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전략과 거시경제 운용
전성인 (홍익대 교수·경제학)
최근 주식시장이 달아오르고 강남 3구의 재건축 아파트 값이 급등하면서 출구전략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자산 가격이 급등하고 있으므로 그동안에 풀린 과잉 유동성을 거둬들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그것이다.
특히 현재 서민의 마음을 건드리는 인화물질은 아파트 가격의 급등이다. 재건축 아파트 4채 중 1채 꼴로 작년 경제위기 이전의 수준을 회복하거나 심지어 그 수준을 상회하게 되었다는 뉴스는 서민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그 이유는 순전히 “사촌이 땅 사는 것을 보고 느끼는 배아픔”일 수도 있고, 자신이 사고 싶은 아파트 가격이 자꾸만 올라가는 데에 대한 한숨일 수도 있다. 그것이 어느 경우이건 이런 불편함은 출구 전략에 대한 심정적 지지를 이끌어 내는 데 대단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나 출구전략이 논의되는 이론적 배경은 현 상황이 초래할 지도 모르는 경제적 불안정 때문이다. 다시 말해 출구전략은 일반 서민이 특별히 거부감을 가지지 않고 아마 대부분은 속으로 기분 좋아 할 가능성이 큰 주식시장의 활황 현상과 관련해서도 충분히 논의될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나친 자산 가격의 상승이 거품을 야기하고 그것이 경제적 불안정을 초래할 가능성은 주식시장의 과열이나 부동산 시장의 급등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 비록 출구전략이 재건축 아파트 가격의 급등에 의해 표면화된 측면이 많기는 하지만, 과연 출구전략을 입안하고 집행할 것인가에 대한 판단은 자산 시장 전반의 동향과 출구전략의 비용을 잘 비교하면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이것은 참 어려운 작업이다.
재건축아파트값 폭등이 촉발
먼저 현재 여러 자산시장에서의 가격 급등이 과연 과잉 유동성에 의해 촉발되었는지부터 판단해야 한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은 M1(통화)이 M2(총통화)보다 훨씬 빨리 증가했다는 점을 들어 시중에 단기 유동성이 지나치게 많이 풀렸고 이것이 자산가격 급등의 중요한 원인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에 대한 판단은 쉽지 않다. 최근만 보면 M1이 M2에 비해 매우 빠르게 증가한 것이 사실이지만 조금만 눈을 과거로 돌려 보면 M1의 증가율이 현저하게 낮았던 적도 있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재작년 하반기를 보면 증권시장의 활황과 자본시장 통합법의 시행에 따른 증권계좌의 자금이체업무 허용 등의 광고에 힘입어 자금이 은행권에서 증권권으로 급속하게 이탈했고 이에 따라 M1의 증가율이 지금과는 비교가 되지 않게 낮았던 적이 있다. 이런 정황을 종합할 때 최근에 나타나는 M1의 가파른 상승세는 일종의 회복국면이라고 볼 수도 있다.
오히려 문제는 M2다.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지는 않지만 M2는 꾸준히 높은 증가세를 유지해 왔고 이것이 지금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경제를 휘젓고 다니기 시작하면 충분히 여러 가지 병리적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어느 정도 M2를 통제해야 할 필요성은 있다.
문제는 이것이 현재 서민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고 있는 강남3구의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을 저지하는 맞춤형 즉효약은 아니라는 점이다.
통화 총량에 대한 통제는 경제의 신용을 전반적으로 위축시켜 경제활동 전반의 속도를 늦추고 그 결과로 자산시장의 활황도 어느 정도 통제할 수는 있지만, 다른 부문에는 아무런 악영향 없이 아파트 값만 딱 붙들어 매는 특효약은 아니다.
개발이익 사회적으로 환수해야
따라서 거시경제 전반의 안정성 확보와 속도조절을 위해 통화의 총량을 통제하는 것이 필요한 것은 맞지만, 정말로 아파트값 상승을 확실하게 막으려면 다른 조치를 써야 한다.
그렇다면 어떤 조치가 필요할 것인가? 재건축 아파트 가격의 상승은 결국 개발이익을 얻고자 하는 욕구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개발이익을 사회적으로 환수하거나 지역사회와 공유하는 방법을 마련하여 개별적 소유자에게 돌아가는 몫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지금 중요한 것은 범용적인 안정화 정책과 특수 용도의 부동산 정책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다. 유능한 목수가 좋은 연장을 골라서 쓰는 이유가 바로 이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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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인 (홍익대 교수·경제학)
최근 주식시장이 달아오르고 강남 3구의 재건축 아파트 값이 급등하면서 출구전략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자산 가격이 급등하고 있으므로 그동안에 풀린 과잉 유동성을 거둬들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그것이다.
특히 현재 서민의 마음을 건드리는 인화물질은 아파트 가격의 급등이다. 재건축 아파트 4채 중 1채 꼴로 작년 경제위기 이전의 수준을 회복하거나 심지어 그 수준을 상회하게 되었다는 뉴스는 서민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그 이유는 순전히 “사촌이 땅 사는 것을 보고 느끼는 배아픔”일 수도 있고, 자신이 사고 싶은 아파트 가격이 자꾸만 올라가는 데에 대한 한숨일 수도 있다. 그것이 어느 경우이건 이런 불편함은 출구 전략에 대한 심정적 지지를 이끌어 내는 데 대단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나 출구전략이 논의되는 이론적 배경은 현 상황이 초래할 지도 모르는 경제적 불안정 때문이다. 다시 말해 출구전략은 일반 서민이 특별히 거부감을 가지지 않고 아마 대부분은 속으로 기분 좋아 할 가능성이 큰 주식시장의 활황 현상과 관련해서도 충분히 논의될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나친 자산 가격의 상승이 거품을 야기하고 그것이 경제적 불안정을 초래할 가능성은 주식시장의 과열이나 부동산 시장의 급등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 비록 출구전략이 재건축 아파트 가격의 급등에 의해 표면화된 측면이 많기는 하지만, 과연 출구전략을 입안하고 집행할 것인가에 대한 판단은 자산 시장 전반의 동향과 출구전략의 비용을 잘 비교하면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이것은 참 어려운 작업이다.
재건축아파트값 폭등이 촉발
먼저 현재 여러 자산시장에서의 가격 급등이 과연 과잉 유동성에 의해 촉발되었는지부터 판단해야 한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은 M1(통화)이 M2(총통화)보다 훨씬 빨리 증가했다는 점을 들어 시중에 단기 유동성이 지나치게 많이 풀렸고 이것이 자산가격 급등의 중요한 원인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에 대한 판단은 쉽지 않다. 최근만 보면 M1이 M2에 비해 매우 빠르게 증가한 것이 사실이지만 조금만 눈을 과거로 돌려 보면 M1의 증가율이 현저하게 낮았던 적도 있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재작년 하반기를 보면 증권시장의 활황과 자본시장 통합법의 시행에 따른 증권계좌의 자금이체업무 허용 등의 광고에 힘입어 자금이 은행권에서 증권권으로 급속하게 이탈했고 이에 따라 M1의 증가율이 지금과는 비교가 되지 않게 낮았던 적이 있다. 이런 정황을 종합할 때 최근에 나타나는 M1의 가파른 상승세는 일종의 회복국면이라고 볼 수도 있다.
오히려 문제는 M2다.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지는 않지만 M2는 꾸준히 높은 증가세를 유지해 왔고 이것이 지금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경제를 휘젓고 다니기 시작하면 충분히 여러 가지 병리적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어느 정도 M2를 통제해야 할 필요성은 있다.
문제는 이것이 현재 서민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고 있는 강남3구의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을 저지하는 맞춤형 즉효약은 아니라는 점이다.
통화 총량에 대한 통제는 경제의 신용을 전반적으로 위축시켜 경제활동 전반의 속도를 늦추고 그 결과로 자산시장의 활황도 어느 정도 통제할 수는 있지만, 다른 부문에는 아무런 악영향 없이 아파트 값만 딱 붙들어 매는 특효약은 아니다.
개발이익 사회적으로 환수해야
따라서 거시경제 전반의 안정성 확보와 속도조절을 위해 통화의 총량을 통제하는 것이 필요한 것은 맞지만, 정말로 아파트값 상승을 확실하게 막으려면 다른 조치를 써야 한다.
그렇다면 어떤 조치가 필요할 것인가? 재건축 아파트 가격의 상승은 결국 개발이익을 얻고자 하는 욕구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개발이익을 사회적으로 환수하거나 지역사회와 공유하는 방법을 마련하여 개별적 소유자에게 돌아가는 몫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지금 중요한 것은 범용적인 안정화 정책과 특수 용도의 부동산 정책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다. 유능한 목수가 좋은 연장을 골라서 쓰는 이유가 바로 이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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