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독서클리닉 선택& 활용법

발음 좋은 우리 아이가 영어 난독증?

지역내일 2009-06-30 (수정 2009-06-30 오후 6:18:37)



요즘 영어독서클리닉이 화제다. 영어도서관은 물론 영어리딩센터에서 하나 둘씩 영어독서클리닉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중. 영어 독서를 둘러싼 아이의 문제점을 바로잡아준다는 점에서 엄마들의 관심도 높다. 영어독서클리닉 선택시 무엇을 따져봐야 하는지, 놓치기 쉬운 건 무엇인지 전문가들에게  해답을 들어봤다. 문영애 리포터 happymoon30@naver.com
영어독서클리닉, 뭐 하는 곳이야?
영어독서클리닉을 이해하려면 ‘클리닉(clinic)’이라는 단어에 무게를 둬야 한다. 항간에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하는 영어독서클리닉의 정체는 뭘까? 한국사이버대학교 실용영어학부 권혜경 교수는 “영어독서클리닉이란 영어에 난독증(dyslexia : 지능은 정상이지만 글자를 읽거나 쓰는 데 어려움이 있는 증세)이 있는 아동을 대상으로 구체적인 문제점을 진단하고 적절한 처치를 교육적으로 해주는 곳”이라고 설명한다. 그렇다고 색안경 끼고 볼 일은 아니다.
난독증은 아니어도 또래 집단 아이들에 비해 발음을 제대로 못 하거나 읽기 속도 등이 지나치게 느린 경우, 단어 발음은 제대로 해도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들 역시 권 교수가 추천하는 영어독서클리닉 대상.
권 교수에 따르면 실제 선진국의 경우 도서관은 물론 일선 학교에서 독서클리닉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단순한 언어 교육적 측면을 넘어 올바른 가치관 형성과 인성 교육 등 독서 교육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인식한 결과다. 클리닉적인 요소를 고려해 최소 일정 기간 이상 교사로 근무한 현장 경험이 있고, 전문 교육 과정을 이수해 독서클리닉 자격증을 갖춘 ‘독서지도전문가(reading specialist)’가 학교에 배치돼 학생들의 독서 치료와 독서 습관 형성에 도움을 준다.
시작 단계인 국내 상황은 어떨까? 대구 지역 도서관에서 1:1 스토리텔링 등 영어 독서 봉사 활동 모임‘Read Aloud 대구’를 이끄는 김유겸 대표는 “국내에서는 독서 치료보다 영어 학습의 또 다른 방식으로 오해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결국 영어 실력보다는 책을 통한 마음 다스리기가 우선이라는 얘기다.

영어 독서 효과 높이려면 모국어 독서 습관이 우선
그렇다면 영어독서클리닉은 언제부터 다니는 것이 효율적일까? 외국어로 영어를 받아들이고 대하는 EFL(English as a Foreign Language) 상황에서 일률적인 잣대로 말하기는 어렵다. 모국어라면 선천적 난독증의 경우 읽기의 기초를 배우는 5~7세가 가장 효과적일 수 있고, 일반 학생이라면 전 연령대에 거쳐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영어 난독증이라면 상황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영어를 배우는 시기도 제각각이고 노출되는 양도 차이가 많기 때문이다. 결국 대상에 따라 시기별로 영어독서클리닉의 목표가 달라진다고 볼 수 있다. 6세까지는 올바른 발음으로 ‘큰 소리로 책 읽어주기(Read Aloud)’‘스토리텔링’을 통한 음가 인식이 목표라면, 7~8세 전후에는 간단한 파닉스 원리로 자음과 모음을 구별하고 소리를 분리, 통합해 스스로 읽고 발음하는 토대를 만들어주는 것이 목표가 된다. 하지만 권 교수는 이 모든 과정의 핵심은 전반적인 스토리에 대한 이해력이 우선이라 말한다. 여기엔 “모국어 독서 습관이 잘 형성된 아이들이 향후 영어 독서 활동에서도 이해력이 훨씬 우수하고, 여러 면에서 강점을 보이기 때문”이다. 
일선 현장에서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이들의 지적도 다르지 않다. LMP 영어교육센터 염신현 연구실장은 영어독서클리닉을 찾는 아이 중 상당수는 발음은 원어민과 다름없지만, 이야기의 흐름을 제대로 못 짚는 경우가 꽤 있다고 전한다. 최근 클리닉을 찾은 김지수(가명·10세)양도 그런 경우.  읽기는 원어민과 다름없는 발음으로 매끄럽게 읽지만, 맥락을 이어주는 주요한 단어의 뜻을 물었을 때 대답하지 못하는 것을 알고 함께 온 엄마가 깜짝 놀라기도 했단다. 영어 독서도 결국 독서의 한 축이라는 얘기다.
권 교수는 영어독서클리닉 수업시 아동들이 단계별로 적절한 속도의 이해력을 갖출 수 있는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연령이나 단계에 따라 정해진 활동만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영어그림책 등을 통해 스토리 자체에 대한 이해와 흥미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 적절한 시기에 일부 파닉스 원리를 깨우치고 연습하게 하더라도 점차 이해력을 바탕으로 단어, 문장, 긴 글 읽기 등으로 읽기 호흡을 늘려가면서 비로소 영어 독서 능력을 갖춘다”는 설명.

엄마 욕심보다 아이 실력 인식이 먼저
그렇다면 영어독서클리닉 선택시 따져봐야 할 것은 뭘까?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아이의 정확한 실력 진단이 우선이라 말한다. 염 실장은 “초등학교의 영어독서클리닉 수업은 지정된 도서를 읽고, 아이들이 몇 명 모여 강사의 지도를 따라 역할을 분담해 이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며 “이러한 수업에서 보다 효과를 얻고 싶다면 무엇보다 엄마의 기대와 욕심부터 버릴 것”을 주문한다.
실제 전화 상담 후 클리닉을 방문한 경우 아이의 영어 독서 능력과 실제 전문가에게 진단받은 레벨 테스트 결과가 큰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어릴 적부터 영어유치원에 다니고 영어 테이프와 CD 청취 등으로 발음이 좋다 보니 엄마들이 아이의 독서 능력을 훨씬 높게 평가하는 것. 아이 영어 독서 능력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일률적으로 컴퓨터 앞에서 치르는 테스트에 의존하는 클리닉보다는 외국인과 한국인 교사에게 직접 진단 받을 수 있는 곳을 찾는 게 순서다.
많은 책을 읽히기보다 한 권이라도 제대로 마무리하고 정리해 아이에게 성취감을 줄 수 있는 곳인지도 꼭 살펴봐야 할 사항. “특히 15분 이상 한 가지 일에 집중할 수 없는 산만한 아이라면 가급적 짧고 임팩트가 강한 책을 끝까지 읽게 함으로써 영어책 읽기의 흥미를 유지해나갈 수 있다”는 것이 염 실장의 조언이다. 
어떤 책을 선택하느냐도 중요한 문제. 전문가들은 무작정 어려운 책보다는 한두 문장에 아이가 모르는 단어가 하나 정도 나오는 책이 아이에게 가장 적절한 수준이라 말한다. 즉 사전 찾을 필요 없이 그림이나 문맥으로 이야기의 흐름을 놓치지 않을 정도의 수준이어야 한다는 것. 결국 아이에게 좋은 책은 어려운 책이 아니라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책이라는 얘기다. 영어책 역시 동화책처럼 픽션, 논픽션 등 다양한 장르의 도서를 다뤄주는 게 올바른 영어 독서 습관의 토대를 만들어준다고 한다. 또 지나치게 원어민 교사만 고집하기보다 우리말 구사가 가능한 교사와 함께 하는 것이 영어독서클리닉의 효과를 높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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