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글로벌 산업지도 바꾼다

지역내일 2009-08-03
삼성전자·하이닉스, 반도체 ‘치킨게임’ 승자로
LCD·휴대폰 불황속 ‘나홀로 독주 체제’ 구축
현대·기아차, 미국·유럽 자동차 시장에서 선전

위기 속에 기회가 있었다. 국내 기업들이 국제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구조조정의 승자로 부상하며 정보기술(IT)과 자동차 등에서 역학관계를 재편했다.
경기침체와 함께 IT 제품의 수요는 급감했지만 삼성전자, 하이닉스, LG전자 등은 앞선 기술력과 적절한 제품 라인업을 앞세워 시장 지배력을 확대했다.
또 자동차시장에서 전반적인 불황으로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가 몰락하는 가운데 현대·기아차는 환율 수혜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끝에 미국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였다.

◆삼성전자·하이닉스, D램 시장 점유율 60% 넘어 = 한국 기업의 활약이 두드러진 분야를 꼽으라면 단연 IT분야다. 특히 업황 자체가 불황인 반도체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놀랄 만한 생존력을 보여줬다.
삼성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D램의 세계 점유율이 지난해 1분기 26.8%에서 지속적으로 오르며 그해 4분기 30%대에 진입한 뒤 올해 2분기에는 37.2%에 달한 것으로 추정됐다. 1년여 사이 시장 점유율이 10%포인트 이상 상승한 것.
하이닉스도 지난해 19~20%였던 시장 점유율이 올 1분기 23.6%로 뛰어올랐고 2분기에도 23.8%로 점유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한 것으로 추정됐다. 양사의 시장 점유율을 합치면 60%대를 웃돌아 세계 D램의 5개 중 3개는 국내 업체가 만든 셈이다.
반면 독일 키몬다는 파산보호에 들어가며 시장에서 퇴출당했고, 한동안 22%대를 유지했던 파워칩, 프로모스, 난야 등 대만 3사는 올해 2분기 13.8%로 거의 반 토막 나다시피 했다.
일본의 엘피다와 미국의 마이크론만이 지난해 2분기 8~9%에서 올해 2분기 11%대로 점진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늘리며 국내 업체를 뒤쫓고 있다.
국내 기업의 이 같은 선전은 ‘치킨 게임’으로 불리는 과잉 설비투자와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감소가 겹치면서 지속된 불황 속에서 거둔 성과라 더욱 값지다.
신영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국내 업체는 50나노급을 적용하고 있으나 대만은 여전히 70나노급으로 기술경쟁력에서 경쟁업체에 앞선 것이 국내 업체의 선전 요인”이라며 “특히 대만업체는 재무적으로 어려워 설비투자를 할 수 없고 이에 따라 미세공정을 못해 현금원가 이하 수준에서 생산해야 하는 악순환에 걸려 있어 당분간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LCD·휴대폰 시장지배력 확대 = LCD패널 부문에선 업계가 TV용 시장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국내 기업이 시장지배력을 확대해나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금융위기에도 LCD 시장점유율이 작년 1분기 23.5%에서 4분기28.7%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 2분기 28.6%로 업계 1위를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시장점유율 20% 초반대였던 LG디스플레이도 지난해 4분기에 27.1%로 급등한 뒤 올해 1분기 26.9%, 2분기 26.8%로 삼성전자를 바짝 뒤쫓으며 LCD 양강 체제를 굳건히 했다.
반면 경쟁업체인 대만 업체는 지지부진했다. 한때 LG디스플레이와 어깨를 겨뤘던 AU옵트로닉스(AUO)는 이번 2분기 15.9%로 1년여 사이 시장점유율이 4%포인트 하락하며 LG디스플이와 격차가 벌어졌다. 청화픽처튜브(CPT)는 지난해 2분기 5.1%에서 이번엔 1.8%로 존재감이 사라졌다. 치메이옵토일렉트로닉스(CMO)만이 꾸준히 15~16%를 지키며 선방했다.
굿모닝신한증권 소현철 애널리스트는 “과거 LCD 패널시장을 노트북, 모니터가 좌지우지했다면 최근에는 TV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며 “삼성과 LG는 자체 LCD TV 브랜드로 시장에서 1,2위를 한 것에 힘입어 패널 부문에서도 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휴대폰에서도 국내 업체의 ‘나 홀로 상승’이 돋보였다.
삼성전자의 2분기 시장 점유율은 19.5%로 지난해 동기인 15.4%에서 4.1%포인트 상승했고, LG전자도 같은 기간 1.8%포인트 오른 11.1%로 집계됐다. 반면 휴대폰 부문 부동의 1위인 노키아는 지난해 2분기 41.0%에서 올해 2분기 38.5%로 떨어졌고, 모토로라와 소니에릭슨도 각각 9.5%에서 5.5%, 8.2%에서 5.1%로 급감했다.
특히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모토로라를 제치고 업계 3위에 오른 뒤 모토로라와 차이를 올해 1분기 3.2%포인트, 2분기 5.6%포인트 벌렸다.
우리투자증권 이승혁 애널리스트는 “모토로라가 레이저 이후 제품 라인업이 좋지 못했고, 소니에릭슨은 유럽지역과 뮤직·카메라폰 위주에서 벗어나지 못한 반면 국내 업체는 사양별로 라인업을 골고루 갖춘 점이 강점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 불황 속에서도 선전 = 자동차 분야의 경우 세계 경기 침체로 자동차 판매량은 줄었지만 국내 자동차업체는 환율 효과를 무기로 시장 점유율을 늘렸다.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의 6월 점유율은 4.41%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22%보다 0.19%포인트 늘었고, 기아차도 같은 기간 2.39%에서 3.12%로 0.73%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파산보호 신청으로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제너럴모터스(GM)는 22.12%에서 20.25%로 떨어졌고, 비슷한 처지인 크라이슬러도 9.90%에서 7.95%로 하락했다.
미국의 ‘빅3’ 중 포드만이 경쟁업체의 구조조정에 따른 반사이익에 힘입어 지난해 6월 14.63%에서 올해 6월 17.20%로 시장점유율이 증가했다.
일본의 도요타와 혼다도 같은 기간 각각 시장점유율이 16.29%에서 15.32%로, 12.02%에서 11.68%로 줄었다.
결국 6월달 미국시장에서 지난해 동기 대비 시장 점유율이 늘어난 주요 자동차업체는 미국 포드를 제외하곤 국내 업체밖에 없었다.
유럽시장에서도 국내 업체가 선전했다. 유럽시장에서 현대·기아차를 포함한 국내 업체의 신차판매 점유율은 상반기 평균 3.8%를 기록했다. 지난 2006년 3.6%에서 2007년 3.2%, 지난해 3.1%로 줄다가 올해 상승 반전했다.

구본홍 기자 ·연합뉴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