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구세주는 ‘여성’

사회참여·소득 늘면서 가계지출 결정권 ‘그녀들’ 손으로

지역내일 2009-09-24
‘앞으로 인류를 불황에서 건져내 성장으로 이끌 사람은 남성이 아닌 여성이다.’
괜한 성차별적인 논리가 아니다. 현실이 그렇게 움직여 가고 있다. 단순히 여성들이 쇼핑을 즐기기 때문만도 아니다. 여성의 경제적 역할과 목소리가 커지는 것은 물론 소비패턴이 남성보다 ‘생산적’이기 때문에 경제에서 남성비중보다 여성의 비중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1년전만 해도 “여성을 보호하자”가 설득력 = “산업현장과 가정에서 차지하고 있는 중차대한 역할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경기침체에 여성들이 얼마나 취약한가는 너무 신경을 덜 써왔습니다. … 당장 여성들이 힘든 시기를 극복하도록 대책마련에 나서야 합니다.”
1년전 경제위기가 막 본격화하던 시기, 미국 상원 복지위원회를 맡고 있던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이 내놓은 말이다.
당시 상원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여성들은 평소 남자보다 덜 받고 일하고 일자리에서 밀려나는 속도도 빠른데다 연금보장 또한 덜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한해 동안 남자 평균 소득이 0.5% 떨어지는 동안 여성 평균 소득은 -3%를 기록했다.
경제력이 없기에 위험에는 더욱 노출돼 있었다. 주택담보대출을 받더라도 여성은 남성보다 불리한 조건에서 받는 것을 받아들여야 했다. 경제위기의 직접원인이 됐던 비우량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을 받은 사람 중 남성비중은 24.2%인 반면 여성은 32.0%나 됐다. 불경기에는 남성보다 여성이 훨씬 취약할 것이라는 케네디 의원의 전망은 당시로선 타당했다.
하지만 1년여의 경기침체가 끝나고 회복을 향한 터널 끝이 보이는 지금, 세계경제를 먹여살릴 사람은 남자가 아닌 여자라는 사실이 점차 분명해 지고 있다.

◆남성보다 빠른 속도로 여성소득 늘어 = 시사주간 뉴스위크는 최근 향후 5년새 남성의 소득이 늘어나는 속도보다 여성소득이 늘어나는 속도가 더 빠를 것이라며 “불황에서 지구를 구할 수 있는 것은 여성의 소비력(spending power)”라고 보도했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BCG)가 펴낸 ‘여성은 더 많은 것을 원한다(Women want more)’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5년 동안 전세계 여성소득은 현재의 1.5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남성의 소득은 현재보다 약 33% 늘어나는데 머무를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 기준으로 여성보다 2배 이상 많은 남성소득평균은 5년 뒤에도 여전히 2배 가까이 많다. 하지만 이를 뒤집을 수 있는 자료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고소득 여성이 늘고 개발도상국에서는 여성의 경제참여 자체가 늘면서 남성소득이 5.8% 늘어날 때 여성의 소득이 8.1%씩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년간 금융위기 속에 미국에서 퇴출당한 인력의 80%가 남성이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소비패턴도 남성보다 생산적 = BCG은 연간 18조4000억 달러에 달하는 소비지출 가운데 12조 달러 상당이 여성의 결정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여성의 경우 가계지출의 73%가 부인들의 손에서 결정되었으며 가정사와 관련된 결정권의 91%가 그녀들이 쥐고 있었다.
향후 전문직 여성이 늘고 남성의 자리를 대체하게 되면 여성의 구매력과 구매결정권은 더욱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17억명에 달하는 세계 중산층 규모가 2030년이면 36억명으로 늘어날 것이고 이중 85%가 개발도상국 사람들일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여성’ 그 자체만으로도 중국과 인도를 합쳐놓은 것보다 2배나 큰 시장이 형성되는 것이다. 여성은 소비패턴도 남성보다 생산적이다. 여성은 남성보다 술·담배나 향락성 소비를 덜 하는 대신 웰빙과 건강, 교육에 훨씬 소비를 많이 하고 이는 다시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선순환 형태를 갖고 있다. 사회적으로도 여성의 소비결정권이 높아지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앞으로 여성들이 득세할 세상이 멀지 않았다.
조숭호 기자 shc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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