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임기 복지에 ‘올인’ … 재선 낙관
서울시 30개 사업 타 지자체 벤치마킹
오세훈 서울시장은 재선의지가 강하다. 서울시를 바꾸기 위해서는 10년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오 시장의 재선논리엔 ‘일하는 시장’론이 자리잡고 있다. 시장선출의 기준을 정치적 잣대가 아닌 ‘일’로 정한다면 재선이 어렵지 않다는 뜻이다. 정치적 분위기 때문에 제대로 평가받지 못해 낙선한다고 해도 아쉬울 게 없다고 말했다. 강한 자신감을 나타내는 대목이다.
오 시장은 “민선4기 사업 중에서 다른 자치단체에서 벤치마킹한 사례가 서울시 행정 생활 경제 복지 도시계획 분야 30개에 달한다”고 말했다. ‘일’로선 자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오 시장이 재선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우선 한나라당 내 공천을 통과하고, 본선에서는 시민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
오 시장은 한나라당 공천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낙관했다. 오 시장이 취임 기간 동안 추진한 사업에 대한 평가와 앞으로 어떻게 재선에 도전할 생각인지 등에 대해 들어봤다.
취임 3주년을 평가해 달라.
스스로 잘했다고 평가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객관적 수치가 필요하다. 중국사회과학원과 미국 버크넬대학이 지난해 7월 공동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취임 전 27위였던 세계 500대 주요 도시 경쟁력 순위가 지난해 12위로 올라갔다. 글로벌 도시지수에서도 서울의 세계화 수준이 9번째였다.
또 서울시가 시작한 사업을 중앙정부 기업체 외국정부 도시에서 벤치마킹해 간 것이 30여개 된다. 인사·민원 시스템 등 내부조직 운용부터 시작해 개별 행정영역에 이르기까지 골고루 망라돼 있다. 복지시스템 문화 교통 환경 전자정부 등 모두 외국도시들이 배워간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UN 공공행정상’에서 서울시 ‘천만상상 오아시스’가 우수상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이제 더 이상 ‘외국 선진도시’라고 하지 말고 ‘외국도시’라는 표현을 쓰라고 직원들에게 말했다. 서울시가 이미 선진도시다. 라이벌은 뉴욕 동경 파리이지 다른 도시가 아니다. 서울시 경쟁력이 세계적 수준이라고 자부한다.
재선에 대한 준비는 정책으로 보여주겠다고 했는데 지금은 구체적인 설계가 있어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
-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무엇이든 큰 틀에서 정도대로 가는 게 원칙적 대응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나오는 시장이 아니라 재선에 도전하는 시장은 결국 임기 동안의 업적으로 평가받는다.
조직을 얼마나 탄탄하게, 얼마나 일하는 조직으로, 경쟁력 있는 공무원들을 만들었는가가 최우선 순위에 있는 평가항목이라고 생각한다.
재선 공언 이후 당과의 관계는
- 좋다고 생각한다. 실제 최근 들어 피부로 느끼는 건 어느 정도 (서울시장 후보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돼간다는 것이다. 당내에 경쟁자가 있나.(웃음)
성과로 내세우고 싶은 일은
- ‘서울형 복지’ 사업이다. 사실 지금까지 ‘복지’는 저소득층에 대한 대책이었다. 그러나 서울형 복지는 대상의 폭을 확대해서 여성·청소년·어르신·장애인·저소득층을 모두 사회안전망으로 보호해야 할 사회적 약자로 보고 각각의 성격에 맞춰 5개축의 복지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서울형 복지만의 가장 핵심되는 개념은 바로 ‘자활·자립’이라는 새로운 보호패러다임이다. 일방적으로 현금을 쥐어주는 시혜성 방식 대신에 ‘자립의지’가 있는 분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도록 해서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스템이다.
2년전 야심차게 추진한 장기전세주택(시프트)이 인기를 끌면서 법제화되고 전국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앞으로 공급계획과 추진방향은
시프트는 최장 20년간 주변시세의 80% 이하로 입주가 가능해 최근 입주경쟁률이 100대 1을 뛰어넘는 경우가 많다. 서울에 택지부지 여유가 없다.
그래서 역세권에 아파트를 새로 짓는 경우 용적률을 높여주고 그 일부를 시가 사들여(매입형) 시프트로 공급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서울시내 역세권 전역으로 확대하면 2018년까지 11만2000호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사업 성과가 있다고 평가하더라도 당이나 시민들의 평가는 달라질 수 있지 않나.
한국 정치는 정치적 휩쓸림이 심하다. 정치적 휩쓸림으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해 설사 낙선한다 해도 후회하지 않는다. 휩쓸리는 분위기 때문에 재선이 쉽지 않다고 한다면 정치인으로서 아쉬울 것 없다.
스스로의 업적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는 게 중요한 것이지 재선이 중요한 게 아니다. 업적이 없다면 나보다 더 큰 업적을 낼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양보하겠다. 그게 민주주의다.
업적으로 평가받겠다는 건 그런 의미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15일 서울 영등포구 저소득층 가구를 방문해‘서울형 집수리(SHabitat)’ 자원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서울형 집수리’는 서울시와 산하기관 전 직원이 함께 참여, 수급자와 홀몸노인 등 주거환경이 열악한 저소득가구를 찾아가 도배 장판 보일러 교체 등 쾌적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집수리를 해주는 사업이다. 사진 서울시청 제공
최근 발표한 동북권르네상스가 뉴타운으로 까먹은 점수를 만회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지적도 나온다.
모든 걸 정치적으로 해석한다. 동북권르네상스는 한강·서남권·남산르네상스에 이어 시리즈로 계획된 내용이다. 거의 비슷한 내용의 서남권르네상스도 이미 발표됐다. 6개월 전 발표하려 했는데 이미 늦었다. 조만간 서북권 르네상스도 나온다. 도시계획국 한 부서에서 하기 때문에 한꺼번에 할 수 없다. 준비하는데 1년씩 걸렸다.
시민들의 안전이 확보가 안된 상태에서 많은 예산을 풀고 수많은 공사를 하는 것은 조급성을 드러내는 것 아닌가.
지난해 가을 경제위기가 왔다. 지금은 심각하게 피부에 와 닿지 않고 회복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당시의 절박함이 다 없어지고 지금의 잣대로 보면서 내년 선거를 대비한 몰아치기라고 얘기한다.
정부는 아직도 경기활성화에 대해 신중하다. 그렇기 때문에 건설물량이 많이 늘어난 상황이다. 그걸 또 내년 선거와 연결해 ‘조급증의 발로’ ‘전시행정’이라고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시민들에게 올해 경제위기를 맞아 서울시가 예년에 비해 중소자영업자를 비롯해 경제적 어려움에 처할 수 있는 이들을 위한 자금을 많이 투입한다.
맞춤형 서울형 복지가 올해 뿌리내리는 해다. 천지개벽할 정도의 프로젝트를 적용하는 첫 해다. 현장에서 어느 정도 체감되는지 궁금하다. 서울시 올해의 화두인 ‘복지’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시민들이 관심 갖고 지켜봐 달라.
오세훈 시장 약력
1961년 서울 출생
1979년 대일고 졸업
1983년 고려대 법학 학사
1984년 제26회 사법시험 합격
1990년 고려대학교대학원 법학 석사
1999년 고려대학교대학원 법학 박사
1996년~2000년 1월 환경운동연합 법률위원장 겸 상임집행위원
1997년~2004년 민변 모임, 환경위원
2000년 5월~2004년 5월 제16대 국회의원
2005년 5월~2006년 4월 환경운동연합 중앙집행위원 역임
2005년 8월~ 2006년 5월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자문 변호사
2006년 7월 제33대 서울특별시 시장
대담 전호성 팀장 정리 김선일 김진명 기자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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