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

지역내일 2009-06-30
현금 같은 금융상품
요즘 주변에 돈 굴릴 곳을 찾지 못해 고민하는 사람들을 자주 본다. 최근 일부 경제지표들이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경기회복을 확신하기에는 아직 섣부른 느낌이다. 주식시장이나 부동산가격의 향배도 여전히 가늠하기 힘든 ‘시계(視界) 제로’의 상황이다. 실제 하반기 금융시장에 대한 전망이 극과 극으로 엇갈리고 있다. 예컨대, 증권회사들이 내놓은 하반기 종합주가지수(KOSPI) 전망치 중 최고치는 1800•최저치는 1000선으로 무려 800포인트나 차이가 난다. 부동산 가격도 바닥시점이 임박했으니 이제 오를 일만 남았다는 ‘낙관론’과 이미 대폭락이 시작되었다는 ‘비관론’이 교차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어떤 장단에 맞추어야 할지 도무지 헷갈릴 수밖에 없다. 또 예•적금 등 안전한 금융상품에 돈을 묻어두자니 낮은 금리가 영 성에 차지 않는다. 이렇게 선택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는 ‘현금’의 가치가 빛을 발한다. 섣불리 움직이기 보다는 현금을 갖고 있다가 상황을 지켜보며 투자대상과 시기를 저울질하는 것이 현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장롱 안에 돈을 쌓아둘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현금성 금융상품’에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현금성 금융상품은 일정수익을 보장하면서도 유동성이 뛰어난, 즉 언제든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금융상품’을 말한다. 따라서 어느 곳에 투자할 지 고민되는 돈을 잠시 묻어두기에 제격이다.
우선 MMF(Money Market Fund)는 이름 그대로 ‘펀드’다. 고객의 자금을 모아 펀드를 운용해서 얻은 수익을 되돌려준다. 운용실적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지므로 원금손실의 위험이 따르고 예금자보호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안정성은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주로 국공채•양도성예금증서(CD)•콜론 등 안전자산 위주로 운용하기 때문이다. 실제 MMF는 2002년 SK글로벌 사태 직후를 제외하고는 한번도 지급정지 된 적이 없었다. 은행이나 증권회사에서 판매하며 보통 가입금액에 제한이 없이 자유롭게 가입할 수 있다. 환매 수수료가 없고 입출금이 자유롭기 때문에 단기여유자금 운용에 주로 쓰인다. 몇 달 후에 쓸 돈을 잠깐 넣어두거나 비상자금을 관리하기에 적당하다
MMT(Money Market Trust)는 ‘특정금전신탁계약’을 통해 고객이 맡긴 돈을 은행이 대신 콜론 등에 투자해서 수익을 내는 단기금융상품이다. 언제든 돈을 넣었다가 뺄 수 있기 때문에 ‘수시입출식단기특정금전신탁’으로도 불린다. ‘금전신탁(金錢信託)’이란 고객이 자신의 돈(金錢)을 믿고 맡긴다(信託)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운용대상의 지정 여부에 따라 ‘특정금전신탁’과 ‘불특정금전신탁’으로 구분된다. MMF와 비교한 MMT의 장점은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MMT는 수익이 변동되는 MMF와 달리 월초에 고시된 금리가 대개 월말까지 유지돼 수익률이 비교적 안정적이다. 하지만 은행•증권회사 등 금융기관별로 1000만원~1억 원으로 최저가입금액을 정해놓아서 소위 ‘접근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MMDA(Money Market Deposit Accounts)는 은행에서 가입할 수 있으며 수시입출금식예금이란 이름처럼 아무 때나 돈을 넣다 뺐다 할 수 있다. 또 공과금 납부와 결제도 가능해 편리하다. 여기에다 거의 이자가 붙지 않는 보통예금과 비교하면 훨씬 높은 금리를 지급한다. 가입한도는 보통 500만원 이상으로 잔액에 따라 금리가 달라진다. 은행마다 차이가 있지만 고금리 혜택을 보려면 보통 1억 원 이상의 거액을 예치해야 한다. 따라서 소액자금을 운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고 언제 쓸지 모르는 목돈을 잠시 묻어두기에 좋다.
환매조건부채권(RP)은 ‘Repurchase Agreement’의‘줄임말’이다. 말을 풀이해보면 “다시 구매한다는 약속”이라는 뜻이다. 말 그대로 RP는 금융기관이 보유한 채권을 고객이 매입하면 일정기간이 지난 뒤 정해진 이자를 더해 되사는 조건으로 판매한다. 재 매입을 보장함으로써 채권의 약점인 ‘환금성(換金性)’을 보완한 것이다. 어떻게 보면 금융기관이 보유한 채권을 담보로 투자자에게 돈을 빌리는 셈이다. RP는 예금자보호 대상은 아니지만 국공채•은행채•AAA등급의 회사채 등 우량채권에 투자하므로 안전성이 높다. 보통 최저가입금액이 500만원으로 만기는 1개월~2년까지로 다양하다. 투자금액과 기간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확정금리상품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할 수 있어 단기여유자금을 운용할 때 유용하다. 언제든 출금할 수 있는 자유약정형과 일정기간(최장 12개월) 돈이 묶이는 약정형이 있다. 약정기간이 길어질수록 수익률도 높다. 그런데 RP는 특판 형태로 내놓기 때문에 일정한 기간에만 가입할 수 있다. 모르고 지나치기 쉽고 일단 때를 놓치면 아무리 마음이 굴뚝같아도 가입할 수 없다. 따라서 RP투자에 관심이 있다면 금융기관 직원에 미리 부탁을 해놓거나 판매여부를 수시로 확인해 보는 게 좋다.
현금성 금융상품은 금리의 움직임이나 자금규모, 운용목적 등을 감안하여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금리가 오를 때는 MMF와 같은 ‘실적배당상품’이, 반대로 금리가 내릴 때는 RP 등의 ‘확정금리상품’이 유리하다. 또 수천 만원 이상의 거액자금은 MMDA에 넣어두고 소액일 때는 MMF를 이용하는 것이 금리 면에서 낫다. 잘 만 활용한다면 현금성 금융상품이 불확실성을 헤쳐가는 데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