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가치의 하락은 반가운 뉴스다. 그것은 글로벌 시장의 안정을 반영하며 미국의 수출을 유리하게 해 줄 것이다.”(폴 크루그먼)
“약한 달러는 무역이득을 압도하는 자본유출로 인해 실질임금의 하락으로 생기는 것보다 더 많은 일자리를 잃게 되고, 결국 경제적 몰락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데이비드 맬퍼스)
강한 달러, 약한 달러 논쟁이 다시 가열되고 있다. 미국 정부의 공식 정책은 여전히 ‘강한 달러’를 지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장은 그 말을 전혀 믿지 않는다. 현실적으로 미국은 더 이상 강한 달러의 다짐을 지킬 수 있는 마땅한 정책 수단이 없다. 동시에 오늘날 미국의 경제상황은 강한 달러가 미국의 이익과 합치하는지도 전혀 확실치 않다.
금값 1천달러 돌파는 국제적 달러 불신의 반영
미국의 방관적 ‘약한 달러’ 정책에 대해 비판자들은 ‘달러화는 미국 돈인데 달러화의 문제점을 다른 나라들에게 떠넘긴다’고 항변한다. 그러나 미국은 더 이상 그런 몰염치를 즐길 여유가 없다. 미국경제와 달러화에 대한 국제적 불신이 폭발 직전에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정은 최근 국제 금값이 온스당 1000달러를 훌쩍 뛰어넘고, 장기적으로는 35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예측(이코노미스트 10월 8일자)까지 나오는 데서 단적으로 읽을 수 있다. 흔히 금값 상승은 인플레이션 헤징이나 안전투자 수요 등으로 설명되지만 이번에는 달러화의 약세 외에 다른 이유가 없다는 것이 지배적인 분석이다.
한 나라의 통화 가치는 그 나라 경제력의 반영이다. 다른 요인이 일정할 경우 단기적으로 통화가치는 금리 수준에 따라 바뀐다. 즉 지금 달러화의 하락을 멈추게 하려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제로금리 정책을 버리고 금리를 올려 달러화 자산의 매력을 높여야 하지만 이른바 ‘더블 딥’(겹치기 불황)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전혀 그럴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달러화의 근본적인 문제점은 미국의 만성적인 쌍둥이 적자에서 기인한다. 지난 1971년 이른바 ‘닉슨 쇼크’로 불리는 달러화의 금태환 중지 및 평가절하를 가져왔던 해묵은 문제점이 4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지만 해결되기는커녕 더욱 험악한 모습으로 미국과 세계경제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올해 및 내년에 각각 1조7000억 달러와 1조4000억 달러의 예산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2013년까지 적자규모를 5330억 달러로 감축할 것이라고 다짐했지만 민간예측기관들은 2019년까지 연평균 1조달러의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런 상황에서 달러화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달러화의 약세를 방치할 것인가, 아니면 어떤 극적 조치를 통해 강한 달러 정책을 지킬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런 선택의 문제에 관해 크루그먼은 한 가지 흥미 있는 논리를 제시한다. 이른바 ‘금본위제 향수’(gold standard mentality)가 그것이다. 크루그먼은 경제사학자 피터 테민의 분석을 인용해 1930년대 대공황의 한 가지 핵심적 원인이 바로 그 향수 때문이었다고 밝힌다.
그는 “이런 인사들은 단순히 통화가치의 안정을 중시할 뿐만 아니라 디플레이션 와중에서 인플레이션 공포에 떨며, 경제적으로 신용확대가 절실한 때에 신용완화에 반대하고, 정부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데도 ‘인위적’ 회복이라고 반대한다”고 설명한다.(뉴욕타임스 10월 12일)
‘강한 달러’ 주장은 금본위제 향수에 젖은 위험한 발상
이에 대해 맬퍼스는 “통화가치 하락을 통해 위기에서 벗어나려는 것은 ‘제3세계적 자원배분 방식’으로 영국병과 카터 병증(病症), 멕시코 위기, 러시아 사태를 답습하려는 것”이라고 반박한다. 그러나 강한 달러를 지키며 쌍둥이 적자를 크게 줄이려면 미국인들은 1980년대 ‘볼커 충격’에 비할 수 없을만큼 엄청난 경제적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 과연 오바마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그런 희생을 요구할 수 있을까.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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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 달러는 무역이득을 압도하는 자본유출로 인해 실질임금의 하락으로 생기는 것보다 더 많은 일자리를 잃게 되고, 결국 경제적 몰락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데이비드 맬퍼스)
강한 달러, 약한 달러 논쟁이 다시 가열되고 있다. 미국 정부의 공식 정책은 여전히 ‘강한 달러’를 지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장은 그 말을 전혀 믿지 않는다. 현실적으로 미국은 더 이상 강한 달러의 다짐을 지킬 수 있는 마땅한 정책 수단이 없다. 동시에 오늘날 미국의 경제상황은 강한 달러가 미국의 이익과 합치하는지도 전혀 확실치 않다.
금값 1천달러 돌파는 국제적 달러 불신의 반영
미국의 방관적 ‘약한 달러’ 정책에 대해 비판자들은 ‘달러화는 미국 돈인데 달러화의 문제점을 다른 나라들에게 떠넘긴다’고 항변한다. 그러나 미국은 더 이상 그런 몰염치를 즐길 여유가 없다. 미국경제와 달러화에 대한 국제적 불신이 폭발 직전에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정은 최근 국제 금값이 온스당 1000달러를 훌쩍 뛰어넘고, 장기적으로는 35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예측(이코노미스트 10월 8일자)까지 나오는 데서 단적으로 읽을 수 있다. 흔히 금값 상승은 인플레이션 헤징이나 안전투자 수요 등으로 설명되지만 이번에는 달러화의 약세 외에 다른 이유가 없다는 것이 지배적인 분석이다.
한 나라의 통화 가치는 그 나라 경제력의 반영이다. 다른 요인이 일정할 경우 단기적으로 통화가치는 금리 수준에 따라 바뀐다. 즉 지금 달러화의 하락을 멈추게 하려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제로금리 정책을 버리고 금리를 올려 달러화 자산의 매력을 높여야 하지만 이른바 ‘더블 딥’(겹치기 불황)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전혀 그럴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달러화의 근본적인 문제점은 미국의 만성적인 쌍둥이 적자에서 기인한다. 지난 1971년 이른바 ‘닉슨 쇼크’로 불리는 달러화의 금태환 중지 및 평가절하를 가져왔던 해묵은 문제점이 4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지만 해결되기는커녕 더욱 험악한 모습으로 미국과 세계경제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올해 및 내년에 각각 1조7000억 달러와 1조4000억 달러의 예산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2013년까지 적자규모를 5330억 달러로 감축할 것이라고 다짐했지만 민간예측기관들은 2019년까지 연평균 1조달러의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런 상황에서 달러화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달러화의 약세를 방치할 것인가, 아니면 어떤 극적 조치를 통해 강한 달러 정책을 지킬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런 선택의 문제에 관해 크루그먼은 한 가지 흥미 있는 논리를 제시한다. 이른바 ‘금본위제 향수’(gold standard mentality)가 그것이다. 크루그먼은 경제사학자 피터 테민의 분석을 인용해 1930년대 대공황의 한 가지 핵심적 원인이 바로 그 향수 때문이었다고 밝힌다.
그는 “이런 인사들은 단순히 통화가치의 안정을 중시할 뿐만 아니라 디플레이션 와중에서 인플레이션 공포에 떨며, 경제적으로 신용확대가 절실한 때에 신용완화에 반대하고, 정부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데도 ‘인위적’ 회복이라고 반대한다”고 설명한다.(뉴욕타임스 10월 12일)
‘강한 달러’ 주장은 금본위제 향수에 젖은 위험한 발상
이에 대해 맬퍼스는 “통화가치 하락을 통해 위기에서 벗어나려는 것은 ‘제3세계적 자원배분 방식’으로 영국병과 카터 병증(病症), 멕시코 위기, 러시아 사태를 답습하려는 것”이라고 반박한다. 그러나 강한 달러를 지키며 쌍둥이 적자를 크게 줄이려면 미국인들은 1980년대 ‘볼커 충격’에 비할 수 없을만큼 엄청난 경제적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 과연 오바마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그런 희생을 요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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