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부담 적어 재기에 도움 … “많은 사람에게 알려져 적극 활용됐으면”
“다른 대출에 비해 이자부담이 가장 적어서 당분간 생활비 걱정은 덜었습니다.”
서울 상계동에 사는 이은영(여·가명·37)씨는 ‘재산담보부 생계비 융자’ 혜택을 이와 같이 설명했다.
이씨는 서울 상계동 18평형 아파트에 남편(41)과 아들(6) 여동생과 함께 살고 있다.
◆남편 지난해 8월 실직 = 이씨 남편은 지난해 8월 직장을 잃었다. 10년 정도 다니던 회사가 경영난으로 문을 닫은 것. 유명 유통회사 하청업체였지만 지난해 하반기 경기악화를 이기지 못했다.
이씨 남편은 재취업을 시도했으나 나이가 많고 경기가 안좋아 두 달 정도 놀게 됐다. 이씨 부부는 주변사람 얘기를 듣고 호떡 노점상을 하기로 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시작해 올 4월까지 할 수 있었다. 운이 좋았던지 수입이 괜찮았다.
남편이 손이 느려서 부부가 오후 2시부터 밤 10시까지 호떡을 만들어 팔았다. 아이는 근처에 사는 친할머니가 돌봐주셨다. 여유는 없었지만 큰 어려움은 없었다.
하지만 호떡장사는 겨울 한철이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사가는 이들이 크게 줄었다. 결국 4월에 장사를 접어야 했다.
이씨는 자판기 사업을 했다. 당장 생활비는 벌 수 있었다. 지난 6월 자판기에 놓여있는 복지관 할아버지가 이씨에게 남편의 근황을 물어본 뒤 ‘재산담보부 생계비 융자’사업을 소개해줬다.
이씨 재산은 18평 아파트가 전부다. 이씨는 아파트를 구입할 때 빌린 대출금 원금과 이자 63만원 정도를 매달 은행에 내고 있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들에게 교육비로 월 70만원 정도 들어간다. 대출상환금과 교육비만 해서 133만원 정도다. 4인가구 최저생계비다.
이씨는 “그동안 여유가 없어서 저축해놓은 돈이 없다”며 “두달만 소득이 없어도 생계가 막막하다”고 말했다.
이씨는 재산이 1억9000만원이어서 기초생활 보장과 긴급복지지원을 받지 못한다.
또한 이씨 부부 모두 일을 할려고 하며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한시생계구호 대상자도 아니다. 희망근로 프로젝트 혜택도 받을 수 없다.
지금까지 이씨 부부처럼 재산이 2억원 이하이면서 기초생활보장수급자가 아닌 경우 갑작스런 실직이나 폐업 등으로 최저생계비 이하의 소득으로 어려움에 처한 가구에 대한 국가의 지원이 없었다.
정부는 지난 5월말부터 이씨부부와 같은 저소득층 가구에 대해 재산을 담보로 생계비를 저리에 대출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신청 한달만에 대출 결정 = 이씨는 지난 6월말 인근 솔로몬저축은행 지점을 찾아 생계비 융자를 신청했다.
신청 한달이 지난 뒤 600만원 대출이 결정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1000만원을 신청했지만 이미 담보가 잡혀있어서 담보한도 때문에 600만원을 대출받았다. 7월1일 132만원이 입금됐다. 자판기 수입과 대출금으로 한달 생활이 가능할 것 같다.
마침 저축은행에서 일시불로 바꿀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일시불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민중이다.
이씨는 “국민은행 주택담보대출 이자가 6.3%대인데 이번 600만원 대출이자는 모두 7%지만 우리가 부담하는 것은 3%여서 가장 싼 것 같다”며 “한달에 1만5000원 정도여서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이씨는 “대출로 생계비 고민이 해결되더니 그동안 1년정도 일자리를 못찾았던 남편도 취직을 해 연수를 받고 있다”며 “앞으로 남편 월급이 나오면 생활비뿐만 아니라 대출금 상환도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고 기뻐했다.
◆제도 아는 사람 많지 않아 = 이씨는 몇가지 개선점도 지적했다. 정부가 20만명에게 혜택이 돌아갈 거라고 하지만 이 제도를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이씨는 “융자를 받고 주변 사람에게도 얘기했는데 아는 사람이 별로 없더라”며 “홍보를 많이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부는 저축은행과 새마을금고 신용협동조합에서 취급한다고 하지만 일부 지점은 “공문이 오지 않았다”는 등 취급을 거부하기도 했다.
이씨는 예전에 카드사에 근무한 적이 있다. 복잡한 대출서류도 경험이 없는 서민에게는 쉽지 않은 과정이라는 게 이씨의 설명이다.
범현주 기자 hjbeo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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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대출에 비해 이자부담이 가장 적어서 당분간 생활비 걱정은 덜었습니다.”
서울 상계동에 사는 이은영(여·가명·37)씨는 ‘재산담보부 생계비 융자’ 혜택을 이와 같이 설명했다.
이씨는 서울 상계동 18평형 아파트에 남편(41)과 아들(6) 여동생과 함께 살고 있다.
◆남편 지난해 8월 실직 = 이씨 남편은 지난해 8월 직장을 잃었다. 10년 정도 다니던 회사가 경영난으로 문을 닫은 것. 유명 유통회사 하청업체였지만 지난해 하반기 경기악화를 이기지 못했다.
이씨 남편은 재취업을 시도했으나 나이가 많고 경기가 안좋아 두 달 정도 놀게 됐다. 이씨 부부는 주변사람 얘기를 듣고 호떡 노점상을 하기로 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시작해 올 4월까지 할 수 있었다. 운이 좋았던지 수입이 괜찮았다.
남편이 손이 느려서 부부가 오후 2시부터 밤 10시까지 호떡을 만들어 팔았다. 아이는 근처에 사는 친할머니가 돌봐주셨다. 여유는 없었지만 큰 어려움은 없었다.
하지만 호떡장사는 겨울 한철이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사가는 이들이 크게 줄었다. 결국 4월에 장사를 접어야 했다.
이씨는 자판기 사업을 했다. 당장 생활비는 벌 수 있었다. 지난 6월 자판기에 놓여있는 복지관 할아버지가 이씨에게 남편의 근황을 물어본 뒤 ‘재산담보부 생계비 융자’사업을 소개해줬다.
이씨 재산은 18평 아파트가 전부다. 이씨는 아파트를 구입할 때 빌린 대출금 원금과 이자 63만원 정도를 매달 은행에 내고 있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들에게 교육비로 월 70만원 정도 들어간다. 대출상환금과 교육비만 해서 133만원 정도다. 4인가구 최저생계비다.
이씨는 “그동안 여유가 없어서 저축해놓은 돈이 없다”며 “두달만 소득이 없어도 생계가 막막하다”고 말했다.
이씨는 재산이 1억9000만원이어서 기초생활 보장과 긴급복지지원을 받지 못한다.
또한 이씨 부부 모두 일을 할려고 하며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한시생계구호 대상자도 아니다. 희망근로 프로젝트 혜택도 받을 수 없다.
지금까지 이씨 부부처럼 재산이 2억원 이하이면서 기초생활보장수급자가 아닌 경우 갑작스런 실직이나 폐업 등으로 최저생계비 이하의 소득으로 어려움에 처한 가구에 대한 국가의 지원이 없었다.
정부는 지난 5월말부터 이씨부부와 같은 저소득층 가구에 대해 재산을 담보로 생계비를 저리에 대출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신청 한달만에 대출 결정 = 이씨는 지난 6월말 인근 솔로몬저축은행 지점을 찾아 생계비 융자를 신청했다.
신청 한달이 지난 뒤 600만원 대출이 결정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1000만원을 신청했지만 이미 담보가 잡혀있어서 담보한도 때문에 600만원을 대출받았다. 7월1일 132만원이 입금됐다. 자판기 수입과 대출금으로 한달 생활이 가능할 것 같다.
마침 저축은행에서 일시불로 바꿀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일시불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민중이다.
이씨는 “국민은행 주택담보대출 이자가 6.3%대인데 이번 600만원 대출이자는 모두 7%지만 우리가 부담하는 것은 3%여서 가장 싼 것 같다”며 “한달에 1만5000원 정도여서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이씨는 “대출로 생계비 고민이 해결되더니 그동안 1년정도 일자리를 못찾았던 남편도 취직을 해 연수를 받고 있다”며 “앞으로 남편 월급이 나오면 생활비뿐만 아니라 대출금 상환도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고 기뻐했다.
◆제도 아는 사람 많지 않아 = 이씨는 몇가지 개선점도 지적했다. 정부가 20만명에게 혜택이 돌아갈 거라고 하지만 이 제도를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이씨는 “융자를 받고 주변 사람에게도 얘기했는데 아는 사람이 별로 없더라”며 “홍보를 많이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부는 저축은행과 새마을금고 신용협동조합에서 취급한다고 하지만 일부 지점은 “공문이 오지 않았다”는 등 취급을 거부하기도 했다.
이씨는 예전에 카드사에 근무한 적이 있다. 복잡한 대출서류도 경험이 없는 서민에게는 쉽지 않은 과정이라는 게 이씨의 설명이다.
범현주 기자 hjbeo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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