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의 발굴작가展

이병용의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

지역내일 2009-10-09
1972년, 대학 4학년이던 이병용은 ‘에스프리(esprit)’의 창립멤버로 미술계에 등단했다. 당시 주류였던 아방가르드 흐름에 동참하면서 70년대 중반 파격적인 실험미술로 한국화단의 주목을 받았다. 1978년, 그는 돌연 미국으로 떠났다. “뉴욕에 간 건 나를 찾는 작업, 말하자면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이라는 말에서 보듯 그 당시 이병용은 새로운 미술에 대한 갈망이 가득했다.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도 창작활동을 이어가면서 드로잉 형식의 ‘의자(chair)’ 연작을 선보인다. 배(pear), 회화(painting) 연작에 이어 1990년 뉴욕 개인전에서는 ‘고추(pepper)’시리즈가 등장한다. 남성 생식기의 상징이기도 한 고추가 남성의 두 다리 즉 동서양의 문화를 이어주는 가교역할을 해나가길 바라는 염원을 담았다. ‘알(egg)’연작도 이즈음에 시작됐다. 여성을 상징하는 알은 생명체의 근원이자 모든 것이 축적되어 있는 완성품이다.
1994년, 그는 “문명세계를 떠나 새로운 환경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싶다”며 하와이의 힐로(hilo)섬으로 떠난다. 자연이나 정신세계로 회귀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이병용의 작품은 주로 ‘삶’, ‘흙과 더불어’, 성경의 한 구절인 ‘모퉁잇돌(cornerstone)’ 연작으로 변모한다. 죽음을 예견하는 정신적인 영역의 모퉁잇돌은 오늘날 그의 무한한 열정을 영원히 기억하게 해주는 소중한 작품이기도 하다.

자신의 삶과 예술을 밀착시켜 고뇌, 슬픔, 기쁨, 존재의 이유 등 다양한 감정과 생각들을 그림 속에 담아낸 이병용(1948~2001). 미국으로 건너간 이후, 안타깝게도 그의 유작들은 한국현대미술사에서 거의 논의되지 않았다. 박길웅, 손상기, 박재곤 유작전을 선보인 바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은 09년 첫 번째 발굴 작가로 이병용을 선택했다. 한국현대미술에서 저평가되었거나 새롭게 접근할 필요가 있는 작가를 발굴하기 위한 의미 있는 작업이다. 끊임없이 현대미술의 새로운 영역을 탐구했던 작가 이병용의 면모가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에서 유감없이 발휘된다. 의자, 고추, 알, 모퉁잇돌 시리즈 등 50여 점의 작품이 선보인다. 25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제7전시실에서 계속되며, 무료 관람이다.

문의 국립현대미술관 02-2188-6000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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