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사람이희망(수정)

지역내일 2009-09-21 (수정 2009-09-21 오전 8:40:50)
“내가 자란 지역을 돌아보고 그 속에서 함께 사는 사람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지역사랑을 키워나가는 것. 그것이 바로 ‘인천바로알기 종주단’이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인천바로알기 종주단’을 9년째 이끌어온 이동열(54) 단장은 온몸으로 지역사랑을 실천해온 선구자다.
인천 문화예술회관 부근에서 ‘인주옥’이란 주점을 운영하는 이 단장이 인천종주에 나선 것은 1999년 12월. 그 해 겨울 함께 산을 타던 사람들과 모여 2000년 새해를 강화도 마니산에서 맞이하자며 술잔을 기울이던 중 “마니산만 올라갈게 아니라 이번 기회에 인천을 걸어서 마니산까지 가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이 나왔다.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찬성 의견이 쏟아졌고 13명이 그해 연말 인천 종주를 떠났다. 처음으로 인천의 곳곳을 누빈 이들은 더욱 많은 이들과 그 날의 감동을 나누고 싶었다. 그렇게 ‘인천바로알기 종주단’은 시작됐다. 그들이 첫 걸음을 내딛은 1999년 12월 29일은 종주단의 창립일이 됐다.

◆1999년 13명으로 출발 =
‘함께 간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으로’. ‘인천바로알기 종주단’ 모집을 알리는 포스터다.
이미 올해 종주는 끝났지만 이동열 단장을 만나러 간 인주옥 벽에는 아직도 포스터가 빼곡하다. 인주(仁州)는 고려시대 인천 이름이다. 풀이하면 ‘인천집’ 정도일까. 집 주인의 인천사랑이 그대로 다가온다.
“인천에 살고 있지만 인천이 이렇게 넓은 줄은 몰랐다. 사람들을 만나 친구가 되고 서로 도우며 많은 것을 깨달았다.” 올해 ‘인천바로알기 종주단’에 참여한 한 청소년의 고백이다.
종주단에 참여한 아이들의 반응은 하나같이 “다시 오고 싶다”는 말로 압축된다.
일주일간 종주로 발이 엉망이 되고 모기에 물려 밤새 고생하면서도 이들이 다시 오고 싶어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처음부터 극기훈련만이 아니라 함께 하는 사람과 소통하고 인천과 소통하는 그런 행사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이동열 단장이 밝히는 종주단의 목적이다.
“첫날과 둘째날은 아무런 변화가 없어요. 하지만 휴대폰이 방전되면 다른 사람과 인천이 보이기 시작하죠. 그렇게 아이들이 변화합니다.”
걷기 열풍이 몰아치고 있지만 자신이 살아가는 곳 구석구석을 걷는 사람은 드물다. 이 단장은 “아이들은 세월이 지나 인천을 떠나도 그 때의 경험이 고향사랑으로 바뀔 것”이라며 “지금까지 종주단에 참여한 모든 이가 인천의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지역사회 도움으로 어려움 극복 =
대규모 종주단이 꾸려진 것은 2000년부터다. 시민단체나 지역 기업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호응이 좋았어요. 지역사회에서도 성원과 지원이 이어졌죠. 전국을 걷는 국토종단은 있어도 자기 지역을 종주하는 곳은 아마 전국에서 처음이었을 겁니다.”
그러나 2001년, 2002년 4년째 종주단을 운영하면서 피로감이 몰려왔다. 초기 성원과 지원도 점점 사라졌다. 사비로 130여명을 움직인다는 것도 쉽지 않았다. 종주단을 함께 이끌던 팀장들은 그만두기 시작했다.
“결국 2003년에는 너무 힘들어 종주단을 운영하지 못했어요. 그대로 끝내려 했어요.”
그가 가던 길을 멈추자 이변이 일어났다. 지역사회가 일제히 이를 말리고 나선 것이다. 기업은 후원을 다시 시작했고 시청도 지원을 약속했다. 그렇게 ‘종주단’은 기적같이 부활했다. “사정이 훨씬 좋아졌어요.” 천막에서 자던 잠자리는 텐트로 바뀌었다. 각종 행사도 제대로 꼴을 갖췄다.
이제는 참가 신청자가 너무 많아 130명으로 인원을 제한하고 있다.

◆“우리 이후에도 계속 이어지길” =
마냥 행복할 것 같은 그에게도 고민이 있다. 바로 나이다. “얼마 있으면 나이가 60세이고 팀장 12명도 이미 40대 후반입니다. 이제 우리 뒤를 이을 사람들이 필요해요.” 더 이상 나이가 들면 아이들과 소통할 수 없다는 사실이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수년째 여름만 되면 직장에 휴가를 내거나 가게를 닫고 자원봉사하는 팀장들도 언제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지 모를 일이다.
그래서 생각한 게 종주단 출신 대학생을 중심으로 ‘인천 청소년 세계탐험대’를 만드는 것이다. 이 단장은 “대학에서도 종주단과의 인연을 이어 나중에 종주단을 이끌었으면 한다”며 “나아가 인천 청소년을 중심으로 세계탐험대를 만드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인천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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