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로 칼럼="">환경산업은 21세기 4차산업(김명자 2001.08.02)
김명자 환경부 장관
2001년 7월, 우리 환경부는 동과 서의 두 나라와 새로운 인연을 맺었다. 하나는 중국 땅에 외국으로서는 처음으로 「한국환경산업·기술전시관」을 설치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유럽대륙의 베를린에서 첫 번째 한독 환경장관회의를 갖고 ‘환경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이었다.
중국 베이징 시에 한중 환경관계자가 모여 「한국환보기술전시청」이란 현판을 내걸면서, 우리는 이 작은 행사가 우리나라 환경산업기술을 중국에 진입시키는 데 효자노릇을 하게 되기를 간절히 바랐다. 개관식과 함께 열린 설명회에서도 중국의 민관 관계자들의 관심은 뜨거웠고, 특히 오폐수처리기술, 전기집진기술, 환경계측기술 등이 주목을 끌었다. 이들 기술은 가격면에서는 선진국보다 20% 싸면서 아시아 실정에 잘 맞는다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이번 전시관 개설에 참여한 16개 업체들은 전시관을 거점으로 비즈니스 상담을 하면서 중국 각처에서 오는 고객들을 맞았다. 개관 다음날 중국의 고속도로 휴게소의 오수처리시설사업에 대한 계약이 성사된 것은 전시관의 앞날을 밝게 하는 서기(瑞氣)인 듯 해서 반가웠다. 특히 중국의 환경보호총국(환경부)의 시에젠화 장관을 비롯해서 정부측이 적극 협조해준 것은 고마운 기억으로 남는다. 앞으로도 양국의 협력과 교류에 큰 힘이 되리라 믿는다.
독일과 양해각서체결 환경산업 교류 계기
마침 전시관 개관에 바로 이어 확정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최 결정은 대륙을 ‘차이나 붐’(China Boom)에 들뜨게 하기에 충분했고, 아시아의 이웃나라로서도 축하하는 마음 크다. 그리고 앞으로 전개될 ‘그린 올림픽(Green Olympic)’ 특수(特需)는 환경산업기술의 수요를 급증시키면서, 기술혁신과 보급의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 확실하다. 중국은 이미 2005년까지 약 112조의 예산을 환경개선에 투입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고, 최근 몇 년 동안의 환경개선 실적은 실로 놀랄 만하다.
두 번째 독일과의 양해각서 체결로 얘기를 돌리면, 녹색당의 이미지가 말해주듯 위르겐 트리틴 장관은 기후변화협약에 대한 태도도 단호했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교토의정서는 오랜 세월의 국제협력의 결실이므로 미국의 반대입장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독일은 세계 환경시장의 20%를 차지하면서, 유럽에서 가장 큰 환경산업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폐기물 소각기술과 폐수처리 등 사후처리기술은 물론 청정생산, 유해화학물질관리 등 선진기술에서 앞서가고 있다. 우리의 취약성을 보완하는 차원에서도 이번에 성사된 환경협력 양해각서 체결이 양국간의 교류 활성화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환경산업은 다른 분야와는 구별되는 특성이 있다. 예컨대 자동차·반도체 산업 등의 경우 최종생산물이 손으로 잡혀지는 것들이다. 그러나, 환경산업의 경우는 최종생산물이 무언지 애매한 경우가 많아서, 특정형태의 생산품보다는 환경적 편익을 창출하는 산업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성격상 전통적 산업분류상 1차, 2차, 3차 산업의 성격을 복합적으로 지니고 있어 4차산업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환경산업은 그 기능과 효용면에서도 특이하다. 예컨대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경우 그 편익은 거의 그 사람에게 국한된다. 반면 자동차가 굴러다니려면 도로를 차지해야 하고, 오염물질을 배출하기 마련이다. 즉 그 편익효과는 사회적 오염부하를 증대시키는 대가를 치르고서야 얻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꽃집에서 장미나 라일락 나무를 사들여 아파트 마당에 심고 베란다에 장식한다면, 그것은 내 가족을 비롯하여 아파트를 방문하는 모든 손님에게 즐거움을 제공하게 된다. 환경산업은 이렇듯 삶의 질을 높이는 효과를 나타낸다. 경제성장 위주의 산업화가 반드시 삶의 질을 보장해주는 것이 아님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우리는 GDP 중심의 복지적 세계관을 신앙처럼 믿으며 살고 있다. 환경자원은 마치 자유재인 듯 낭비하고 대량생산·대량소비에 탐닉하여 자연훼손과 환경오염을 심화시키고 있다. 그 과정에서 편익에 대한 오염비용은 지불하려 하지 않는 무임승차가 만연돼 있다.
21세기 환경의 질 향유가 중요한 시대
이제 클수록 좋다, 많을수록 좋다는 식의 20세기 방식의 발전논리는 종식돼야 한다. 그리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쾌적한 환경의 질을 누릴 수 있겠는가가 중요한 시대가 될 것이다. 기존 기간사업의 중요성이 소멸될 리는 없고, 또한 새로운 산업은 계속 출현할 것이나, 그것만으로는 미래세계를 열어갈 수 없을 것이다. 환경산업의 주요 축으로 자리잡아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때 아름다운 세상이 만들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네덜란드가 자랑하는 ‘튤립’은 계속 전 세계로 퍼져나갈 것이다. 그리고, 하수처리 폐수를 멤브레인 기술과 자외선 살균기술로 중수도로 만든 다음, 다시 정수처리하여 병에 담아 파는 하와이의 물처리 기술도 전 세계로 퍼져나갈 날이 올 것이다. 놀랍게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세상에서 현재 영세함을 면치 못하고 있는 우리 환경산업도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맞고 있으며 반드시 도전에 성공하여 크게 발전하는 날이 올 것이다.
김명자 환경부 장관
신문로>
김명자 환경부 장관
2001년 7월, 우리 환경부는 동과 서의 두 나라와 새로운 인연을 맺었다. 하나는 중국 땅에 외국으로서는 처음으로 「한국환경산업·기술전시관」을 설치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유럽대륙의 베를린에서 첫 번째 한독 환경장관회의를 갖고 ‘환경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이었다.
중국 베이징 시에 한중 환경관계자가 모여 「한국환보기술전시청」이란 현판을 내걸면서, 우리는 이 작은 행사가 우리나라 환경산업기술을 중국에 진입시키는 데 효자노릇을 하게 되기를 간절히 바랐다. 개관식과 함께 열린 설명회에서도 중국의 민관 관계자들의 관심은 뜨거웠고, 특히 오폐수처리기술, 전기집진기술, 환경계측기술 등이 주목을 끌었다. 이들 기술은 가격면에서는 선진국보다 20% 싸면서 아시아 실정에 잘 맞는다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이번 전시관 개설에 참여한 16개 업체들은 전시관을 거점으로 비즈니스 상담을 하면서 중국 각처에서 오는 고객들을 맞았다. 개관 다음날 중국의 고속도로 휴게소의 오수처리시설사업에 대한 계약이 성사된 것은 전시관의 앞날을 밝게 하는 서기(瑞氣)인 듯 해서 반가웠다. 특히 중국의 환경보호총국(환경부)의 시에젠화 장관을 비롯해서 정부측이 적극 협조해준 것은 고마운 기억으로 남는다. 앞으로도 양국의 협력과 교류에 큰 힘이 되리라 믿는다.
독일과 양해각서체결 환경산업 교류 계기
마침 전시관 개관에 바로 이어 확정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최 결정은 대륙을 ‘차이나 붐’(China Boom)에 들뜨게 하기에 충분했고, 아시아의 이웃나라로서도 축하하는 마음 크다. 그리고 앞으로 전개될 ‘그린 올림픽(Green Olympic)’ 특수(特需)는 환경산업기술의 수요를 급증시키면서, 기술혁신과 보급의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 확실하다. 중국은 이미 2005년까지 약 112조의 예산을 환경개선에 투입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고, 최근 몇 년 동안의 환경개선 실적은 실로 놀랄 만하다.
두 번째 독일과의 양해각서 체결로 얘기를 돌리면, 녹색당의 이미지가 말해주듯 위르겐 트리틴 장관은 기후변화협약에 대한 태도도 단호했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교토의정서는 오랜 세월의 국제협력의 결실이므로 미국의 반대입장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독일은 세계 환경시장의 20%를 차지하면서, 유럽에서 가장 큰 환경산업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폐기물 소각기술과 폐수처리 등 사후처리기술은 물론 청정생산, 유해화학물질관리 등 선진기술에서 앞서가고 있다. 우리의 취약성을 보완하는 차원에서도 이번에 성사된 환경협력 양해각서 체결이 양국간의 교류 활성화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환경산업은 다른 분야와는 구별되는 특성이 있다. 예컨대 자동차·반도체 산업 등의 경우 최종생산물이 손으로 잡혀지는 것들이다. 그러나, 환경산업의 경우는 최종생산물이 무언지 애매한 경우가 많아서, 특정형태의 생산품보다는 환경적 편익을 창출하는 산업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성격상 전통적 산업분류상 1차, 2차, 3차 산업의 성격을 복합적으로 지니고 있어 4차산업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환경산업은 그 기능과 효용면에서도 특이하다. 예컨대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경우 그 편익은 거의 그 사람에게 국한된다. 반면 자동차가 굴러다니려면 도로를 차지해야 하고, 오염물질을 배출하기 마련이다. 즉 그 편익효과는 사회적 오염부하를 증대시키는 대가를 치르고서야 얻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꽃집에서 장미나 라일락 나무를 사들여 아파트 마당에 심고 베란다에 장식한다면, 그것은 내 가족을 비롯하여 아파트를 방문하는 모든 손님에게 즐거움을 제공하게 된다. 환경산업은 이렇듯 삶의 질을 높이는 효과를 나타낸다. 경제성장 위주의 산업화가 반드시 삶의 질을 보장해주는 것이 아님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우리는 GDP 중심의 복지적 세계관을 신앙처럼 믿으며 살고 있다. 환경자원은 마치 자유재인 듯 낭비하고 대량생산·대량소비에 탐닉하여 자연훼손과 환경오염을 심화시키고 있다. 그 과정에서 편익에 대한 오염비용은 지불하려 하지 않는 무임승차가 만연돼 있다.
21세기 환경의 질 향유가 중요한 시대
이제 클수록 좋다, 많을수록 좋다는 식의 20세기 방식의 발전논리는 종식돼야 한다. 그리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쾌적한 환경의 질을 누릴 수 있겠는가가 중요한 시대가 될 것이다. 기존 기간사업의 중요성이 소멸될 리는 없고, 또한 새로운 산업은 계속 출현할 것이나, 그것만으로는 미래세계를 열어갈 수 없을 것이다. 환경산업의 주요 축으로 자리잡아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때 아름다운 세상이 만들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네덜란드가 자랑하는 ‘튤립’은 계속 전 세계로 퍼져나갈 것이다. 그리고, 하수처리 폐수를 멤브레인 기술과 자외선 살균기술로 중수도로 만든 다음, 다시 정수처리하여 병에 담아 파는 하와이의 물처리 기술도 전 세계로 퍼져나갈 날이 올 것이다. 놀랍게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세상에서 현재 영세함을 면치 못하고 있는 우리 환경산업도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맞고 있으며 반드시 도전에 성공하여 크게 발전하는 날이 올 것이다.
김명자 환경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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