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전세대란 들여다보니

지역내일 2009-09-10 (수정 2009-09-11 오전 8:23:53)
강남 전세대란 들여다보니
내집마련 꿈 접고 월세로 전환하기도
일부 아파트, 계약 갱신 앞두고 억대 상승 … 내년 봄 전세분쟁 확산될 듯

대치동 우성 아파트에 사는 박 모(46) 주부도 지난해 입주할 때만 하더라도 2억8000만원(전용면적 103㎡)하던 전세 값이 현재 4억원으로까지 치솟아 속병을 앓고 있다. 내년 봄이 만기인데 전세 값이 계속 이 상태라면 1억원이 넘는 돈을 올려줘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지역으로 이사는 엄두도 안 난다. 자녀 교육 때문이다.
서초동 S아파트 전용면적 82㎡에 사는 자영업자 하모 씨(47)는 줄곧 강남에서 전세로 살다가 전세가 오르고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보증금 1000만원, 월세 110만원인 현재 집으로 이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강남을 떠날 생각이 없다. 단지 옆에 있는 중학교에 다니는 아들이 대학에 들어가기 전까지 말이다.
하 씨의 경우처럼 강남에서 세입자로 살아가는 사람은 높은 전세 혹은 월세 부담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설사 전세 값이 오른다고 해도 타지로 이주하는 비율은 높지 않다. 어떡하든 기존에 살고 있는 집에서 버텨보거나 주변에서 맴도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파트 전세가격 급등으로 서울 곳곳이 뒤숭숭하다. 특히 전셋값 급등의 진원지인 서울 강남3구의 세입자들의 불안과 불만은 여기저기서 튀어 오르고 있다. 강남에는 신규 주택공급이 급격히 줄어든 반면 학군과 직장인들의 수요가 넘치는 상황이다. 전문가 어느 누구도 현재의 전세난이 언제쯤 진정될지 전망을 못 내놓는 상황이다.
강남의 전세 상승은 연초보다 수천만원에서 억대까지 상승했다. 실수요자층이 주로 찾는 소형 면적 아파트가 상승을 주도하더니 중형과 대형 면적 아파트로 확산됐다. 이는 다시 서울지역 비강남권인 성동구와 광진구 등으로 확산됐고, 다시 수도권으로 퍼지고 있다. 이는 인기가 시들했던 오피스텔 매매과 전․월세 상승 현상으로 이어졌다.
전세가격이 상승하면서 집주인과 재계약에 실패한 세입자들의 넉넉지 않은 전세금을 가지고 인근지역으로 흩어지고 있다. 문제는 자녀 교육, 출퇴근 등을 고려한 학군․직장인 수요층은 ‘강남고수’에 힘을 쏟고 있다. 치솟는 전세가격 때문에 내집 마련을 접고 월세 생활을 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여기에 직장인 수요도 만만치 않다. 김광수 무지개부동산의 김광수 대표는 “서초구 일대의 전세 값이 연초 대비 5000만~6000만원 이상 올랐지만 매물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며 “삼성 등의 대기업이 많기 때문에 강북에서 자기 집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손쉬운 출퇴근을 위해 강남의 전세 집을 찾아서 물량은 더욱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리서치연구소 소장은 “강남은 세입자라도 오를 것을 이미 염두에 두고 살기 때문에 전세 값이 상승해도 올려줄 여력이 있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단지 전세 값이 하락할 당시 싸다는 이유만으로 강남에 입성한 사람들은 인근지역으로 이주가 불가피 하다”고 말했다.
현재의 전세난은 내년 봄 절정을 맞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대표적인 지역이 잠실주공1단지를 재건축한 ‘잠실엘스’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상반기 입주해 내년 봄 계약갱신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잠실엘스 109㎡의 전세 하한가는 2억2500만원. 하지만 지금 전세가 상한은 4억2000만원까지 치솟았다.
ㅇ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벌써부터 집주인이나 세입자들이 계약갱신을 놓고 탐색전을 벌이고 있지만 너무 올라 집주인과 세입자의 분쟁이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만기가 된 세입자들에게 가능하면 재계약할 것을 조언한다. 새로 전세 집을 옮기기 보다는 재계약이 그나마 전세 보증금의 상승폭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1번지 김은경 팀장은 “내년이 만기인 세입자라면 잠실 재건축 단지의 2년차 아파트 전세 매물을 노려볼 것”을 귀띔하기도 한다. 이영진 이사 역시 “굳이 새 아파트만 찾지 말고 재건축 대상이나 20년 이상 된 중층 아파트는 아직까지 2~3억 사이에서도 가능한 곳이 있으므로 그런 곳을 찾아보는 것도 괜찮다”고 말했다.

조윤수 리포터 오승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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