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기존 도로를 줄여 자전거도로를 만들면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교통체증과 준비부족을 비난하는 주장이 거세다. 본지는 자전거를 직접 타고 자전거 이용자의 반응과 전용도로의 상태를 점검해보았다.
어깨제목 : 인천 자전거도로 직접 타보니
제목 : 자전거 이용자 환영 … 불법주차 등은 과제
26일과 27일 양일간 연수구와 남동구의 주요 중심부 자전거도로를 직접 달렸다.
인천시는 최근 327억원을 들인 남동구와 연수구 자전거 전용 도로 1단계 공사(72km)을 마무리 중이며 이어 350억 원을 추가, 10월부터 연말까지 계양 백운 간석 구월권역 등에서 2단계 공사(101km)를 벌일 계획이다. 인천시의 중심도로 대부분을 포함하고 있다. 인천시의 대규모 자전거도로 건설은 수도권에서 사실상 처음으로 기존 도로의 한 차선을 없애는 이른바 도로 다이어트(road diet) 방식이다.
주행은 26일 오후 4시부터 연수구청 부근 먼우금 사거리에서 시청 방향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출발과 동시에 10m도 채 못가 자전거에서 내려야 했다. 화단으로 도로와 자전거도로를 나눈 상태인데도 자가용이 자전거도로에 주차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전거도로 입구에 차단봉이 없어 일반 도로처럼 들어온 것이다. 이런 현상은 일부 중심부 도로를 제외하고는 주행 내내 계속됐다.
양지공원을 끼고 우회전하는 도로는 일반도로보다 약간 턱을 높게 만든 형태다. 이 때문인지 차량 2~3대가 버젓이 자전거도로를 주차 공간으로 사용했다. 이들을 만날 때마다 인도로 올라와 이동해야 했다.
이 구간 쉼터에서 자전거를 세우고 쉬던 한 모(50)씨는 “턱이 낮다보니 일부 자가용이 자전거도로에 주차를 시켜놓고 있다”며 “계도 수준이 아니라 단속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수동 원인재길을 따라 이동하자 간혹 주정차한 차량을 만났지만 시원하게 뚫렸다. 도로에서 만난 자전거 이용자들의 반응은 호의적이었다.
자전거로 하교를 하던 김 모(16)군은 “자전거도로가 생기면서 훨씬 안전하고 좋아졌다”고 했다. 서울 목동에서 연수구로 출퇴근하는 박 모(38)씨도 “지하철을 이용한 다음 직장까지 자전거를 이용하는데 전용도로가 생긴 이후 훨씬 편해졌다”고 했다.
연수3동 솔안만 사거리. 자전거도로는 기존 도로와 횡단보도 사이에 따로 만들어져 있다. 문제는 녹색등이 들어오고 나서다. 차 신호를 받는 자전거는 차량과 함께 직진을 해야 하는데 우회전 차량 때문에 직진이 불가능했다. 결국 횡단보도로 끌고 넘어가야 했다.
잠시 보도 자전거도로를 이용한 후 선학역사거리에서 다시 자전거도로가 시작됐다. 직선 코스인데다 일부 구간은 화단으로 구분해 놓아 편하게 달릴 수 있었다. 하지만 높은 턱이 만들어져 있는 버스 환승지역의 경우 양쪽 중 한 곳은 배수시설이 없어 물이 가득했다. 이런 현상은 시내 중심부 전 구간이 마찬가지였다.
인천의 중심부인 터미널 부근. 가뜩이나 정체지역인데다 한 차선을 줄이면서 차량 운전자의 비난이 쏟아진 지역이다. 역시 차량 운전자와 자전거 이용자의 평가는 엇갈렸다. 한 택시 운전사는 “자전거 이용자가 얼마나 된다고 가뜩이나 막히는 길을 좁혔는지 모르겠다”고 비난한 반면 터미널입구 사거리에서 만난 김 모(54)씨는 “아주 편해져 주변에서도 자전거 이용이 늘고 있다”고 상반된 주장을 내놓았다.
남동구 터미널 사거리. 자전거도로가 좌측에 있어 좌측 도로에서 오는 차량과 겹친다. “대체 언제 넘어가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결국 이곳도 횡단보도로 넘어갔다.
시청을 돌아 연수구 쪽으로 방향을 돌리자 다시 폭우가 쏟아졌다. 취재가 불가능한 것은 물론 사무실로 돌아오는 게 급선무다. 문득 예술회관 지하철 입구가 보였다. 지하철을 타고 갈까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지하철의 자전거 탑승은 10월에나 가능하다는 기억이 떠올랐다. 결국 비를 그대로 맞고 돌아오는 수밖에 없었다.
비가 개인 27일. 이번엔 연수구청에서 남동구 남동공단 방향으로 자전거 주행을 시작했다. 이곳은 중앙 도심에 비해 상황이 좋지 않았다. 왼쪽 자전거도로는 공사가 진행 중이었고 그나마 완공된 오른쪽은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김 모(34)씨는 “직장이 남동공단이라 자전거를 많이 이용하는데 다른 곳에 비해 이곳은 주차 차량이 너무 많다”고 불평을 털어놓았다.
인천시 관계자는 “시민을 대상으로 한 홍보와 각종 인센티브제 시행으로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 시킬 것”이라며 “자가용 불법 주정차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계도에 나서고 있다”고 답변했다.
인천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어깨제목 : 인천 자전거도로 직접 타보니
제목 : 자전거 이용자 환영 … 불법주차 등은 과제
26일과 27일 양일간 연수구와 남동구의 주요 중심부 자전거도로를 직접 달렸다.
인천시는 최근 327억원을 들인 남동구와 연수구 자전거 전용 도로 1단계 공사(72km)을 마무리 중이며 이어 350억 원을 추가, 10월부터 연말까지 계양 백운 간석 구월권역 등에서 2단계 공사(101km)를 벌일 계획이다. 인천시의 중심도로 대부분을 포함하고 있다. 인천시의 대규모 자전거도로 건설은 수도권에서 사실상 처음으로 기존 도로의 한 차선을 없애는 이른바 도로 다이어트(road diet) 방식이다.
주행은 26일 오후 4시부터 연수구청 부근 먼우금 사거리에서 시청 방향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출발과 동시에 10m도 채 못가 자전거에서 내려야 했다. 화단으로 도로와 자전거도로를 나눈 상태인데도 자가용이 자전거도로에 주차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전거도로 입구에 차단봉이 없어 일반 도로처럼 들어온 것이다. 이런 현상은 일부 중심부 도로를 제외하고는 주행 내내 계속됐다.
양지공원을 끼고 우회전하는 도로는 일반도로보다 약간 턱을 높게 만든 형태다. 이 때문인지 차량 2~3대가 버젓이 자전거도로를 주차 공간으로 사용했다. 이들을 만날 때마다 인도로 올라와 이동해야 했다.
이 구간 쉼터에서 자전거를 세우고 쉬던 한 모(50)씨는 “턱이 낮다보니 일부 자가용이 자전거도로에 주차를 시켜놓고 있다”며 “계도 수준이 아니라 단속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수동 원인재길을 따라 이동하자 간혹 주정차한 차량을 만났지만 시원하게 뚫렸다. 도로에서 만난 자전거 이용자들의 반응은 호의적이었다.
자전거로 하교를 하던 김 모(16)군은 “자전거도로가 생기면서 훨씬 안전하고 좋아졌다”고 했다. 서울 목동에서 연수구로 출퇴근하는 박 모(38)씨도 “지하철을 이용한 다음 직장까지 자전거를 이용하는데 전용도로가 생긴 이후 훨씬 편해졌다”고 했다.
연수3동 솔안만 사거리. 자전거도로는 기존 도로와 횡단보도 사이에 따로 만들어져 있다. 문제는 녹색등이 들어오고 나서다. 차 신호를 받는 자전거는 차량과 함께 직진을 해야 하는데 우회전 차량 때문에 직진이 불가능했다. 결국 횡단보도로 끌고 넘어가야 했다.
잠시 보도 자전거도로를 이용한 후 선학역사거리에서 다시 자전거도로가 시작됐다. 직선 코스인데다 일부 구간은 화단으로 구분해 놓아 편하게 달릴 수 있었다. 하지만 높은 턱이 만들어져 있는 버스 환승지역의 경우 양쪽 중 한 곳은 배수시설이 없어 물이 가득했다. 이런 현상은 시내 중심부 전 구간이 마찬가지였다.
인천의 중심부인 터미널 부근. 가뜩이나 정체지역인데다 한 차선을 줄이면서 차량 운전자의 비난이 쏟아진 지역이다. 역시 차량 운전자와 자전거 이용자의 평가는 엇갈렸다. 한 택시 운전사는 “자전거 이용자가 얼마나 된다고 가뜩이나 막히는 길을 좁혔는지 모르겠다”고 비난한 반면 터미널입구 사거리에서 만난 김 모(54)씨는 “아주 편해져 주변에서도 자전거 이용이 늘고 있다”고 상반된 주장을 내놓았다.
남동구 터미널 사거리. 자전거도로가 좌측에 있어 좌측 도로에서 오는 차량과 겹친다. “대체 언제 넘어가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결국 이곳도 횡단보도로 넘어갔다.
시청을 돌아 연수구 쪽으로 방향을 돌리자 다시 폭우가 쏟아졌다. 취재가 불가능한 것은 물론 사무실로 돌아오는 게 급선무다. 문득 예술회관 지하철 입구가 보였다. 지하철을 타고 갈까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지하철의 자전거 탑승은 10월에나 가능하다는 기억이 떠올랐다. 결국 비를 그대로 맞고 돌아오는 수밖에 없었다.
비가 개인 27일. 이번엔 연수구청에서 남동구 남동공단 방향으로 자전거 주행을 시작했다. 이곳은 중앙 도심에 비해 상황이 좋지 않았다. 왼쪽 자전거도로는 공사가 진행 중이었고 그나마 완공된 오른쪽은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김 모(34)씨는 “직장이 남동공단이라 자전거를 많이 이용하는데 다른 곳에 비해 이곳은 주차 차량이 너무 많다”고 불평을 털어놓았다.
인천시 관계자는 “시민을 대상으로 한 홍보와 각종 인센티브제 시행으로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 시킬 것”이라며 “자가용 불법 주정차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계도에 나서고 있다”고 답변했다.
인천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