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LTV 규제 약효 안먹혀 … “1~2년 더 갈 것”
금융위기 대처를 위해 풀려나간 시중자금이 자산시장으로 몰리면서 서울과 수도권 일부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정부가 아파트 대출 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이미 탄력을 받은 집 값 오름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일부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이미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는 현상도 나타난다.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는 데다 경기회복 전망도 아직 불투명해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려운 막대한 자금이 단기화하면서 부동산으로 쏠리고 있다. 때문에 당분간 부동산 시장의 열기는 가라앉지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서울 가격 상승률 7월이 최고 =
서울 지역 아파트 값은 정부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규제 강화에도 이미 작년 연말 수준에 도달했다.
국민은행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 조사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는 6월 29일 100.1로 작년 12월의 기준치 100을 돌파했다. 지난달 7일 금융당국의 LTV 규제 강화 조치가 나온 뒤에도 매매가격 지수는 매주 0.1포인트씩 올라 지난 3일 100.9까지 상승했다.
서울 매매가격 지수는 지난 3월 평균 99.0까지 내려간 적이 있다.
특히 과천시의 7월 아파트 매매지수는 작년 말 대비 14.0%나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에서는 강동구(4.4%), 양천구(2.7%), 강남구(2.7%), 용산구(2.1%) 순으로 상승했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의 아파트 매매가 분석에서도 지난달 부동산 상승세는 우려할만한 수준이다.
서울 지역 아파트 매매가는 3월말 3.3㎡당 1739만2000원에서 지난달 말 1804만5000원으로 올랐다. 전월대비 상승률은 4월 0.70%, 5월 0.33%, 6월 0.68%, 7월 0.79%로 7월 상승률이 올 들어 가장 높았다.
강동구를 포함한 강남지역 4개구와 과천시의 전월대비 매매가 변동 추이를 보면 6월 말에 1.15%와 1.22%였던 상승률은 7월 말 1.18%와 1.87%로 상승폭이 커져 LTV 규제 강화 이후에도 상승세가 꺾이지 않았다.
◆실수요 위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 =
금융감독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금융권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37조2000억원으로 전월말보다 4조5000억원 증가했다.
그러나 신규분양 아파트 입주를 위한 집단대출과 무주택자 및 1주택자 등 실수요자 대상의 장기고정금리대출인 보금자리론을 제외하면 증가 폭은 줄어들었다. 지난달 개별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2조3858억원으로 전월의 2조8396억원보다 4538억원 감소했다.
집단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은 신규 입주에 따른 수요 등으로 당분간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8월 이후 연말까지 전국 아파트 입주예정 물량은 14만1000호에 이른다. 신규 입주 물량이 11만1000호였던 지난 2월~7월 집단대출 증가규모가 4조6000억원 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8월 이후 연말까지 집단대출 증가액은 6조원 가까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를 제외한 개별 주택담보대출은 LTV 강화 여파로 증가세가 꺾일 가능성이 있다.
LTV 규제가 시행된 지난달 7일까지 주택담보대출 승인 잔액은 3조9000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4000억원 늘었지만 7월말에는 3조2000억원으로 2주일 새 7000억원 급감했다.
◆저금리·유동성으로 오름세 지속 =
전문가들은 달아오르기 시작한 부동산 열기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저금리 속 투자처가 마땅치 않고 유동성이 늘어난 데다 규제완화가 겹쳐 부동산 가격이 오르고 있는 데 저금리와 유동성 요인은 여전한 때문이다.
우리은행 안명숙 PB사업단 차장은 “돈은 많이 풀렸고 안정적인 투자처에 대한 수요가 많은데 마침 주식시장이 상승하면서 경제 위기가 끝나간다는 생각을 갖게 했고, 부동산 투자에 대한 확신을 줬다”며 “부동산 상승 분위기가 1∼2년은 더 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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