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경북르네상스시대 / 9일자 1편
낙동강 물길 살려 살길 연다
근대화 주역, 기후변화시대 자산으로
단절된 물길 잇고 친수공간 조성 … 강변에 사람 모여야
우리나라 근대화 일등공신이었던 낙동강이 기후변화시대를 맞아 주요 자산으로 부각되고 있다. 물부족 수질오염 등이 전 지구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물을 보유·활용하는 일이 삶의 질과 지역발전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됐기 때문이다. 때문에 낙동강 수질개선과 적정 수량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경북도는 환경기초시설을 확충하고 하상준설과 보 확충 등으로 새로운 낙동강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수량은 최저, 수질은 최악’ =
낙동강은 영남권 1300만명의 젖줄이자 근대화시대에는 구미국가공업단지와 포항철강공업단지에 공업용수를 제공하며 톡톡히 제 역할을 해냈다. 그러나 장기적 관점에서 관리하지 못한 탓에 낙동강은 어느새 ‘수질 최악, 수량 최저’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
낙동강은 남한에서 가장 긴 강이지만 4대강 가운데 가장 유량 변화의 폭이 크다. 유량변동계수가 260으로 한강(90)의 3배에 달한다. 금강과 영산강만 해도 각각 190과 130으로 낙동강보다 훨씬 안정적이다.
강우량은 연중 1000mm로 가장 적은데 그나마 여름철에 집중돼있다. 수자원 이용률은 25%로 전국 평균 27%에 미치지 못한다. 담수능력이 부족하고 산악지형이라 하천경사가 급해 강물이 바다로 유출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낙동강 물은 2011년 7.5억톤, 2016년 8.9억톤, 2020년 10억톤 가량 부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4대강 가운데 유일하게 상류에 대규모 국가공단이 들어서 있고 상수원은 하류에 위치하고 있어 상시 오염에 노출돼 있기도 하다. 낙동강 유역 산업폐수 배출업소 숫자는 한강의 2.9배, 금강의 1.7배에 달한다. 100만㎡ 이상인 산업단지만 8개다. 구미 국가산업단지가 대표적이다. 가축분뇨나 각종 생활하수 배출 등도 일상적이다.
2006년 기준 생물학적 산소요구량은 2.1mg/ℓ, 화학적 산소요구량은 6mg/ℓ로 4대강 중 최악이었다. 화학적 산소요구량 6mg/ℓ 이상은 상수원으로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자정기능을 상실한 강에서는 각종 오염사고가 발생, 하류지역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페놀 유입(1991년 3월) 벤젠·톨루엔 유출(1994년 1월 달성지역 수돗물) 1,4-다이옥산 검출(2004년 6월 대구정수장) 퍼클로레이트 검출(2006년 7월 낙동강취수장) 페놀 검출(2008년 4월 구미광역정수장) 1,4- 다이옥산 검출(2009년 1월 대구정수장) 등 헤아리기도 어렵다.
상류지역은 홍수와 급수제한 물부족 등과 같은 자연재해 취약지로 가뭄과 홍수피해를 반복하고 있다. 올해만 해도 경북도는 갈수기에 8개 시·군, 38개 마을 8800가구에 제한 급수를 실시했다. 2003년부터 5년간 10조9000억원을 낙동강에 쏟아부었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송경창 경북도 새경북기획단장은 “앞으로 물의 자원화가 가장 시급한 문제로 부상할 것”이라며 “총체적으로 물의 저장방안과 활용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는 이와 함께 낙동강 수계 수질개선을 위해 하수처리장 미량유해물질 제거 설비를 보강하는 한편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 신·증설, 읍면단위 하수처리시설 신설, 북부권 폐기물 종합타운 조성 등을 추진하고 있다.
◆‘물그릇’ 늘리고 댐간 연계망 구축 =
낙동강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절대적인 수량부족이다. 저수용량을 보면 유역면적이 비슷한 한강이 16.7억㎥인데 낙동강은 5.5억㎥에 불과하다.
수량 확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강의 모델을 벤치마킹해야한다는 지적이 많다. 한강은 절대적 수량이 풍부하지만 북한강 수계에 있는 수많은 댐이 거대한 보기능을 하면서 물을 보관하고 있다. 윤원기 한국수자원 공사 경북지역본부 차장은 “안동댐 하류지역부터 적정거리를 두고 보를 만들어 적정수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량 확보를 위한 다양한 방안도 검토 중이다. 우선 하상준설을 통해 물그릇을 늘리는 방안이 있다. 지나친 퇴적으로 단면이 줄어든 구간을 준설, 홍수때 소통공간을 확보하는 동시에 몇몇 구간에 보를 설치해 물을 저장하는 방법이다. 도는 안동시 등 3개 시·군 83.1km에 하상준설이 필요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권기창 경북도립대 교수는 “안동댐 인근과 하류에 6~8m정도 준설이 필요한 지역도 있다”고 말했다.
신규댐 건설도 유효한 방안 중 하나로 꼽힌다. 현재 안동댐과 임하댐 저수용량은 18억4300㎥. 2012년까지 군위 화북댐(4900만㎥) 청송 성덕댐(3000만㎥) 부항댐(5400㎥) 등 5개 댐이 완공되면 저수용량 3억3000만㎥와 하루 평균 일평균 54만㎥에 달하는 하천유지수가 확보된다. 한국수자원공사와 경북도는 영주 영천 영덕 의성에 송리원다목적댐 보현다목적댐 달산다목적댐 식수전용저수지 등을 새로 추진하고 있다.
지역적 댐관리를 전국망으로 연결하는 댐간 수계간 연계망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안동댐과 임하댐만 해도 도수로 1.8km를 연결하면 연평균 3000만톤 이상 용수공급이 가능해지고 안동댐과 남한강 수계 충주댐을 65km도수로로 연결하면 연간 4억㎥를 끌어올 수 있다는 계산이다. 공사비는 7500억원 정도로 신규댐 건설비용 1조2000억원보다 경제적이라는 평가다.
이밖에 경북 의성군 옥산면은 저수지 용량을 늘리고 상주시 공검면에는 농업용 저수지를 개발하는 사업이 추진된다. 경주 남천과 김천 직지사천, 영주 서천, 문경 영강, 봉화 내성천 등 지방하천은 생태하천화하는 사업도 예정돼있다.
반홍섭 한국수자원공사 경북지역본부장은 “낙동강 수계의 수질을 안동댐과 임하댐만에만 의존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댐간 네트워크 구축 등을 통한 수자원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낙동강 물길 살려 살길 연다
근대화 주역, 기후변화시대 자산으로
단절된 물길 잇고 친수공간 조성 … 강변에 사람 모여야
우리나라 근대화 일등공신이었던 낙동강이 기후변화시대를 맞아 주요 자산으로 부각되고 있다. 물부족 수질오염 등이 전 지구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물을 보유·활용하는 일이 삶의 질과 지역발전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됐기 때문이다. 때문에 낙동강 수질개선과 적정 수량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경북도는 환경기초시설을 확충하고 하상준설과 보 확충 등으로 새로운 낙동강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수량은 최저, 수질은 최악’ =
낙동강은 영남권 1300만명의 젖줄이자 근대화시대에는 구미국가공업단지와 포항철강공업단지에 공업용수를 제공하며 톡톡히 제 역할을 해냈다. 그러나 장기적 관점에서 관리하지 못한 탓에 낙동강은 어느새 ‘수질 최악, 수량 최저’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
낙동강은 남한에서 가장 긴 강이지만 4대강 가운데 가장 유량 변화의 폭이 크다. 유량변동계수가 260으로 한강(90)의 3배에 달한다. 금강과 영산강만 해도 각각 190과 130으로 낙동강보다 훨씬 안정적이다.
강우량은 연중 1000mm로 가장 적은데 그나마 여름철에 집중돼있다. 수자원 이용률은 25%로 전국 평균 27%에 미치지 못한다. 담수능력이 부족하고 산악지형이라 하천경사가 급해 강물이 바다로 유출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낙동강 물은 2011년 7.5억톤, 2016년 8.9억톤, 2020년 10억톤 가량 부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4대강 가운데 유일하게 상류에 대규모 국가공단이 들어서 있고 상수원은 하류에 위치하고 있어 상시 오염에 노출돼 있기도 하다. 낙동강 유역 산업폐수 배출업소 숫자는 한강의 2.9배, 금강의 1.7배에 달한다. 100만㎡ 이상인 산업단지만 8개다. 구미 국가산업단지가 대표적이다. 가축분뇨나 각종 생활하수 배출 등도 일상적이다.
2006년 기준 생물학적 산소요구량은 2.1mg/ℓ, 화학적 산소요구량은 6mg/ℓ로 4대강 중 최악이었다. 화학적 산소요구량 6mg/ℓ 이상은 상수원으로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자정기능을 상실한 강에서는 각종 오염사고가 발생, 하류지역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페놀 유입(1991년 3월) 벤젠·톨루엔 유출(1994년 1월 달성지역 수돗물) 1,4-다이옥산 검출(2004년 6월 대구정수장) 퍼클로레이트 검출(2006년 7월 낙동강취수장) 페놀 검출(2008년 4월 구미광역정수장) 1,4- 다이옥산 검출(2009년 1월 대구정수장) 등 헤아리기도 어렵다.
상류지역은 홍수와 급수제한 물부족 등과 같은 자연재해 취약지로 가뭄과 홍수피해를 반복하고 있다. 올해만 해도 경북도는 갈수기에 8개 시·군, 38개 마을 8800가구에 제한 급수를 실시했다. 2003년부터 5년간 10조9000억원을 낙동강에 쏟아부었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송경창 경북도 새경북기획단장은 “앞으로 물의 자원화가 가장 시급한 문제로 부상할 것”이라며 “총체적으로 물의 저장방안과 활용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는 이와 함께 낙동강 수계 수질개선을 위해 하수처리장 미량유해물질 제거 설비를 보강하는 한편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 신·증설, 읍면단위 하수처리시설 신설, 북부권 폐기물 종합타운 조성 등을 추진하고 있다.
◆‘물그릇’ 늘리고 댐간 연계망 구축 =
낙동강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절대적인 수량부족이다. 저수용량을 보면 유역면적이 비슷한 한강이 16.7억㎥인데 낙동강은 5.5억㎥에 불과하다.
수량 확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강의 모델을 벤치마킹해야한다는 지적이 많다. 한강은 절대적 수량이 풍부하지만 북한강 수계에 있는 수많은 댐이 거대한 보기능을 하면서 물을 보관하고 있다. 윤원기 한국수자원 공사 경북지역본부 차장은 “안동댐 하류지역부터 적정거리를 두고 보를 만들어 적정수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량 확보를 위한 다양한 방안도 검토 중이다. 우선 하상준설을 통해 물그릇을 늘리는 방안이 있다. 지나친 퇴적으로 단면이 줄어든 구간을 준설, 홍수때 소통공간을 확보하는 동시에 몇몇 구간에 보를 설치해 물을 저장하는 방법이다. 도는 안동시 등 3개 시·군 83.1km에 하상준설이 필요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권기창 경북도립대 교수는 “안동댐 인근과 하류에 6~8m정도 준설이 필요한 지역도 있다”고 말했다.
신규댐 건설도 유효한 방안 중 하나로 꼽힌다. 현재 안동댐과 임하댐 저수용량은 18억4300㎥. 2012년까지 군위 화북댐(4900만㎥) 청송 성덕댐(3000만㎥) 부항댐(5400㎥) 등 5개 댐이 완공되면 저수용량 3억3000만㎥와 하루 평균 일평균 54만㎥에 달하는 하천유지수가 확보된다. 한국수자원공사와 경북도는 영주 영천 영덕 의성에 송리원다목적댐 보현다목적댐 달산다목적댐 식수전용저수지 등을 새로 추진하고 있다.
지역적 댐관리를 전국망으로 연결하는 댐간 수계간 연계망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안동댐과 임하댐만 해도 도수로 1.8km를 연결하면 연평균 3000만톤 이상 용수공급이 가능해지고 안동댐과 남한강 수계 충주댐을 65km도수로로 연결하면 연간 4억㎥를 끌어올 수 있다는 계산이다. 공사비는 7500억원 정도로 신규댐 건설비용 1조2000억원보다 경제적이라는 평가다.
이밖에 경북 의성군 옥산면은 저수지 용량을 늘리고 상주시 공검면에는 농업용 저수지를 개발하는 사업이 추진된다. 경주 남천과 김천 직지사천, 영주 서천, 문경 영강, 봉화 내성천 등 지방하천은 생태하천화하는 사업도 예정돼있다.
반홍섭 한국수자원공사 경북지역본부장은 “낙동강 수계의 수질을 안동댐과 임하댐만에만 의존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댐간 네트워크 구축 등을 통한 수자원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