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

지역내일 2009-07-14
<출구전략보다 컨틴전시="" 플랜이="" 필요하다="">
최성환 대한생명 경제연구원 상무

최근 주요 예측기관들의 우리나라 경제전망치가 상향조정되면서 낙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4%에서 -3%로 올려 잡은데 이어 한국은행은 -2.4%에서 -1.6%로 상향조정했다. 3~4월까지만 해도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3~-5%대로 내다봤던 외국계 은행들과 국내 연구소∙증권사들도 -1%대로 합류하고 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1~2%대에서 2~4%대로 올라가고 있다. 우리 정부 또한 지난 달 말 내놓은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에서 -1.5%로 올려 잡으면서 내년 성장률을 4% 내외로 전망했다.
여기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작년 하반기 이후 크게 불안했던 국내 금융시장 또한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저점 대비 50% 정도 상승했을 뿐아니라 달러당 1600원에 육박했던 환율은 1200원대 중반에서 안정되고 있다. 시중금리 또한 한국은행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하와 유동성 공급에 힘입어 낮은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 정도면 우리 경제와 금융시장이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들 예측기관들이 낙관적인 가운데서도 대내외 불확실성이 산재해 있다는 경고를 잊지 않고 있다는 점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이 같은 경고가 나오는 이유는 무엇보다 상반기 중 우리 경제를 이끌어온 동력이 경제 내부에서 자생적으로 살아난 것이라기보다는 인위적이거나 외부적인 여건의 호전에 힘입은 바가 크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정부의 과감하면서도 신속한 감세와 재정지출,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와 유동성 공급, 유가 급락 등과 같은 요인이다. 작년에 비해 크게 높아진 환율이 해외 수출에 큰 도움이 된 것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하반기에도 이들 요인들이 계속 우리 경제와 금융시장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대외적 불확실 요인으로는 먼저 글로벌 경제의 회복 속도를 들 수 있다. 주요국 제조업 지수와 소비심리가 상승세를 타고는 있지만 그 강도가 약한 가운데 실업과 기업 파산이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에야 가야 본격적인 글로벌 경기회복이 시작되고 추세성장으로의 복귀에는 3~4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외에도 미국의 주택가격 하락 지속과 상업용 모기지 및 신용카드 부실에 따른 금융회사의 추가부실, 동유럽 등 신흥시장국의 위기, 유가의 재급등 등이 향후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대내적으로는 소비와 투자가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수출도 8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 마디로 우리 경제를 이끌어갈 엔진이 보이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정부의 과감한 재정집행과 한국은행의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소비와 투자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기업과 가계 모두 그간 과도한 부채가 누적되면서 소비와 투자 여력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상반기에 재정이 150조원(60%)이나 조기집행되면서 하반기에는 재정집행이 100조원에 불과하다는 점도 하반기 경제를 불안하게 하는 요인이다. 여기다 하반기에 환율이 더 떨어질 경우 수출에 적잖은 악영향을 미치면서 그나마 남은 동력마저 힘을 잃게 될 것이다.
물론 이 같은 악재들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악재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타나는 법이다. 따라서 악재들이 터져 나올 경우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후속 악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이 필요하다. 일부에서는 위기 극복과정에서의 초저금리와 과잉유동성으로 인한 위기 이후 인플레이션을 우려해 금리를 올리고 유동성을 흡수하는 ''출구전략(exit strategy)''을 주장하고 있다. 물론 출구전략도 염두에 둬야겠지만 우리 경제와 금융시장에 당장 필요한 것은 위기와 악재에 대응하는 컨틴전시 플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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