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농촌진흥청 3. 미래로

지역내일 2009-07-30 (수정 2009-07-30 오전 8:30:24)
농사에서 생명산업으로 지평 넓혀
장기이식용 형질전환 미니돼지 생산 성공 … 누에에서 인공뼈도 개발

지난 6월 25일 농촌진흥청(청장 김재수) 국립축산과학원은 인체에 이식했을 때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제거한 ‘형질전환 미니돼지’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농진청은 이 미니돼지의 이름을 ‘지노(Xeno)2호’라고 지었다. ‘지노1호’는 지난 4월에 탄생했다. 농진청을 포함한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등이 공동 연구한 결과였다.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였다.
이로써 다른 동물의 장기를 사람의 몸에 이식하는 기술경쟁에서 한국은 세계 선두권을 계속 다투게 됐다. 농진청이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생명산업 부문의 기초를 닦고 있는 것이다.

◆생명공학 활용한 농업 업그레이드 = 생명산업은 생명체의 능력을 활용하거나 목적에 맞는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어 인간 생활에 유용하게 응용하는 산업이다. 세포융합이나 유전자재조합 등을 통해 목적하는 생명체를 만들고 이 생명체를 대량 배양해 식량·에너지·의약품 등의 생산에 이용한다. 더 건강하게 더 오래 살고자 하는 인간의 욕구가 시장을 만든다.
농진청이 생산한 형질전환 미니돼지는 이식용 장기 부족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던진다. 이식용 장기부족은 세계 공통의 문제로 미국의 경우 4만여명이 심장이식을 기다리고 있지만 3분의 1 정도는 대기 중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7년에는 장기이식 대기자가 전 세계에 210만명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 문제의 해법으로 떠오른 게 형질전환 미니돼지를 이용해 인체 이식용 장기를 생산하는 것이다. 인간에게 이식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을 제거했기 때문에 ‘형질전환’이고, 다 자라도 성인 남성 체중과 비슷하게 80kg을 넘지 않고 장기 크기도 사람과 비슷해 ‘미니’다.
지노1, 2호는 인체에 이식했을 때 면역거부를 일으키는 유전자 2개 중 1개만을 제거했기 때문에 나머지 하나를 더 제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농진청이 생명공학연구에 본격적으로 접근한 것은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다. 농진청은 지난 2001년부터 ‘바이오그린21’ 사업을 통해 생명공학기술을 활용한 연구기반을 구축하고 이를 산업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바이오그린21 사업단은 지난해에는 누에에서 기억력을 향상하는 천연물질을 추출해 상품화에 성공했고 인공뼈를 만들기도 했다.
세계가 각축하고 있는 황금쌀도 지난해 초 개발에 성공해 유해성 검증 단계에 돌입했다. 황금쌀은 부족하면 야맹증이 걸리는 바타민A 성분을 유전자조합을 통해 쌀에 포함시킨 것이다. 유전자변형작물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이미 상용제품이 나오고 있고, 각국이 경쟁적으로 개발하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기술은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게 농진청 입장이다.
농진청 첨단농업과 안병옥 박사는 “2010년 생명공학 제품의 세계 시장규모는 약 1500억달러로 추정된다”며 “미국은 산양젖에서 폐혈증 치료제를 생산해 유럽에 판매허가를 받았고, 몬산토·신젠타는 제초제와 해충에 강한 콩과 옥수수를 개발해 판매하는 등 선진국에선 생명공학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상품을 상용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전자원 확보해 종자전쟁도 대비 = 농진청은 세계 시장규모가 367억달러로 추정되는 종자산업의 기반 구축에도 집중하고 있다. 종자산업의 중요성은 이명박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발전방안을 지시할 정도로 미래 국가경쟁력을 좌우할 분야다. 시장의 57%를 몬산토, 듀폰 등 10대 다국적 기업이 점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채소종자가 한국 농업을 살린다’는 단행본을 출간한 김재수 농진청장은 지난 6월 △농업유전자원 이용 활성화 △녹색성장 품종육성 핵심기술 개발 △종자 산업체의 역량강화 자 생산기반 확충 및 수출 활성화 △우량종자보급 및 종자관리제도 개선 등 종자산업 발전을 위한 추진전략을 마련했다.
한국의 종자수출액은 2000만달러 수준으로 세계 32위에 불과하지만 종자산업의 기반은 약하지 않다. 유엔 세계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해 8월 농진청을 ‘세계 종자 안전중복보존소’로 인증했다. 노아의 방주처럼 미래를 위한 종자를 보존하는 장소로 국제기구에서 인증한 것이다. 이는 노르웨이에 이어 두 번째였고 국가기관으로 최초였다.
유전자원을 활용해 2084종의 신품종을 개발한 성과도 축적돼 있다. 1970년대 식량자급의 기반이 된 통일벼도 필리핀 유전자원을 활용해 농진청이 개발했다. 2006년 개발한 사료용 청보리 ‘유연’은 사료작물 자급률을 높여 제2의 녹색혁명을 이룰 후보로 꼽힌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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