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에 얽힌 에피소드

“아, 나도 명품 하나 갖고 싶다~”

지역내일 2009-10-16 (수정 2009-10-16 오전 10:52:56)



된장녀, 명가녀, 짝퉁녀 등등 명품에 관련한 신조어들과 함께 명품을 선호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런 트렌드를 반영해 2~30대 젊은 여성들은 알바에 투잡까지 불사르며 명품 하나 쯤은 구비하는가 하면, 남편과 아이들 뒷바라지에 주머니 사정이 뻔한 주부들 또한 큰 맘 먹고 하나 지르기도 하고 이도 저도 안 되면 짝퉁으로 위안을 삼기도 한다.
최근 한 통계조사에 따르면 ‘짝퉁’으로 불리는 가짜 명품을 10명 중 6.1명이 보유하고 있으며 가장 선호하는 품목은 가방이라고 한다. 이렇듯 주위를 보더라도 짝퉁 가방 하나 쯤 없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명품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하지만 외모만 명품으로 치장하는 게 아닌 내면 또한 명품화 되기를 바라면서 명품에 얽힌 울고 웃는 사연을 들어보자.
천사도 프라다를 입을까?

김부경, 김영희, 박성진, 정순화 리포터 lagoon02@hanmail.net


알고보니 짝퉁, 이 인간 딱 걸렸어~

아이 둘 키우느라 명품은 눈으로만 즐기던 주부 권 모(39·남천동)씨. 얼마 전 홍콩으로 출장 다녀온 남편으로부터 꿈에만 그리던 명품 가방을 선물받았다. 이로 인해 그동안 남편에 대해 섭섭했던 일들이 한꺼번에 보상받는 듯 했단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계모임에 들고 나가 자랑 좀 하려는데 같은 브랜드의 친구 가방과 무늬가 약간 다른 게 아닌가? 그 순간 홍콩이 짝퉁의 천국이라는 말이 떠오르며 이 인간이 그러면 그렇지... 그 날 밤 남편은 손이 발이 되도록 빌었다고.


가방 액세서리가 그렇게 비싸?

‘이젠 명품 가방 하나쯤 들어도 될 나이 아닌가?’ 몇 번을 망설이다 큰 맘 먹고 명품가방을 사러 간 이 모(43·재송동) 주부. 200만원이 넘는 고가에도 어떠한 할인혜택도 없다. 떨리는 손으로 카드에 사인을 했는데 어라? 가방에 달려 있는 액세서리를 떼고 주는 게 아닌가!
당황한 이 모 주부 왈 “그 액세서리 그냥 주는 게 아닌가요?”
“네? 그것 70만원짜리인데요?”
“헐~”


하나를 받아도 명품이 좋아~

주부 김 모(38·우동) 씨는 결혼반지 하나 없는 것이 요즘 아쉽다. 결혼 전 꼭 갖고 싶은 명품시계가 있었다. 그래서 결혼 준비할 때 다른 예물은 다 생략하고 거금의 명품시계만 받았던 것. 남편이나 부모님들은 그런 김씨를 이해할 수 없었지만 꿈에도 그리던 명품시계를 받은 김씨.
그러나 세월이 지날수록 결혼반지 하나 없는 것이 후회된다고 말한다. 그래도 그 시계만 보면 여전히 흐뭇하다고.


“10만원 줄게 당신도 하나 사”

지난해 여고 동창 모임에 나갔다 마음만 상하고 왔다는 서 모(33·대연동)씨. 아직 젖먹이 아이 때문에 습관처럼 기저귀 가방 들고 갔는데 몇 명 친구들의 명품 가방과 옷을 보고 폼 나게 사는 친구들과 대비되는 자신의 모습이 처량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단다.
집에 와서 은근슬쩍 명품가방 타령을 늘어놨더니 눈치코치 없는 서씨의 신랑 하는 말이 가관이었다.“10만원 줄게. 당신도 하나 사!”
하루 술값으로 수 십 만원도 탕진하면서 명품 가방이 무슨 초등학생 가방인줄 아는지. 남편 비상금을 뜯어 자신의 명품 가방 하나 장만하려는 계획은 실현 가능성이 없어 보였다.
‘어휴 저렇게 세상 물정 어둡고 개념이 없어서 어떻게 사회 생활 하는지 몰라’

명품가방이 기저귀 가방으로

얼마 전 제부(여동생의 남편)로부터 명품가방을 선물받은 최 모(35·사직동)씨는 하루가 즐겁기만 했다. 해외지사로 파견근무를 나가게 된 제부가 자신의 아내와 돌도 채 안된 아들을 잘 부탁한다며 뇌물성으로 사준 선물 덕분이었다. 최씨는 여동생과 같은 아파트에 살기 때문에 평소 보모 역할을 자주 해 왔던 것.
하지만 제부가 주고 간 고가의 선물 때문에 본인의 아이들보다 더 챙겨야 할 것 같은 부담이 든단다. 그래서 지금은 명품가방을 기저귀 가방으로 애용하고 있다고.


주부생활 10년에 누리는 호사

결혼 10주년을 맞은 장 모(40·좌동)씨. 결혼 초부터 10주년이 되면 해외여행을 가려고 조금씩 돈을 모았다. 그러나 신종플루에 각종 전염병이 만연하는 요즘 웬 해외여행?
그래서 가족여행 대신 결혼 10주년 기념으로 명품가방 하나를 갖게 됐단다. 아이들에게 살짝 미안하지만 세상 탓이니 어쩔 수 없고 주부생활 10년에 이 정도 호사도 한 번 쯤 해봐야 살맛이 난다는 장씨.


“언젠가는 사줄 날이 있겠지?”

평소 명품에 별 관심이 없었던 김 모(45·용호동)주부. 그러나 어느 날 부터 친구들 모임에 가면 한두 명 명품가방을 들고 나오더니 이제 자신 빼고는 모두 하나씩 명품가방을 들고 나타나니 자존심이 상하고 초라하게만 느껴졌단다. 집에 와서 남편에게 투정하다 서러움에 눈물까지 보였다고. 며칠 뒤 남편의 권유로 백화점에 가게 되었다.
“무슨 똥이니 하는 그 가방 구경이나 한번 해볼까?”라며 명품관으로 먼저 향하는 남편의 뒤를 따르며 ‘어머 웬일이야. 이 사람 오늘 뭐 잘못 먹었나?’ 김 씨는 자신의 눈과 귀를 의심하며 남편의 마음이 변하지 않기를 바랐단다. 한참을 가격만 물어보다 기죽어 나오는 김씨의 뒤통수에 대고 남편 왈 “좀 있어 봐. 언젠가는 사 줄 날이 있겠지?”
그 날 김 씨의 눈에는 짝퉁인지는 몰라도 온통 루이비통 가방을 든 사람만 눈에 들어왔다고. 에고 명품이 뭔지~


우리 남편 좀 말려 주세요

남다르게 멋을 부리는 남편 때문에 걱정이라는 박 모(37·민락동)씨는 남편의 명품 타령에 골치가 아프다. 얼마 전에는 명품 넥타이를 덜컥 사들고 오더니 또 가방을 사고 싶다니 기가 막힐 노릇. 여자들이 명품 좋아하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남자가 명품 타령 하는 것은 참 별일이다.
그래서 짝퉁으로 하나 장만해 줬더니 진짜로 알고 무지 좋아하는 남편. 안목도 없으면서 눈만 높은 철없는 남편을 어떻게 해야 하나? 혹 남편이 알까 조마조마하다는 박씨는 그저 한숨만 나온단다.


“여보, 고마워. 당신이 최고야!”

명품을 좋아라하지만 그렇다고 살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다고 말하는 최 모(35·용호동) 주부. 올해 35번째 생일을 축하하며 최씨의 남편이 거금을 투자해 구찌 숄더백을 선물로 줬단다.
처음엔 “이번 생일에 명품가방 하나 사줄까?”하는 말에 그냥 지나가는 소리겠지 생각했는데 정말 멋스런 구찌 숄더백을 사 온 것이다. 수입업체를 알아서 조금 저렴하게 구입했다고 하지만 그래도 100만원이 넘는 가격이라 사실 우리 형편에 무리인 건 사실이었다.
그래도 “이 정도 사줄 능력은 된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말하는 남편이 슬쩍 든든해 보이기까지 했다. 이 돈이면 아이 전집 몇 질은 사줄 수 있는 가격인데 싶기도 했지만 그래도 두 아이 키우며 고생하는 자신을 위한 특별 선물이라 여기며 두 눈 질끈 감기로 했다고.
“여보, 고마워. 당신이 최고야!”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