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사현장은 개장부터 한다?
‘북서울꿈의숲’ 한강공원 특화사업 광화문광장 … 주말 인파 몰리면 안전사고 우려
서울시 "시민 불편 해소위해 조기 개장"
서울시가 당초 계획된 공사를 마무리하지 않은 채 숲과 공원, 광장을 서둘러 개장해 말썽을 빚고 있다. 시민의 안전이나 시정홍보 보다는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오세훈 서울시장 치적사업 홍보에 열 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7일 개장한 ‘북서울꿈의숲’이 대표적이며, 한강 시민공원 1차 특화사업도 마찬가지다. 현장에서는 여전히 공사가 진행 중이다. 지난 8월 1일 문을 연 광화문광장도 시민들의 안전대책이 미진한데다 세종대왕 동상이 완공되지 않은 채 개장했다.
◆‘북서울꿈의숲’ 개장 4일째에도 공사판 =
서울시는 지난해 11월부터 보상비 2357억원과 공사비 983억원 등 총사업비 3340억여원을 들여 1년만에 ‘북서울꿈의숲(옛 드림랜드)’을 개장했다. 이곳은 강북·성북·도봉·노원·동대문·중랑 등 6개구 260만여 주민들이 지난 2년여간 손꼽아 기다렸던 휴식처다.
하지만 개장 4일째인 20일에도 ‘북서울꿈의숲’은 여전히 공사 중이었다.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을 감상할 수 있는 높이 49.7m의 전망대는 아직 유리도 덜 끼워진 상태다. 전망대가 있는 언덕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는 물론 바닥도 마무리가 끝나지 않았다. 전망대를 이용하기 위해 올라온 시민들은 발길을 돌렸다.
강북구 번동에서 온 50대 부부는 “주변 경관을 둘러보기 위해 전망대에 올라왔는데 아직 공사가 끝나지 않아서 아쉽다”며 “시민들이 시설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서둘러 개장할 이유가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특히 오현로 방면 후문쪽은 보도블록이 널려 있는데다 공사자재 적재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주말 이곳에서 대형 행사가 있을 때 예상되는 교통정체도 문제다.
서울시 푸른도시국 관계자는 “강북지역 6개구 시민들의 숙원사업이어서 하루라도 빨리 숲을 이용할 수 있도록 가능한 곳부터 개장을 서둘러 했다”며 “어린이나 노약자들에게 위험한 곳에는 난간을 추가로 설치하는 등 안전에 만전을 기해 이번 주말쯤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강공원 특화사업 공기 단축 =
한강르네상스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는 ‘한강공원 1차 특화사업’도 공사기간을 2~3개월 단축해 지난 국정감사에서 부실공사가 우려된다는 지적을 받았다.
한강공원 1차 특화사업 대상은 지난 4월 개장한 반포지구를 비롯해 여의도·뚝섬·난지지구 한강공원으로, 26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당초 여의도지구 준공예정일은 12월 14일, 난지지구는 12월 21일, 뚝섬지구는 12월 9일이었지만 시는 2~3개월 앞당겨 지난 9월말(24·27·29일) 이들 3개 지구 개장식을 실시했다. 여의도지구 개장 한달 뒤 수상무대인 플로팅스테이지가 완공됐으며, 뚝섬지구에는 아직 문화시설이 건설되지 않은 상태다.
강창일 국회의원은 지난 13일 열린 서울시 국토해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난달 개장한 여의도·난지·뚝섬지구 한강공원이 각각 2~3개월씩 앞당겨 개장했다”며 “시가 무리하게 조기완공을 독촉, 시공업체들마저 부실공사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당시 “올해 예산사업을 10월까지 모두 마무리하는 ‘클로징10’ 정책에 맞추고 있다”며 “공사기간 중 흙먼지 발생 등으로 인한 민원발생, 자전거와 산책로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불편 해소를 위해 개장을 앞당긴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공직선거법 때문에 공사기간을 앞당겼다는 의혹에 대해 오세훈 시장은 “한강르네상스 사업은 서울시가 직접 주관하는 준공행사이기 때문에 참석이 가능하다”며 공직선거법 위반 지적을 일축했다.
◆광화문광장 안전도 문제 =
광화문광장도 시민들의 안전대책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개장했다. 지난 8월 1일 개장한 서울 광화문광장에는 많은 시민이 다녀가고 있다. 하지만 개장 2일만에 택시가 광장으로 돌진하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안전문제가 대두됐다.
이로 인해 서울시는 30cm 높이의 경계석을 설치하고 안전 사고대책을 마련하는 등 시행착오를 겪었다. 차량 돌진도 문제지만 시민들이 실수로 발을 헛디디면 곧장 차도로 떨어지는 사고에 대해서는 대책이 없다.
또 지난 9일 한글날을 맞아 세종대왕 동상이 광화문광장에 자리를 잡았으며 지하전시관에 ‘세종이야기’를 설치하는 등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서울시가 시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서둘러 개장한 곳들이 오히려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불편을 가져오는 결과를 낳고 있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북서울꿈의숲’ 한강공원 특화사업 광화문광장 … 주말 인파 몰리면 안전사고 우려
서울시 "시민 불편 해소위해 조기 개장"
서울시가 당초 계획된 공사를 마무리하지 않은 채 숲과 공원, 광장을 서둘러 개장해 말썽을 빚고 있다. 시민의 안전이나 시정홍보 보다는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오세훈 서울시장 치적사업 홍보에 열 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7일 개장한 ‘북서울꿈의숲’이 대표적이며, 한강 시민공원 1차 특화사업도 마찬가지다. 현장에서는 여전히 공사가 진행 중이다. 지난 8월 1일 문을 연 광화문광장도 시민들의 안전대책이 미진한데다 세종대왕 동상이 완공되지 않은 채 개장했다.
◆‘북서울꿈의숲’ 개장 4일째에도 공사판 =
서울시는 지난해 11월부터 보상비 2357억원과 공사비 983억원 등 총사업비 3340억여원을 들여 1년만에 ‘북서울꿈의숲(옛 드림랜드)’을 개장했다. 이곳은 강북·성북·도봉·노원·동대문·중랑 등 6개구 260만여 주민들이 지난 2년여간 손꼽아 기다렸던 휴식처다.
하지만 개장 4일째인 20일에도 ‘북서울꿈의숲’은 여전히 공사 중이었다.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을 감상할 수 있는 높이 49.7m의 전망대는 아직 유리도 덜 끼워진 상태다. 전망대가 있는 언덕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는 물론 바닥도 마무리가 끝나지 않았다. 전망대를 이용하기 위해 올라온 시민들은 발길을 돌렸다.
강북구 번동에서 온 50대 부부는 “주변 경관을 둘러보기 위해 전망대에 올라왔는데 아직 공사가 끝나지 않아서 아쉽다”며 “시민들이 시설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서둘러 개장할 이유가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특히 오현로 방면 후문쪽은 보도블록이 널려 있는데다 공사자재 적재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주말 이곳에서 대형 행사가 있을 때 예상되는 교통정체도 문제다.
서울시 푸른도시국 관계자는 “강북지역 6개구 시민들의 숙원사업이어서 하루라도 빨리 숲을 이용할 수 있도록 가능한 곳부터 개장을 서둘러 했다”며 “어린이나 노약자들에게 위험한 곳에는 난간을 추가로 설치하는 등 안전에 만전을 기해 이번 주말쯤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강공원 특화사업 공기 단축 =
한강르네상스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는 ‘한강공원 1차 특화사업’도 공사기간을 2~3개월 단축해 지난 국정감사에서 부실공사가 우려된다는 지적을 받았다.
한강공원 1차 특화사업 대상은 지난 4월 개장한 반포지구를 비롯해 여의도·뚝섬·난지지구 한강공원으로, 26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당초 여의도지구 준공예정일은 12월 14일, 난지지구는 12월 21일, 뚝섬지구는 12월 9일이었지만 시는 2~3개월 앞당겨 지난 9월말(24·27·29일) 이들 3개 지구 개장식을 실시했다. 여의도지구 개장 한달 뒤 수상무대인 플로팅스테이지가 완공됐으며, 뚝섬지구에는 아직 문화시설이 건설되지 않은 상태다.
강창일 국회의원은 지난 13일 열린 서울시 국토해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난달 개장한 여의도·난지·뚝섬지구 한강공원이 각각 2~3개월씩 앞당겨 개장했다”며 “시가 무리하게 조기완공을 독촉, 시공업체들마저 부실공사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당시 “올해 예산사업을 10월까지 모두 마무리하는 ‘클로징10’ 정책에 맞추고 있다”며 “공사기간 중 흙먼지 발생 등으로 인한 민원발생, 자전거와 산책로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불편 해소를 위해 개장을 앞당긴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공직선거법 때문에 공사기간을 앞당겼다는 의혹에 대해 오세훈 시장은 “한강르네상스 사업은 서울시가 직접 주관하는 준공행사이기 때문에 참석이 가능하다”며 공직선거법 위반 지적을 일축했다.
◆광화문광장 안전도 문제 =
광화문광장도 시민들의 안전대책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개장했다. 지난 8월 1일 개장한 서울 광화문광장에는 많은 시민이 다녀가고 있다. 하지만 개장 2일만에 택시가 광장으로 돌진하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안전문제가 대두됐다.
이로 인해 서울시는 30cm 높이의 경계석을 설치하고 안전 사고대책을 마련하는 등 시행착오를 겪었다. 차량 돌진도 문제지만 시민들이 실수로 발을 헛디디면 곧장 차도로 떨어지는 사고에 대해서는 대책이 없다.
또 지난 9일 한글날을 맞아 세종대왕 동상이 광화문광장에 자리를 잡았으며 지하전시관에 ‘세종이야기’를 설치하는 등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서울시가 시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서둘러 개장한 곳들이 오히려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불편을 가져오는 결과를 낳고 있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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