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보수·자유총연맹 만들겠다”

[인터뷰]박창달 한국자유총연맹 총재

지역내일 2009-07-28
중앙조직 키워 정부시책 홍보 … 자유연구소 신설
“불필요한 관변단체 정리해야” … 박근혜 우회비판
여당, 미디어법 제대로 알렸으면 대통령 편했을 것

한국 보수와 반공의 상징인 한국자유총연맹. 남산 중턱에 자리잡은 자유총연맹 본부 박창달 총재 집무실 책상 뒷벽엔 웃으며 손흔드는 이명박 대통령 사진이 걸려있었다.
박 총재는 이명박정부 출범 1등공신이다. 대통령선거 경선과 본선에서 선거조직을 이끌며 표를 모았다. 더욱이 그는 이 대통령과 포항 동향이자 포항중학교 후배다.
이 때문에 박 총재는 대선 직후 숱한 하마평에 올랐다. 국정원장, 청와대 정무수석, 특임장관 등 소문만으론 안 거친 자리가 없을 정도다. 이명박정부 실세이자 3선의원 출신의 중진정치인이지만 지난 3월 자유총연맹이란 관변단체의 11대 총재로 변신한 박 총재를 만나 보수의 오늘과 이명박정부의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 이명박정부 들어 어떤 인사보다 하마평이 잦았다
굉장히 곤혹스러웠다. 학연이나 지연, 정권출범 기여도 때문에 그런 말이 나왔는 모양인데 정권초엔 (선거법위반 때문에) 하고싶어도 못했다. 지난해 8월15일까진 복권이 안돼 있었다. 그런 사정도 모르고 이런저런 말이 나와 괜히 (하마평에 오른)자리에 계신 분들만 기분이 나빴을 것이다.
- 실세 박창달이 왜 자유총연맹으로 갔는지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다
사실 역대 자유총연맹 총재 자리엔 정치에서 퇴임하는 분, 원로들이 많이 왔었다. 이 때문에 박창달이 거길 왜 갔을까 궁금해한다. 지난 10년간 자유총연맹은 굉장히 어려웠다. 정부지원은 끊겼고, 정권은 연맹을 해산직전까지 몰고 갔다. 이런 시기엔 나같은 사람이 적합하다고본다. 열심히 뛰는 성격이고 추진력이 있다고 자평한다.
- 보수와 자유총연맹하면 ‘낡음’이란 단어가 떠오르는게 사실이다. 혁신하는 보수는 불가능한가
보수단체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수호란 공동의 가치를 추구한다. 나도 그 분들과 목표는 같다. 하지만 방법을 달리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보수단체 행사를 보면 원로들께서 군복을 많이 입고 나온다. 그 마음 잘 안다. 하지만 젊은층, 일반국민이 볼 때 그 인상이 썩 좋은게 아니다.
- 낡음의 이미지를 어떻게 바꾸려는가
지난 6월4일 ‘북한 핵실험 범국민 규탄대회’를 열면서 신문광고를 냈더니 초청도 안했는데 군복 입은 원로들이 대거 앞자리에 앉아계시더라. 6·25행사 때는 광고를 안했다. 그랬더니 과거 장면이 사라졌다. 낮엔 6·25체험행사를 하고 저녁엔 젊은 가수를 불러 행사를 치렀는데 젊은층이 많이 모였고 호응도 좋았다. 자유총연맹이 저런 것도 하는구나 하는 이미지를 줄 수 있었다. 보수단체의 집회문화를 바꿔야한다고 생각한다.
- 젊은 자유총연맹, 젊은 보수로의 변신을 꾀한다는 식의 인터뷰 제목이 얼핏 떠오른다
젊은 회원을 영입하려고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젊은층은 아무래도 일자리가 최대관심사다. 자유총연맹에서 봉사활동하니까 외국에 나갈 기회를 주고, 거기서 봉사하니까 학점인정도 해준다는 입소문이 나야한다. 자유총연맹 스스로는 첫 직원공채를 했다. 훌륭한 학생이 많이 모이더라. 청년들이 무슨 생각을 할까 고민하고 맞춰나가야한다. 세상이 변하는데 구태의연한 활동방식으론 안된다. 반공만해서는 따라오지 않는다.
- 정치권에선 조직 전문가였다. 회원을 65만명에서 100만명까지 늘리겠다는데 복안은 무엇인가
우선 자유총연맹 중앙 조직을 대폭 강화할 생각이다. 현재는 모든 회원이 읍면동 단위에 산재해있고 중앙엔 없다. 중앙에 대학생봉사단이나 중앙청년회, 중앙여성회 등 조직을 만들어 국가시책을 연구하고 뒷받침하는 역할을 맡길 것이다.
- 미국엔 헤리티지 재단이 있지만 한국엔 보수세력의 싱크탱크가 없다
40대 이상 가정주부는 정부정책에 대해 정확히 알기가 어렵다. 집에서 방송뉴스보고 판단하기 십상이다. 그런 계층이 정확한 지식을 갖고 판단할 수 있도록 교육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연수원도 만들고, 연구소도 구상 중이다. 가칭 자유연구소는 보수세력을 뒷받침하는 이론을 만들어낼 것이다.
- 박 총재는 줄곧 자유총연맹의 변화를 얘기하지만, 우리 사회에 활동하는 많은 보수단체, 관변단체는 여전히 제 역할을 잘 찾지못한다는 지적이다
사실이다. 관변단체들은 국민과 같이가는 길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실천해야한다. 국가와 국민이 필요로하는 단체가 아니라면 국력낭비인만큼 과감하게 정리해야한다. 세월이 많이 지났다. 정부 차원에서 재검토할 시기가 됐다.
- 얘기를 좀 돌려보자. 이 대통령이 출범 1년반동안 어려움이 많았다. 원인과 해법은 무엇인가
정권이 어렵게된 것은 대통령보단 주변 여건이 나빠지면서부터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있었고 지난해 5월엔 사실 아무런 근거가 없는 광우병 사태가 있었다. 그런 것들이 원인이 돼서 어려움이 왔다. 정치권이 도와줄 생각없이 발목만 잡고있어서 힘이 드는데, 이 대통령은 경제적 감이 굉장히 뛰어난 분이다. 정치권이 조금만 도와주고 국민이 한번더 신뢰를 보내준다면 성공하는 정권이 될 것이다.
- 최근엔 천성관 검찰총장 내정자가 낙마하면서 정권에 부담이 됐다. 지난해 1기 내각도 말이 많았다. 인사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인사권자가 선택할 수 있는 그룹에 속하는 이들은 실력이 엇비슷하다. 일단 선택된 사람은 하자가 있거나 자신이 없으면 (내정을) 수락하면 안된다. 그게 중요하다. 엄격히 검증한다지만 숨긴 것까지 찾아내긴 어렵다. 내정된 사람이 청문회를 통과할 자신이 없다면 스스로 포기하는게 대통령과 국가를 위하는 길이다.
- 박근혜 전 대표는 여전히 주류와 긴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엔 미디어법 관련 발언으로 당내 파동이 있었다
내가 미디어법 처리과정을 내밀하게 안 들여다봐서 잘 모르겠지만, 원내대표 등이 이미 어떻게 처리하겠다고 밝힌 마당에 모 의원이 한마디하면서 당이 기우뚱하지 않았나. 이런 것은 안된다고 본다. 그런 안이 있었으면 일찍 내놨어야지. 그러니까 자꾸 여당이 불안해진다. 거대여당이 일개 한 사람 때문에 기우뚱하는 모습은 보기 좋지않다.
- 당 사정에 대해 비판적인데, 조언을 해달라
미디어법 논란을 보자. 솔직히 이 법에 대해 국민은 잘 알지 못했다. 정당이 뭐하나.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 모아서 1박2일동안 확실히 (미디어법에 대해) 주입시켜야한다. 본인 걸로 소화시켜야한다. 그들은 지역구로 내려가 당원에게 교육시키고 당원은 국민에게 알려야한다. 좋은 법안, 좋은 정책 나와도 홍보가 안되면 아무 것도 안된다. 당이 나서서 홍보가 돼야 정책이 돌아가고 대통령이 편해진다. 4대강사업도 마찬가지다. 당이 이런 걸 못하고 맨날 친이, 친박타령만하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박 총재는 인터뷰 내내 특유의 굵직한 저음 목소리로 보수와 이명박정부의 변화와 미래를 얘기했다. 때론 비보도를 전제하기도했지만 자신감 넘치는 말투에는 거침이 없었다. ‘조직의 달인’이라는 그가 정권을 창출했지만 또다시 ‘낡은 보수’ 이미지에 갇힐 위기에 놓인 보수세력에게 탈출구를 제시할지, 그리고 집권 2기 ‘이명박의 남자’로 복귀해 또한번 화려한 정치인의 길을 걷게될지 여의도는 눈여겨 보고 있다.

박창달 총재는
- 46년 경북 포항출신
- 포항중, 계성고, 한국외대 졸업
- 영남대 행정학석사, 계명대 명예박사
- 한나라당 대구·경북도지부 사무처장
- 15·16·17대 국회의원
- 한나라당 교육위 부위원장
- 국회 남북관계 지원특별위
- 한국자유총연맹 11대 총재

대담 안찬수 정치편집위원
정리 엄경용 정치팀기자 rabbit@naeil.com

자유총연맹 깃발 들고
대학생 ‘세계로 세계로’

한국자유총연맹이 보수의 얼굴을 바꾸는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군복 입은 노령층이 앞장서 반공을 외치는 조직이 아니라 청바지 입은 청년들이 봉사활동을 통해 폭넓게 참여하는 보수단체를 만들자는 아이디어다. 젊은 보수를 만들자는 얘기다.
자유총연맹이 추진하는 대표적 청년 프로젝트는 대학생글로벌봉사단이다. 대학생에게 자원봉사 기회와 함께 학점과 일자리까지 제공하면서 자연스럽게 그들이 자유총연맹 활동에 발담그도록 하는 내용이다.
봉사단은 지난 2001년부터 12차례에 걸쳐 캄보디아와 베트남, 방글라데시 등 저개발국을 방문해 의료와 교육, 노력봉사를 펼쳐왔다. 지난해 8월엔 태국 옴꼬이를 찾아 피부질환과 장염으로 시달리는 주민 500명을 치료했다. 그동안 의료혜택을 받은 수혜자만 7400여명에 달한다. 오지마을에선 화장실을 짓고 우물을 파주기도했다.
캄보디아에서 통역봉사를 했던 한 대학생은 의학을 공부한 뒤 아예 캄보디아에 머무르기를 원해 자유총연맹에서 학비를 지원해주고 있다.
자유총연맹은 봉사활동에 참여한 학생들에겐 인증서를 발급해주고 학점인정(MOU체결대학 한정)을 해준다. 우수봉사단원은 취업도 알선해준다.
박창달 총재 취임 이후 ‘젊은 자유총연맹’ 만들기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봉사활동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봉사단을 대학과 지역별로 상설해 지속적인 봉사활동을 추진한다. 장기봉사활동을 위한 재단과 해외사업장도 설치한다는 복안이다.
자유총연맹은 전국 고교생을 대상으론 토론대회도 개최한다. 고교생들이 참여해 굵직한 사회 쟁점을 토론하므로써 무조건적인 갈등과 이기심보단 통합과 대화, 관용의 정신을 키우자는 취지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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