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주식에 미쳤습니다”

지역내일 2000-10-19


증시분석가? 사이버애널리스트?
증권정보사이트 아크론의 대표이사인 하태민(33세)을 적당히 표현할 수 있는 말이 없
다.. 펀드매니저도 아니고 그렇다고 증권사 애널리스트도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는 증권사 시황담당자들처럼 매일 데일리리포트를 쓴다. 상장기업 분석리포트도 낸다.
또 주식투자로 돈 꽤나 벌었다는 소리를 듣는 주식투자자다.
그가 쓰는 데일리리포트는 색다르다. 증권사 데일리처럼 말을 빙빙 둘러 하지 않는다.
‘오르면 오르고, 떨어지면 떨어진다’고 명확히 얘기한다. 때론 시장이나 정책결정자
들을 향해 거침없이 비판을 가한다. 그래서 그의 데일리는 재미있다.
재미만 있는 게 아니다. 논리적이다. 시장을 예측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얘기가 그래
서 나온다.
물론 항상 정확하게 시장을 보는 건 아니다. 그의 말대로 표현하면 가끔‘삽질할 때’
도 있다. 그때는 시장을 제대로 보지 않았을 때다. 그래서 그는 항상 신문 방송 인터넷
등을 통해 시장을 연구한다.
그는 주식을 성스러운 것이라고 말한다. 항상 쳐다보고 흠모하는 마음이 없으면 주식
은 자신을 버린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시장을 보는 눈이 생긴다는 얘기다. 한마디로 그
는 주식에 미친 사람이다.

3억 날리고 깡통 차다
그가 주식투자를 시작한 건 작은 착각 때문이었다. 87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연거푸
두번이나 대학에 떨어져 88년 삼수 준비를 하고 있을 때였다. 신문에 기아자동차가
50% 무상증자를 한다는 기사를 본 것이다. ‘한주당 0.5주씩이라’
공짜로 주식을 나눠주는 구나 생각했다. 집에 있는 돈 1000만원을 들고 증권사 객장으
로 나갔다. 착각이었다. 한주당 0.5주를 주는 게 아니라 0.05주를 주는 것이었다. 기아
자동차 주식을 살 이유가 없어졌다. 그렇다고 1000만원을 고스란히 집에 다시 들고 갈
수는 없었다. 그 당시 1만7200원 하던 부광약품을 400주 샀다.
그의 주식투자는 이렇듯 싱겁게 시작됐다. 당시 시장은 주식투자하면 누구나 떼돈 벌
것 같은 상황이었다. 89년 4월 주가가 1000포인트를 돌파해 온 나라가 축제 분위기였
으니까.
1000만원으로 시작한 하태민의 주식투자 금액은 해가 갈수록 늘어났다. 주가가 한창
잘나갈 때는 약 7000만원을 주식투자에 쓸 정도였다. 90년. 4수 끝에 대학(서울대 사회
학과)에 들어갔지만 주식에 대한 그의 광기는 식을 줄 몰랐다.
대학 3학년때 까지 그가 주식투자로 날린 돈은 약 3억. 한꺼번에 날린 것도 아니고 88
년부터 1년에 얼마씩 야금야금 까먹자 스트레스는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90년 정부에
서 깡통계좌 대정리를 할 때 그는 깡통차고 나자빠지는 불운을 겪어야 했다.

하루 5시간 기업연구에 투자
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했지만 그가 남들보다 잘 할 수 있는 것은 주식뿐이었다. 대학
들어오기 전부터 돈 날리며 주식에 손댔으니 주식투자가 전공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었다.
하태민이 얘기하는 주식투자의 기본은 ‘투자하고 하는 기업에 대해 철저히 연구하는
것’이다. 주식에 미쳐 학교 공부는 뒷전인 시절부터 몸에 베인 습관이다.
286컴퓨터 시절. 신문에 나온 상장기업 관련 정보는 모조리 끌어 모았다. 스크랩하고
컴퓨터에 저장하고... 이 작업을 하는데 하루 5시간씩 투자했다. 그렇게 주식에 매달렸
지만 돈 날리는 건 막을 수가 없었다.
94년 10월 부국증권에서 시작한 그의 직장생활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다음해 8월
그는 T. I. C라는 기업분석과 증시분석 전문회사를 만들어 홀로서기를 선언했다. 이때
부터 그는 이른바 증권가 선수들에게 기업분석이나 증시분석 리포트를 제공하기 시작
했다.
96년부터 97년 IMF 이전까지 화려한 종목장세가 펼쳐졌을 때 그의 주가는 최고조에
달했다. 철저한 기업분석과 증시흐름을 정확히 잡아내는 그의 리포트는 선수들에게 폭
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가 직접 주식투자해 얻은 수익도 엄청났다.

새로운 시도
하태민이라는 화려한 종목장세도 IMF 상황에서는 베겨낼 제간이 없었다. 돈 좀 만진
다는 사람들에게 주담보대출로 빌린 돈을 모조리 날린 것이다. 사실 엄밀히 따지면 빌
린 돈도 아니었다. 하태민을 믿고 자기대신 주식투자를 해달라고 맡긴 돈이었기 때문
이다.
“98년 2월 IMF 직후에 어느 분이 제게 2억5000억원을 맡겼습니다. 주식투자에 대해
누구도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말이죠. 나중에 전 그 분에게 맡긴 돈의 3배를
돌려드렸습니다.”
하태민은 지난해부터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현재 무료 사이트로 운영 중인 아크론
(www.acn.co.kr)을 유료회원 1만명의 유료 사이트로 전환할 생각이다. 이를 통해 국내
금융시스템이 커버하지 못하는 고도의 금융업무와 금융커뮤니티를 만들어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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