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소식에 잠 설쳐가며 사연 적어

■ "원수로라, 6·25 사변이 원수로라"

지역내일 2000-08-18
박노숙 할머니는 ‘월북 가족의 애환’을 취재하러 온다는 전화를 받고 잠을 설쳤다.
가슴에 묻어둔 50년 전 이산의 아픔이 다시 밀려왔기 때문이다. 두 아이를 혼자 키우면서 고생한 일들, 다 같이 죽자고 결심한 날들….
‘괜한 얘기 꺼냈다가 또 고통받는 건 아닌가’하는 걱정도 했다.
그러나 신문에 한 자락이라도 나서 남편 얼굴 보는 시간이 행여 하루라도 빨라질 수도 있겠다 싶어 용기를 냈다.
인터뷰 말미에 박 할머니는 뒷면에 글자가 빼곡히 적힌 헌 달력종이를 꺼냈다. 밤새 뒤척이며 심정을 적은 글이라 했다.

원수로라, 원수로라. 6·25 사변이 원수로라.
다 같은 동족끼리 피흘려 투쟁하여 38선이 가로막혀 오도가도 못한 원한.
6·25에 이산가족이 월북자 낙인이 찍혀 우리 아이들 사회진출 앞길을 큰 장벽이 막아서 고통과 서러움 땅을 쳐서 통곡을 한들 죄인 아닌 죄인처럼 기죽고 살아온 세월이 너무 원망스럽다.
사회서는 신원조회로 직장을 구할 수 없는 서러움과 원망, 분노.…(중략)…
25세 때 월북가족의 낙인으로 죄인되어 40년을 불안으로 마음 조이면서 살아온 설움에 단장이 녹는 듯 한없이 원통하고 절통하다.
내 인생에 외로움, 고독감, 나의 이상과 희망은 일장춘몽이 되어 낙엽처럼 떨어지고 일만천금의 부(富)는 소용없고 내 한몸 자식을 위해 가족을 위해 열심히 강한 의지로 살아왔는데 아이들 직장 구하는 게 신원조회로 남편을 원망하고 사회를 원망하고.…(중략)…
40년 동안 나의 뒤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고 아이들 앞날을 막아왔다. 아들 제대하여 2일만에 나타나서 서러운 마음 억누르지 못하고 취직운운 하면서 자기도 오고 싶어 온 것이 아니라고 울부짖더라.
나의 청춘은 누가 보상해주고 나의 고생의 대가를 누가 보상해주랴. 하지만 내 한 몸 앞만 보고 살아왔고 강한 의지와 자존심, 이제는 내 삶의 모닥불은 꺼지고 사라져도 나의 가족의 법도를 따라 잘살아 왔노라 자부심을 전해주고 늙으니, 고이고이 남은 여생 즐겁고 가치있게 건강하게 살아가고프다.
나의 굳은 신의로 자식을 위해 희생하고 열심히 노력하였지만 서럽게 살아왔고 매사가 수포로 돌아가고 외로운 여생을 쓸쓸하게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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