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강변살자'' 한강잇기, 현장을 가다]홍수걱정 없는 친근한 강으로

정부 ‘남한강 정비사업’ 이달 착공예정 … 여주에 1조1천억원 투입

지역내일 2009-10-05 (수정 2009-10-05 오후 2:10:45)

경기도가 정부의 4대강 정비사업에 발맞춰 ‘경기도 강변살자’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한다. 강 정비의 기본인 수질개선과 치수는 물론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즐거운 강, 남북을 잇고 세계로 소통하는 강, 역사와 문화가 흐르는 ‘한강잇기’를 추구한다. 하지만 총 22조원에 달하는 사업비 조달 문제와 하천부지 농민들과의 갈등 등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내일신문은 현장취재를 통해 ‘경기도 강변살자’의 전체적인 사업계획과 권역별 주요 사업내용과 과제를 5회에 걸쳐 조망해본다.



지난 7월 12일 오후 5시 30분. 한강홍수통제소는 남한강 유역에 내린 비로 경기도 여주군 여주대교 부근 수위가 7.5m에 육박하자 홍수주의보를 발령했다. 이날 하루 여주에 275.5㎜의 폭우가 쏟아져 일부 농경지가 침수됐다.
지난 2006년 7월에도 두 차례나 홍수주의보가 발령됐다. 집중호우로 농경지 50㏊가 침수됐다. 1972년에는 최악의 홍수피해를 입었다. 당시 여주에는 3일간 700㎜의 비가 내리면서 강이 범람해 2명이 숨지고 1000여채의 가옥이 침수, 1만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여주읍과 대신면 등 남한강 인근 주민들은 매년 장마철만 되면 논밭과 주택이 물에 잠길까 불안에 떨어야 한다.
경기도는 ‘강변살자’사업을 통해 이처럼 반복되는 홍수걱정을 없애고 강을 지역발전 매개체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큰 비만 오면 불안한 여주 = 여주군은 지역발전에 대한 기대로 한껏 부풀어 있다. 정부의 4대강 정비사업 중 한강에 배정된 예산(2조435억원)의 절반이 넘는 1조901억원이 남한강 유역 대부분을 차지하는 여주에 투입되기 때문이다.
남한강 정비사업의 핵심 목적은 ‘홍수 걱정 없는 안전한 강’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퇴적토 준설, 천변저류지 설치, 하천제방 축조 및 보강사업을 추진한다. 또 물부족 해소를 위해 이포 여주 강천 3곳에 보를 설치해 용수공급능력을 0.5억톤 키울 계획이다.
지난 9월 29일 ‘강천보’가 설치될 예정인 여주읍 단현리를 찾았다. 이호대교에서 1㎞가량 상류에 있는 단현취수장 부근에 강천보가 설치될 예정이다. 취수장쪽 강가에는 모래사장이 넓게 형성돼 있고 하천부지 곳곳에 농지가 보였다. 여주군 관계자는 “이곳에 보가 설치되면 모래사장과 하천부지 대부분이 물에 잠기게 된다”고 말했다.
다음 목적지는 여주보가 설치될 능서면 왕대리. 세종대왕릉과 효종대왕릉을 지나자 얼마 안가 강이 보였다. 이곳에서 강 건너편 대신면 공군사격장 사이에 보를 설치한다.
현재 여주보 설치에 대해 환경단체 등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조선왕릉이 훼손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보가 설치되면 강 수위는 물론 지하수 높이도 올라가 능의 수맥으로 물이 고일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여주보 예정지가 세종대왕릉에서 2.1㎞, 문화재구역으로부터 700m이상 떨어져 있고 능 뒤쪽에 보가 설치돼 능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는 입장이다.
마지막으로 이포보가 설치될 금사면 이포리를 찾았다. 이포대교를 지나 약 500m 하류지점에 보가 설치된다. 가까이 가보니 주민들이 강 한가운데 서서 낚시를 하고 있었다. 가장 깊은 곳의 수심이 어른 가슴높이에 불과했다.
이포대교를 건너면 대신면 천서리가 나온다. 천서리와 양촌리 주민들은 남한강 하천부지를 이용해 농사를 짓고 있다. 하지만 남한강 정비사업이 시작되면 하천부지 내 농지는 모두 수용된다. 때문에 농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양촌리 도로 곳곳에 ‘생계대책 없는 농지수용 반대한다’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반면 지역개발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기대가 반영돼 이미 사업예정지 주변 땅값은 크게 오른 상태였다. 천서리에 위치한 ㄷ부동산 관계자는 “매물이 없어 거래는 거의 안되고 있지만 작년보다 땅값이 20~30% 올랐다”고 말했다.



◆남한강 살리기냐, 죽이기냐 =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남한강 정비사업에 반대하고 있다. 남한강에 보가 설치되면 조류 증가와 수질악화, 지하수위 상승에 따른 지반 연약화, 안개발생 증가와 농작물 피해 등이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이러한 문제에 대한 정밀한 분석과 대책 없이 사업을 추진할 경우 남한강을 파괴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여주군 관계자는 “남한강 정비사업은 매년 증가 추세에 있는 홍수피해를 줄이고 한강과 바다로 버려지는 물 낭비요인을 제거하기 위한 사업”이라며 “환경친화적인 방법으로 환경문제를 최소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남한강 정비사업은 10월 안에 착공될 예정이다. 경기도는 이 사업을 포함해 남한강 지역에 중장기적으로 6조888억원을 투입, 82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수해예방을 위해 용금천 일대 등 자연재해 위험지구 정비사업을 진행하고 34개 강둑을 축조한다. 여주 이포나루 등 현재 이름 또는 흔적만 남아 있는 남한강 내 27곳의 나루와 포구를 옛 모습대로 복원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도는 양평과 여주 남한강변에 생활체육공원 및 조깅코스, 수상 스포츠시설을 조성하고 남한강변을 따라 관광철도를 건설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강변을 따라 154㎞의 자전거 도로도 생긴다. 이와 함께 도는 농촌체험관광마을, 체류형 주말농장을 조성하고 선사유적지 테마파크, 한글문화관 등도 만들 예정이다.
이기수 여주군수는 “이 사업을 통해 남한강 일대 자연환경과 여주를 동시에 살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주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강이 살아야 여주가 산다”
[인터뷰]이기수 여주군수

“여주지역은 매년 장마철만 되면 충주댐 방류로 인해 여주대교가 넘쳐 시내가 물에 잠길까 늘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남한강 정비사업을 통해 수해걱정도 없애고 지역발전도 이뤄낼 겁니다.”
이기수 여주군수는 정부의 4대강 정비사업이 여주발전의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군수는 “남한강 정비사업은 매년 증가 추세에 있는 홍수피해에 대한 예방은 물론 한강과 바다로 버려지는 물 낭비요인을 제거하는 친수관리사업”이라며 “일자리 창출과 내수 진작 등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필수 사업”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사업은 ‘개발치중’ 또는 ‘생태계 파괴’가 아닌 환경친화적인 생태복원과 문화·역사도 함께 복원해 인간에 유익하게 활용하려는 물관리 정책”이라며 “군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지속적으로 사업계획에 반영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한강 정비사업을 통해 여주군 점동면 삼합리부터 금사면 전북리에 이르는 38.9㎞구간에 오는 2011년까지 홍수예방을 위한 하천정비 및 제방축조, 보설치 등이 추진된다. 주요사업은 제방축조와 저수호안설치, 나루터정비 및 복원, 섬지구 생태공원 조성, 하천변 자전거도로 및 산책로 조성 등이다. 또 하천변에 요트장과 캠핑장, 둔치 내 체육공원 조성, 생태하천 친환경정비 등이 추진된다.
특히 여주에만 3개의 보가 설치되고 남한강 구역에서 5000만㎥의 퇴적토 준설이 이뤄진다. 이 군수는 “그동안 준설을 하지 않아 배가 못 다니는 것은 물론 여기저기 새로운 섬이 생길 정도로 퇴적층이 생겨나고 수질도 악화되고 있다”며 “물을 담는 그릇을 키워야 홍수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별다른 관리 없이 방치되고 있는 남한강 5개 섬을 정비하고 64.3㎞의 자전거도로도 만들 예정”이라며 “이러한 인프라 구축을 통해 지역발전과 여주군민들의 삶의 질 향상은 물론 여주 전체가 강 중심의 도시, 활력있는 도시로 다시 탄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주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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