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차의 이름이라도…”

퇴임하는 경영인들 고별사 통해 심경토로

지역내일 2000-10-19
“저는 지금 대우자동차를 떠나지만 대우자동차는 저에게서 결코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최근 워크아웃 이후 대우자동차를 이끌었던 두 명의 최고경영진이 대우를 떠났다. 이들은 회사에 남을 직원들에게 대우차를 지켜줄 것을 당부하는 가슴 뭉클한 고별사를 남겨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6일 대우차 김신정 해외부문 사장은 인터넷 사내 게시판에 ‘대우차를 떠나며’라는 제목의 고별사를 띄웠다. 김 사장은 먼저 “오늘 저는 2개월이 모자라는 32년 동안 단 하루도 내 자신의 운명과 따로 떼어 생각해보지 않았던 대우자동차를 떠나게 되었습니다”라며 지난 32년간의 회한이 담긴 고별사를 시작했다.
김 사장은 마지막 책임을 다하는 심정으로 몇 가지 당부를 한다며 직원들에게 대우차 회생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포드 사태 이후 정체절명(絶體絶命)의 위기에 놓여있지만 돌아보면 기회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라며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김 사장은 85년 생산해 성공을 거둔 ‘르망’ 특수의 기회를 놓친 것이 대우차를 어렵게 만든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경쟁사들은 발전을 했고 결국 대우차는 열악한 환경에 바졌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세계경영의 기치를 들고 경영을 확대하면서 개발한 라노스 누비라 레간자로 대우차는 다시 한번의 기회를 잡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기회는 IMF라는 불운을 당해 사라졌고 이때 투자한 돈이 부채로 남아 대우차 경영의 발목을 잡고있다고 지적했다. 또 김 사장은 이후 공장을 돌리기 위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가격 인하와 무리한 수출을 감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일한 생존수단이었던 가격인하와 무리한 수출로 대우차는 더 많은 차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사장은 대우차의 몰락을 불러온 더 근본적인 이유는 구성원간의 불신이라고 지적했다. 김 사장은 “80년부터 회사가 어렵다고 했지만 노사가 대립하고 의심할 뿐 믿으려 하지 않았다”며 “개인보다 부문간, 업무 단위간의 팀워크가 살아나고 품질을 생명으로 d길 때 발전을 기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김 사장은 “우리가 벼랑 끝에 서있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라며 “외부의 도움 없이는 당장 서 있기도 불안한 지경”이라고 참담한 현실을 토로했다. 김 사장은 “우리가 삐걱거리면 누구도 구원의 손길을 내밀지 않을 것”이라며 생존을 위해서는 뼈를 깎는 자구 노력과 고통분담을 이겨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김 사장은 지난 68년 대우차의 전신인 새한자동차에 입사해 30년간 근무해온 ‘대우맨’이다.
한편 18일에는 정주호 국내부문 사장이 이임사를 통해 후임 사장을 중심으로 일치단결할 것으로 호소했다. 정 사장은 “사장으로서 책임감과 산적한 난제를 풀어 가는데 능력의 한계를 느껴 많은 갈등과 번민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사장은 “가장 가슴아픈 일은 직원들의 급여를 지금하지 못했던 일 이었다”며 “최소한 공장을 운영할 수 있었던 정도의 지원이 부족했던 것이 아쉽다”며 심정을 토로했다. 또 김 사장은 대우차 매각과 관련해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일괄매각은 불투명하고 국내 공장의 경우는 GM이 인수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러나 해외생산법인의 경우 실사결과에 다라 여러 가지 변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신정 사장의 “이제 대우자동차라는 이름만이라도 지킬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 마지막 바람”이라는 말이 대우의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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