 유치를 위한 국가들의 관심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쿠크 발행규모는 매년 50%씩 증가해 국제통화기금(IMF)는 2012년까지 1500억달러어치가 발행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가장 큰 원동력은 ‘기름값’. 수년간 국제 유가가 앙등하면서 막대한 규모의 오일머니가 이슬람 지역으로 유입된 덕이다. 걸프 지역에 유입된 오일머니는 2001년 1498억달러에서 2007년 4734억달러로 3배 이상 늘었다. 매년 28.6%씩 증가한 셈이다. 인구도 시장 크기와 비례하는 이상 무시할 수 없다. 이슬람 지역에는 현재 13억 명의 신자가 있다. 20년 후에는 30억 명 가까이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슬람 자금은 ‘샤리아(Sharia)’ 율법에 따라 금융거래와 실물거래가 동반돼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고 장기투자 원칙을 고수하는데다 도박, 담배, 포르노, 무기 등 비도덕적 산업에 투자할 수 없기 때문에 사회책임투자(SRI)적 성격이 강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미국 달러화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달러유동성 외에 다른 대안적 유동성을 마련할 기회라는 해석이다.
◆주요 국가들 잇단 법 개정으로 이슬람 유혹 안간힘 =
이미 세계 주요 국가들은 풍부한 유동성을 가진 이슬람 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관련법을 재정비하고 세계혜택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슬람금융 부문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말 이슬람금융 자산 규모가 전년대비 23% 늘어난 518억3000만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일반은행의 규제사항을 이슬람은행에 적용하는 원칙과 다양한 이슬람 상품에 대한 위험관리 방안을 마련해 일반은행과 이슬람은행이 동등한 지위에서 영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일본은 올 3월 중동 국부펀드가 일본의 국채나 예금 등에 투자해 얻는 이자소득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부여했다. 이중과세방지 협약을 맺은 국가의 기업이나 펀드에 대해서도 할인된 소득세를 부과하고 있다.
영국은 국채를 이슬람채권으로 발행할 예정이다.
우리나라도 지난해부터 이슬람 금융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동시에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속도를 올리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8월 이슬람금융서비스위원회(IFSB)에 공동으로 가입했으며 올 1월에 IFSB와 공동으로 ‘이슬람금융세미나’를 열었다. 지난 5월에는 IFSB 연차총회에서 한국 홍보에 나섰고 6월에는 산업은행이 기업구조조정 사모펀드에 이슬람자본 투자를 유치키 위해 카타르와 아랍에미레이트를 방문하기도 했다.
◆국내 증권사들 ‘네트워크 다지기’ 분주 =
국내 증권사들도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수쿠크 발행은 당장 불가능하지만 이슬람 금융에 얼굴도장을 찍어 미래를 준비하자는 생각이다.
우리투자증권은 2007년 글로벌 파이낸스(Global Finance)팀을 만들어 지난해 말레시이아 암뱅크(AM Bank), 두바이 이슬람뱅크와 제휴했다. 또 2008년 중반부터는 투자 유치를 위해 두바이 카타르 등 중동 지역 금융회사의 재계 인사들과 접촉하고 있는 상태다.
한국투자증권은 이슬람금융팀을 신설, 이슬람 투자자의 국내 주식, 부동산, 프로젝트 투자 중개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정기적으로 말레이시아와 중동에서 투자 설명회를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대우증권은 지난해 2월 말레이시아 투자은행인 CIMB(Commerce International Merchant Bankers)와 포괄적 업무 제휴 관계를 맺었다. 전 세계 금융시장이 얼어붙은 2008년에도 CIMB는 글로벌 시장점유율 21%를 달성했으며 총 29억 달러 규모의 수쿠크 발행을 주관한 바 있다. 또 대우증권은 중동 국부 펀드 자금 유치를 위해 실무진을 직접 두바이 아부다비 카타르 쿠웨이트에 보내 현지 국부 펀드, 은행, 자산운용사 등을 방문하며 전략적 지분 매입에 대한 가능성을 소개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유재우 우리투자증권 국제금융부장은 “이슬람 머니는 장기투자 성격이 강해 투자유치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다”면서 “큰 손들을 움직이려면 꾸준한 네트워크 형성이 필수”라고 말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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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글]이슬람금융에 대한 관심이 가히 국제적이다. 세계 각국 정부들이 막대한 오일머니를 유치하기 위해 법제도 개편도 마다않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르면 10월부터 이슬람 채권인 ‘수쿠크’의 발행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슬람금융국제교육센터(ICEIF)에 따르면 세계 이슬람 금융산업의 자산규모는 3조 달러에 이른다. 2014년까지는 4조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융위기 후 무시할 수 없는 금융주체로 급부상한 오일머니를 ''초대''하기 위한 노력들이 여기저기서 감지된다.
◆이슬람 금융자산 3조달러 육박 =
2000년대 들어 이슬람 금융은 자산 규모가 연평균 15%씩 커졌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장기적으로 이슬람 금융은 41조900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중 이슬람 채권인 수쿡(Sukuk) 발행 규모는 2001년 5억달러에 불과했으나 2007년에는 600억달러를 상회했다. 6년새 120배 이상 급증했다. 이는 총 이슬람자산의 20% 가까운 양이다. 이슬람 금융시장은 지난해에는 금융위기와 율법적용기준 강화 등으로 성장세가 둔화됐지만 전문가들은 이슬람 자금 유치를 위한 국가들의 관심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쿠크 발행규모는 매년 50%씩 증가해 국제통화기금(IMF)는 2012년까지 1500억달러어치가 발행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가장 큰 원동력은 ‘기름값’. 수년간 국제 유가가 앙등하면서 막대한 규모의 오일머니가 이슬람 지역으로 유입된 덕이다. 걸프 지역에 유입된 오일머니는 2001년 1498억달러에서 2007년 4734억달러로 3배 이상 늘었다. 매년 28.6%씩 증가한 셈이다. 인구도 시장 크기와 비례하는 이상 무시할 수 없다. 이슬람 지역에는 현재 13억 명의 신자가 있다. 20년 후에는 30억 명 가까이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슬람 자금은 ‘샤리아(Sharia)’ 율법에 따라 금융거래와 실물거래가 동반돼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고 장기투자 원칙을 고수하는데다 도박, 담배, 포르노, 무기 등 비도덕적 산업에 투자할 수 없기 때문에 사회책임투자(SRI)적 성격이 강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미국 달러화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달러유동성 외에 다른 대안적 유동성을 마련할 기회라는 해석이다.
◆주요 국가들 잇단 법 개정으로 이슬람 유혹 안간힘 =
이미 세계 주요 국가들은 풍부한 유동성을 가진 이슬람 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관련법을 재정비하고 세계혜택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슬람금융 부문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말 이슬람금융 자산 규모가 전년대비 23% 늘어난 518억3000만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일반은행의 규제사항을 이슬람은행에 적용하는 원칙과 다양한 이슬람 상품에 대한 위험관리 방안을 마련해 일반은행과 이슬람은행이 동등한 지위에서 영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일본은 올 3월 중동 국부펀드가 일본의 국채나 예금 등에 투자해 얻는 이자소득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부여했다. 이중과세방지 협약을 맺은 국가의 기업이나 펀드에 대해서도 할인된 소득세를 부과하고 있다.
영국은 국채를 이슬람채권으로 발행할 예정이다.
우리나라도 지난해부터 이슬람 금융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동시에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속도를 올리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8월 이슬람금융서비스위원회(IFSB)에 공동으로 가입했으며 올 1월에 IFSB와 공동으로 ‘이슬람금융세미나’를 열었다. 지난 5월에는 IFSB 연차총회에서 한국 홍보에 나섰고 6월에는 산업은행이 기업구조조정 사모펀드에 이슬람자본 투자를 유치키 위해 카타르와 아랍에미레이트를 방문하기도 했다.
◆국내 증권사들 ‘네트워크 다지기’ 분주 =
국내 증권사들도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수쿠크 발행은 당장 불가능하지만 이슬람 금융에 얼굴도장을 찍어 미래를 준비하자는 생각이다.
우리투자증권은 2007년 글로벌 파이낸스(Global Finance)팀을 만들어 지난해 말레시이아 암뱅크(AM Bank), 두바이 이슬람뱅크와 제휴했다. 또 2008년 중반부터는 투자 유치를 위해 두바이 카타르 등 중동 지역 금융회사의 재계 인사들과 접촉하고 있는 상태다.
한국투자증권은 이슬람금융팀을 신설, 이슬람 투자자의 국내 주식, 부동산, 프로젝트 투자 중개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정기적으로 말레이시아와 중동에서 투자 설명회를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대우증권은 지난해 2월 말레이시아 투자은행인 CIMB(Commerce International Merchant Bankers)와 포괄적 업무 제휴 관계를 맺었다. 전 세계 금융시장이 얼어붙은 2008년에도 CIMB는 글로벌 시장점유율 21%를 달성했으며 총 29억 달러 규모의 수쿠크 발행을 주관한 바 있다. 또 대우증권은 중동 국부 펀드 자금 유치를 위해 실무진을 직접 두바이 아부다비 카타르 쿠웨이트에 보내 현지 국부 펀드, 은행, 자산운용사 등을 방문하며 전략적 지분 매입에 대한 가능성을 소개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유재우 우리투자증권 국제금융부장은 “이슬람 머니는 장기투자 성격이 강해 투자유치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다”면서 “큰 손들을 움직이려면 꾸준한 네트워크 형성이 필수”라고 말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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