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전입 놓고 이중적인 여권

네 편엔 “공직자 자격 없어” … 이명박 후보 이후 내 편엔 ‘면죄부’

지역내일 2009-08-03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시쳇말이 여권에게 딱 들어맞게 생겼다. 고위공직자의 주민등록 위장전입을 둘러싼 태도 때문이다. 과거 야당시절엔 고위공직자의 위장전입에 대해 “명백한 불법”이라며 사퇴를 요구하더니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시절 위장전입을 시인한 이후엔 언제그랬냐는 듯 줄줄이 면죄부를 주고 있다.

◆줄줄이 낙마한 ‘위장전입 공직자’ = 한나라당은 과거정부 10년간 위장전입엔 추호의 타협도 허용치않았다.
고위공직자가 자녀교육 또는 부동산투자를 위해 위장전입한 사실이 드러나면 “현행법(주민등록법)상 3년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해당하는 범법행위”라는 잣대를 들이대며 공직 사퇴를 촉구했다.
이런저런 개인사정이 있거나 “예전엔 주변에서 많이 했다”는 식의 관행을 방패 삼아 버티려던 공직자들로선 무조건 ‘법’을 앞세우는 야당 앞에서 할 말을 찾기 힘들었다.
이 때문에 김대정정부와 노무현정부 고위공직자들이 줄줄이 낙마하거나 낙마위기에 내몰렸다. 주양자 복지부장관을 시작으로 장 상·장대환 국무총리 서리, 최영도 국가인권위원장, 이헌재 경제부총리, 홍석현 주미대사, 김원웅 국회윤리위원장, 김명곤 문화부장관, 김병준 교육부장관 등이 한나라당의 표적이 됐다.
한나라당의 한 고참보좌관은 “위장전입은 과거 부유층이나 식자층에선 관행처럼 이뤄졌던게 사실”이라며 “당시 야당으로선 위장전입이 가장 손쉽게 찾아내 효과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포인트였기 때문에 애용했던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명박 후보 5차례 위장전입 시인 = 위장전입에 대해 한치의 타협도 없었던 한나라당 태도가 바뀐 것은 2007년 6월 대선후보 검증과정에서다. 당시 한나라당 후보였던 이명박 후보는 일부 언론에서 위장전입 의혹을 제기하자 “자녀들 취학을 위해 5차례 위장전입을 했다”고 시인했다. 한나라당 국민검증위는 “부동산투기를 위한 위장전입은 아니다”며 더 이상 문제삼지 않았다. 졸지에 위장전입에 대한 입장이 180도 바뀐 것이다.
여권은 한발 더 나가 위장전입 사실을 시인한 고위공직자를 검찰총장에 내정하는 과감함을 보여주고 있다. 김준규 총장 내정자는 지난달 31일 “자녀교육을 위해 두차례 위장전입을 했다”고 시인했다. 청와대 인사검증 과정에서도 이 사실을 해명했다고한다. 청와대가 위장전입 사실을 알고도 내정을 강행했다는 얘기가 된다.
민주당 우윤근 의원은 2일 “청와대가 자기들 기준에 의해 마치 문제없다는 식으로 나오는데 국민이 보는 기준은 별개”라고 말했다. 법사위 간사인 우 의원은 “청문회는 빨라야 15일 이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당 노영민 대변인은 “위장전입이 용인되는 수준의 범법이라면 한나라당에 의해 낙마한 인사에 대해 사죄해야하고 그렇지 않다면 김 내정자에게도 동일한 잣대를 들이대야한다”고 지적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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