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 경고와 출구전략
글로벌 침체의 기억이 아직도 너무나 생생한데 벌써 ‘버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버블은 주식이나 부동산과 같은 자산 가격이 터무니없이 치솟는 현상을 가리킨다. 버블은 언젠가 터지게 되어 있고, 그 때는 돌연 시장이 얼어붙고 경기침체나 디플레이션에 빠져들게 된다. 그러나 사람들은 매번 이번만은 다를 것으로 여기며 투기를 하기 때문에 버블은 되풀이된다
버블의 존재는 어떻게 알 수 있는가. 파이낸셜 타임스의 칼럼니스트 볼프강 문차우는 “다음번 위기의 초읽기가 이미 시작됐다”는 기고(10월 18일)에서 두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한 가지는 로버트 쉴러 교수가 개발한 것으로 10년 이동평균 실질 주가수익률로부터 주가가 얼마나 뛰었는가를 측정하는 Cape(경기조정 주가수익률)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제임스 토빈 교수가 창안한 Q라는 개념으로 자산의 시장가치를 실질가치로 나눈 수치로 측정하는 방법이다.
월가 주가 35%~40% 과잉 상승 우려
문차우는 이 두 가지 기준을 적용할 경우 지난 9월 중순 현재 월가의 주가는 이미 35% 내지 40% 과대평가 되었다고 밝힌다. 그 이후에도 다우지수는 이동평균 수익률보다 크게 뛰면서 1만 포인트를 돌파했다. 전반적인 경제상황에 비추어 월가는 분명 버블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의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은 중국과 인도의 주가 버블을 주목한다. 그는 올해 샹하이와 뭄바이의 주가가 각각 62%와 80% 급등했다고 밝히고 그 상승의 주된 원동력은 경제적 펀더멘털이 아니라 이례적으로 낮은 금리에 있다고 지적한다.
금리가 낮다고 해서 꼭 버블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거품이 생기려면 사람들이 낮은 금리를 이용해 어떤 자산을 무한정 사들여야 한다. 즉 자산 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라고 믿는 ‘비이성적 풍요’(irrational exuberance)의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어야 한다.
다행히 지금의 상황은 1996년 글로벌 증시 붐이나 2004~2005년 주택 붐을 이끈 그런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글로벌 위기가 진정되면서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성(risk-taking)이 높아지면서 각국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 위험을 차단하기 위한 구체적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통화정책 실행주체인 뉴욕 연준은 19일 “당장 사용할 것은 아니지만 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긴축 결정이 내려질 경우 즉각 시행할 수 있도록 시장조치(market tool)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호주 중앙은행은 최근의 금리인상이 “2011년에 인플레이션이 다시 높아질 것에 대비한 선제적 조치”라고 밝혔다.
경제분석가들은 중앙은행들의 이런 움직임이 아직 미약하기 짝이 없는 경기회복을 차단하게 되지 않을까 우려한다. 특히 문차우는 2010년 어느 시점에 출구전략이 본격화될 경우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성이 꺾이고 위험자산 가격이 폭락하면서 다시 금융위기가 촉발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금융안정성을 우선시해 출구전략을 계속 늦출 경우에는 채권시장이 붕괴되는 초특급 금융위기(mother of all financial market crises)를 촉발하게 되고 경제공황이나 디플레이션에 빠져들게 된다고 경고한다.
금융안정 중시해 출구전략 미루면 ‘초특급 위기’ 올 수도
이런 두 가지 시나리오는 전혀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 어떻게든 제3의 시나리오를 찾아내야 한다. 그것은 무엇인가.
영국 금융감독위원회(FSA) 아데어 터너 위원장은 그 해법으로 토빈세를 부과해 금융거래를 억제하고 금융산업을 축소시켜 금융기관들의 이른바 ‘Too big to fail’ 상황(경제적 충격이 너무 커서 금융기관을 파산시키지 못하고 구제하는 것)을 서둘러 해소시킬 것을 촉구했다.
그렇지만 선진국 정치권은 월가의 고액 보수와 보너스 잔치를 연일 질책하면서도 금융산업의 근본적 개혁은 계속 외면하고 있지 않은가.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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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침체의 기억이 아직도 너무나 생생한데 벌써 ‘버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버블은 주식이나 부동산과 같은 자산 가격이 터무니없이 치솟는 현상을 가리킨다. 버블은 언젠가 터지게 되어 있고, 그 때는 돌연 시장이 얼어붙고 경기침체나 디플레이션에 빠져들게 된다. 그러나 사람들은 매번 이번만은 다를 것으로 여기며 투기를 하기 때문에 버블은 되풀이된다
버블의 존재는 어떻게 알 수 있는가. 파이낸셜 타임스의 칼럼니스트 볼프강 문차우는 “다음번 위기의 초읽기가 이미 시작됐다”는 기고(10월 18일)에서 두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한 가지는 로버트 쉴러 교수가 개발한 것으로 10년 이동평균 실질 주가수익률로부터 주가가 얼마나 뛰었는가를 측정하는 Cape(경기조정 주가수익률)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제임스 토빈 교수가 창안한 Q라는 개념으로 자산의 시장가치를 실질가치로 나눈 수치로 측정하는 방법이다.
월가 주가 35%~40% 과잉 상승 우려
문차우는 이 두 가지 기준을 적용할 경우 지난 9월 중순 현재 월가의 주가는 이미 35% 내지 40% 과대평가 되었다고 밝힌다. 그 이후에도 다우지수는 이동평균 수익률보다 크게 뛰면서 1만 포인트를 돌파했다. 전반적인 경제상황에 비추어 월가는 분명 버블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의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은 중국과 인도의 주가 버블을 주목한다. 그는 올해 샹하이와 뭄바이의 주가가 각각 62%와 80% 급등했다고 밝히고 그 상승의 주된 원동력은 경제적 펀더멘털이 아니라 이례적으로 낮은 금리에 있다고 지적한다.
금리가 낮다고 해서 꼭 버블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거품이 생기려면 사람들이 낮은 금리를 이용해 어떤 자산을 무한정 사들여야 한다. 즉 자산 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라고 믿는 ‘비이성적 풍요’(irrational exuberance)의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어야 한다.
다행히 지금의 상황은 1996년 글로벌 증시 붐이나 2004~2005년 주택 붐을 이끈 그런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글로벌 위기가 진정되면서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성(risk-taking)이 높아지면서 각국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 위험을 차단하기 위한 구체적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통화정책 실행주체인 뉴욕 연준은 19일 “당장 사용할 것은 아니지만 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긴축 결정이 내려질 경우 즉각 시행할 수 있도록 시장조치(market tool)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호주 중앙은행은 최근의 금리인상이 “2011년에 인플레이션이 다시 높아질 것에 대비한 선제적 조치”라고 밝혔다.
경제분석가들은 중앙은행들의 이런 움직임이 아직 미약하기 짝이 없는 경기회복을 차단하게 되지 않을까 우려한다. 특히 문차우는 2010년 어느 시점에 출구전략이 본격화될 경우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성이 꺾이고 위험자산 가격이 폭락하면서 다시 금융위기가 촉발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금융안정성을 우선시해 출구전략을 계속 늦출 경우에는 채권시장이 붕괴되는 초특급 금융위기(mother of all financial market crises)를 촉발하게 되고 경제공황이나 디플레이션에 빠져들게 된다고 경고한다.
금융안정 중시해 출구전략 미루면 ‘초특급 위기’ 올 수도
이런 두 가지 시나리오는 전혀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 어떻게든 제3의 시나리오를 찾아내야 한다. 그것은 무엇인가.
영국 금융감독위원회(FSA) 아데어 터너 위원장은 그 해법으로 토빈세를 부과해 금융거래를 억제하고 금융산업을 축소시켜 금융기관들의 이른바 ‘Too big to fail’ 상황(경제적 충격이 너무 커서 금융기관을 파산시키지 못하고 구제하는 것)을 서둘러 해소시킬 것을 촉구했다.
그렇지만 선진국 정치권은 월가의 고액 보수와 보너스 잔치를 연일 질책하면서도 금융산업의 근본적 개혁은 계속 외면하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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